미국인 헐버트 박사 외국인으론 처음 이달의 독립운동가

미국인 헐버트 박사 외국인으론 처음 이달의 독립운동가

 

 

 

국가보훈처(처장 박승춘)는 28일 한국인보다 한국을 더 사랑한, 한국의 영원한 벗으로 평가받는 호머 헐버트(Homer B. Hulbert·1863~1949) 박사를 ‘이달(7월)의 독립운동가’로 선정했다.

 

‘이달의 독립운동가’는 독립운동을 했던 인사 중에서 보훈처가 매달 한 명씩 선정해 기념하는 행사로, 외국인이 선정된 건 헐버트 박사가 처음이다.

 

헐버트 박사는 1886년 우리나라 최초 근대식 국립학교인 육영공원에 파견돼 외국어 교사로 활동하며 ‘사민필지(士民必知)’라는 세계지리서를 펴내는 등 우리나라 청년 계몽운동에 힘썼다.

 

특히 감리교 선교사 자격으로 1893년 다시 한국을 찾은 후 고종황제의 거처를 미국 공사관으로 옮기려는 ‘춘생문사건’에 관여했다. YMCA를 창설하는 데도 참여했으며 초대 회장을 지냈다.

러일전쟁 이후 일본이 한국의 외교권을 박탈한 을사늑약이 체결되자 한국 독립운동에 매진했다. 그는 고종의 친서를 휴대하고 워싱턴으로 가 일본 침략 행위의 부당성을 호소하고 미국의 도움을 청했지만 실패하자 본인이 편집책임을 맡았던 『The Korea Review』에 한국 독립과 관련한 논문을 다수 게재하며 우리나라 독립운동의 필요성을 알렸다.

1907년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제2차 세계평화회의에서 이준 등 밀사들의 활동을 막후에서 돕고, 독립신문 창간도 지원했다. 헐버트 박사는 1949년 다시 한국을 찾았으나 방한 일주일 만인 8월 5일 별세했다. 한국 땅에 묻히고 싶다는 유언에 따라 서울 마포 양화진 외국인 선교사 묘원에 묻혔다. 정부는 50년 외국인 최초로 헐버트 박사에게 건국훈장 독립장을 추서했다.

중앙일보 2013.06.29

정용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