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교회 음악의 문제점

 
글 / 문성모 목사(서울장신대학교 총장)



1. 회중을 버린 엘리트 문화 지향적 음악


오늘날 한국 교회 음악은 한 마디로 말하자면 엘리트 문화를 지향하는 음악이다.

교회라는 조직체의 엘리트 계급에 의하여 편집되고 그들의 구미에 맞는 노래들을 회중 찬송이라는 이름으로 부르고 있다.

 

따라서 회중 찬송은 진정한 의미의 ‘교회’ 음악이 되지못하고 있다.

교회 음악은 교회의 주체인 회중 문화, 즉 민중 문화를 외면한 채 엘리트 층의 문화가 되어 버렸다.

이것은 중세의 타락한 교회 음악의 모습이다.

민중을 속(俗)되게 보고 민중 문화를 마귀적인 것으로 보아 배타시 하고 추방했던 과거 역사의 재현이다.


종교개혁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교회 음악의 축을 엘리트 문화에서 민중 문화로 전환시킨 사건이다.

회중을 위한 찬송이 만들어지고 민중 노래의 요소가 교회의 노래에 들어오게 되었다.

교회 음악은 ‘에클레시아’라는 본래의 자리로 되돌아 간 것이다.

 


2. 현재성을 무시한 과거 지향적 음악


한국의 교회 음악은 엘리트 음악을 지향하면서 동시에 현재보다는 과거 지향적인 음악이 되어 버렸다.

교회 음악이라는 개념 속에서 현재의 음악보다는 과거의 음악이 주인 노릇을 한다.

한국의 회중 찬송가는 거의가 몇 백 년 전에 만들어진 찬송들로 가득 채워져 있다.

 

회중의 현재의 문화 상태를 고려하기보다는 교회 내의 엘리트층의 향수를 달래 주며 그 기호를 만족시켜 주는 노래들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

거의 600 곡에 달하는 현행 찬송가 중에 회중이 선택하여 부를 만한 노래는 200곡 안팎에 지나지 않는다.

 

한국인에 의하여 만들어진 138곡의 신작 찬송들은 찬송가에 부록으로 실려 출판까지 되었지만 각 교단들은 여러 가지 이유를 붙이며 수용하는데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3. 땅의 정서를 외면한 서양 풍토 지향적 음악


한국의 교회 음악은 엘리트의 기호에 맞춘 음악이며 이 음악은 서양적인, 좀더 정확히 말하자면 미국적인 분위기의 음악이다.

분명히 교회는 한국에 있고 한국의 회중들이 불러야 할 노래임에도 불구하고 이 땅의 민중 문화 정서가 외면당한 이국풍의 찬송들이 마치 오리지널 기독교의 노래인 양 주인 행세를 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교회 내의 서양 물을 먹은 엘리트층들이 문화의 주체성을 잃어버린 채 자신들을 서양인과 문화적으로 동일시하며, 서양 문화를 한국 고유의 것과 비교하여 우월하고 완성된 것으로 보며, 한국의 민중이 가진 문화는 미개하고 조잡한 것으로 보려는 문화적 사대주의에서 나온 것이다.


세계 교회의 언어가 영어로 통일될 수 없듯이 음악도 백인들의 음악이 세계 공통어가 될 수는 없다.

음악은 복음에 대한 응답이지 복음 자체가 아니기 때문이다.

복음은 하나이지만 그 응답은 각각의 민족 문화의 정서에 따라 다른 특성을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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