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롯대왕의 무덤 발굴
200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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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오전 10시. 예루살렘 히브리대학 시낫홀의 300석은 이미 외신기자들로 가득 찼고, 단상에는 각 방송사들의 마이크가 수북히 쌓여있었다. 연신 카메라 플래시 세례를 받으며 발표순간을 기다리는 에후드 네쩌르 교수의 얼굴도 사뭇 상기된 표정이었다. 세기의 고고학 발굴로 기록될 헤롯 왕의 무덤 발굴 발표를 위해 네쩌르 교수가 마이크 앞에 서자 사진기자들과 일단 내용을 좀 듣자는 취재기자들간의 공방으로 몇 번이나 회견이 아수라장이 되기도 했다. 헤롯 왕의 무덤이 세계의 관심을 끄는 것은 그간 수십 년간 여러 고고학자들이 그렇게도 찾고자 노력했지만, 헤로디움에 묻혔다는 역사기록에도 불구하고 역사의 미스터리로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날, 네쩌르 히브리대 교수가 1972년부터 약 35년 간의 발굴 끝에 드디어 헤롯 왕의 무덤을 발견했음을 발표한 것이다. 헤롯 왕의 무덤이 발견된 곳은 베들레헴 앞 유다 광야로 헤롯 왕이 그의 생전에 인공으로 쌓아올린 요새 및 궁전이다.
헤롯 왕은 2000년 전 멀리서 경배하러 온 동방박사들에서 유대인의 왕이 나셨다는 소식을 듣고는 예수가 유대인의 왕이 될 것을 우려해 당시 2살 이하 사내아이를 모두 죽이라고 명령한 장본인이다. 헤롯은 25세때 로마제국으로부터 유대인의 왕으로 임명되어 약 34년간 유대땅을 다스린 왕이었다. 헤롯 왕이 중요한 것은 그가 바로 기독교 탄생 시기에 정치적으로 핵심에 있었던 인물로 그의 실존이 바로 기독교 탄생의 배경이 되기 때문이다. 헤롯 왕은 건축광으로도 유명한데, 예루살렘 '통곡의 벽'· 맛사다·가이사랴·여리고 겨울궁전·헤브론 막벨라굴 그리고 유대광야에 쌓아올린 헤로디움 등 현재 이스라엘의 주요 유적들이 그에 의해 건축된 것이다. 서기 1세기 역사가였던 요세프스는 헤롯 왕이 장례식 후 그의 요새인 헤로디움에 묻혔다고 기록하고 있다. 역사적 실체를 밝히기 위해 지금까지 끊임없이 그의 무덤 발굴을 시도했으나 그의 무덤은 발견되지 않았다. 다만 현재까지는 산 정상의 궁전과 산 아래의 교회유적이 그의 무덤으로 유력시되었지만 확실한 증거가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네쩌르 교수는 기자회견을 통해 그간의 발굴 과정을 10여장의 자료사진을 보여주며 하나 하나 설명해 나갔다. 그리고 헤롯 왕의 무덤으로 단정한 여러 증거자료를 제시했다. 자신의 원래 전공은 건축학이라는 점을 강조한 네쩨르 교수는 발굴된 무덤의 규모나 수준이 왕이 아니면 건축될 수 없는 대규모 석관묘라는 것을 힘주어 말했다. 특히 그가 헤롯 대왕의 석관 일부로 제시한 문양이나 장식은 요르단 페트라 왕의 무덤에서 발견된 것과 비슷한 것으로 당시 왕이나 최고위층 인사의 무덤에 썼던 것과 같은 형태라는 주장이다. 헤롯의 이름이 적히 묘비나 그와 관련된 직접적인 유물 등 헤롯 왕의 무덤이라는 확실한 증거를 찾는 것은 숙제이지만, 외신들은 네쩨르 교수의 주장을 반론의 여지 없이 세기의 고고학 발굴 성과로 타전하고 있다.
산 중턱에서 무덤이 발견된 까닭은
따라서 헤롯은 언제든지 유대인이 반란을 일으켜 자신을 해할 지도 모른다는 불안에 떨었으며 유사를 대비해 헤로디움을 비롯해 맛사다·여리고·마케루스 등 여러 개의 피신할 수 있는 요새를 만들었다. 사후에 자신의 무덤이 유대인들의 공격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안전한 장소를 찾던 중 헤로디움 중턱에 만들었을 것이라는 게 네쩌르 교수의 추측이다. 헤로디움 북쪽 기슭에 자리잡은 이 무덤은 분명 예루살렘쪽 을 향하고 있었다. 고고학자들은 추가 발굴을 거쳐 이 유적이 헤롯 대왕의 무덤으로 최종 확인될 경우 중동 지역의 고고학 발굴 사상 사해 두루마리 발견 이후 최대의 발견이 될 것이며 이스라엘 성서 고고학계에 최대의 미스터리가 풀린 것이란 의미를 부여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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