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이문승(서울신대 교회음악과 교수) 

 

"저녁 7시30분, 드럼을 중심으로한 타악기 리듬과 전자올갠(교회에서는 오르간이라한다)의 굵은 베이스음,

피아노 소리 등으로 어우러진 반주와 찬송 인도자의 호흡에 맞춰 준비찬송(예배시작 전에 하나님을 찬양하는

것이니 그대로 찬송이라 하자. 사실은 필요없는 것이다)이 시작된다. 

때로는 빨라졌다 느려지고 중간 중간 통성기도가 골짜기를 뒤흔든다....(하략)"

위 인용된 글은 새누리 신문기사 중 일부이다(1991.8.24). 

 

기사에서 보듯이 위의 상황은 기도원이나 부흥회에서 보통 볼 수 있는 대중악기 사용에 관한 예이다.

언제부터인가 한국교회 안에는 대중음악적 요소들이 깊숙히 자리하고 있다. 

 

여기서 대중음악적 요소라 함은 대중악기 즉 드럼세트, 전자기타, 신세사이져 등의 사용을 말하고,

음악적으로는 리듬믹칼한 째즈 리듬의 사용과 더불러 째즈코드이디옴, 특별한 음색 및 효과음 등의 사용을 말한다.

 

복음송의 보급이 늘어나면서, 전자악기의 보급이 늘어나면서 부흥회나 기도원, 각 찬양팀이나 선교단,

심지어 교회의 예배와도 관련하여 그 사용이 현격히 많아졌고,

큰 교회 작은 교회 할 것없이 이에 대한 관심을 가진 목회자가 늘어났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많은 목회자들로부터 대중악기의 사용방법에 대한 문의를 받아왔으며,

각종 교회음악 세미나에서도 이 문제가 거론될 때가 많았다.

본 교단(기독교 대한 성결교회) 총회의 교회음악부 모임에서도 이에 대한 새로운 정립과 올바른 인식을 확립하기 위하여 토론하고,

연구해야 할 것임을 공통적으로 확인한 바 있다.

따라서 본 글에서는 대중악기 사용이 날로 늘어가는 이유와 그 문제점을 중심으로 설명하고자 한다.

 

대중악기 또는 복음송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1.드럼이나 신세사이저는 전문적인 기교가 없더라도 연주할 수 있어서 부담이 없다.

2.주어진 리듬 패턴이 반복됨으로 배우기 쉽다.

3.음색이 다양할 뿐 아니라 떠는 듯한 비브라토는 마음을 흔든다.

4.증폭장치가 있어 소리가 확대됨으로 대중을 압도한다.

5.대중적이고 유행가풍과 비슷하여 친근하다.

 

위의 항목들을 요약하면,

 

1.쉽다 2.재미있다 3.대중을 사로 잡는데 효과적이다로 말할 수 있겠다.

그러나 다른 각도에서 보면 위의 이유들은 매우 실리적이고 감정적인 성향이 있음을 알게 된다. 

노래하고 연주하는 사람들이야,'흥미있고 효과있으면 된다'할 수 있겠지만 교회음악의 본질적인 입장에서

생각하면 여기에 많은 문제점이 포함되는 것을 알게 된다. 

필자는 바람직한 교회음악을 꿈꾸며 문제점과 내용을 지적하려 한다.

 

첫째로, 교회음악의 윤리성에 관한 문제이다.

처음에는 쉽고 매력있고 전도에 도움을 주기 때문에 대중악기가 활용된다 해도 적어도 계속성에 있어서는

문제가 있다. 깊은 하나님의 말씀에 감동되고, 음악을 통하여 순수한 영혼이 일깨워지며, 그리스도를 구주로

받아 들일 수 있는 계속적 훈련이 필요한 것이다.

 

신자는 어떤 음악을, 어떠한 설교를 듣느냐에 따라 그 신앙유형이 결정되고 아울러 인격이 형성된다. 

그러한 설명은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이가 음악가였던 아리스토텔레스의 [국가론]에서도 볼 수 있다. 

 

그는 Ethos(윤리,품성론)를 이야기 하면서 어떤 음악을 듣느냐에 따라 인격형성에 중요한 영향을 끼친다고

하면서 음계(Mode)조차도 선택하여 사용하기를 바랬다.

 

바꿔 말하면 듣는 음악의 종류에 따라 인간의 성격이 결정된다는 것이다. 

고상한 음악을 들으면 고매한 인격을 갖추게 되고 헨델의 메시아를 들으면 그 속에서 분출하는 듯한 하나님의

말씀을 상기하게 된다.

 

그러나 대중음악을 들으면 역시 인간은 대중적인 여흥과 관계를 맺게 된다. 

독일에서 히틀러는 한 가사에 한 음절씩 작곡된 씩씩한 노래를 불러가며 전쟁을 종용하였고, 스파르타에선

음악을 가르치지 않고 무술만 훈련시킨 결과 멸망을 가져왔다. 

 

기타의 가단조 화음에 맞춰 느리고 슬프게 오랫동안 노래하는 자는 자살할 확률이 더 많다는 음악 심리학자의

연구도 있다. 무절제한 대중악기의 사용은 인간을 정신적으로 병들게 한다.

 

둘째는, 인식에 관한 문제이다.

대중악기 중 전자기타, 드럼세트, 리듬박스가 달린 오르간, 키보드 등의 악기는 매우 세속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다.

이것은 매우 중요한 문제인데, 예배에서 경건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한 술취한 사람이 울적한 마음으로 저녁 예배시간에 교회에 들렀는데 무게를 지탱하기 위하여 다리를 벌린

전자기타맨의 모습이며, 매우 열정적으로 두들기는 드럼 주자,

박자를 맞추기 위하여 왼발 오른발을 계속 굴러대는 키보드 연주자 등을 보고

뒤에서 웃었다는 우스운 이야기도 있다. 

 

방금 나왔던 술집 분위기와 외적인 모습이 너무나 비슷했기 때문이다.

목탁은 불교 냄새를 풍기고 장구는 기생 냄새가 나며,

드럼세트는 밤무대 냄새가 나며 리듬박스가 달린 오르간은 부르스나 디스코 냄새가 난다.

 

그러나 한 가지 오해를 가질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은,

위의 악기 중 일부인 장구이며 드럼세트 모두가 전혀 교회음악 악기로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어떤 음악이냐가 더욱 중요하며 어떤 자세로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중요하다.

장구나 신세사이저를 이용하여 만든 좋은 음악도 많이 있다. 

 

어떤 악기가 경건하고 불경건한지 미리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경건한 예배를 드리기 위해서는,

경건하지 않은 곳에서 사용하는 악기를 구별해서 사용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셋째는 기법의 문제이다.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세속음악과 교회음악의 요소에는 대립되는 면이 많이 있다. 

또한 교회음악은 세속음악의 영향을 많이 받았음을 부인할 수 없다.

 

교회음악에서 세속음악의 기법이 응용된 예는 시대가 바뀔 때마다 많이 찾아 볼 수 있다.

그것은 사회의 변혁이나 산업의 발달과 깊다. 

아울러 철학적, 사상적인 변화와 더불어 발달했었다.

 

대중악기로 연주하는 복음성가는 전자 산업의 발달과도

관계가 있다. 그렇지만 경제 성장이 고도로 이루어져 편안한 삶이 영위되면서 '이왕이면 즐거워야 한다'는

발상을 가지고 사용하는 것은 자제되어야 한다. 

 

대중악기의 사용과 더불어 복음송에 대한 교회음악 정립이나 철학적 가치도 다시 조명하고 연구해야 한다.

'성도'란 구별된 사람이란 뜻이다. 성가 역시 구별된 노래, 거룩한 노래란 뜻이 있다. 

 

교회음악은 다른 세속음악과 달리 기법적인 측면에서 구별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지적이다. 

예수님의 내용으로 한 가사에 아무 음악이나 붙여 놓고 복음송이라고 하면 앞서 첫번째 이야기한 윤리적인

측면과도 연결하여 문제가 심각해진다. 강단에서 예화라 해서 상스런 소리를 한다고 생각해 보라. 

 

기독교가 윤리적인 종교라 할 수 있겠는가?

중국의 성현들이나 우리나라의 세종대왕 역시 음악을 가려 들었다는 기록이 있다.

 

대중악기는 인간의 감정을 원칙적으로 자극하는 악기이므로 인본주의적이며 세속적이다. 

여간 잘 사용하지 않고는 교회음악과 거리가 멀다.

 

넷째로는, 토착화라는 측면에서 이야기 하여 본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연주되고 있는 복음송의 대부분은 미국에서 건너 온 것이다. 

 

한국에서 일부 작곡된 것이라 하더라도 미국풍을 그대로 옮긴 것이기 때문에 노래의 국적은 미국이다.

대중악기의 다수가 미국이나 일본에서 건너 온 것 또한 같은 맥락이다. 

 

그동안 우리에게 지독히도 무분별하게 홍수처럼 쏟아져 들어왔다. 

그리하여 지금은 서양식 복음송을 기준으로 하여 인식하는 것이 너무나 자연스럽다. 

 

우리의 음악적 사고는 적어도 미국에 종속적이다. 그것이 우리의 생리에 진정으로 맞는가? 

또 사대주의적인 생각으로 그런한 음악을 더 우월하게 생각하는 경향은 없는가?

 

그 결과는 국민학교 어린이 조차 유행가나 팝송을 부르는 것이 수준있는 것처럼 인식하게 되었으며,

중.고등학생은 물론 대학생들까지도 교회에서 유행가나 팝송을 즐겨 부른다. 

그래야 흥미가 있을 뿐 아니라 분위기에 어울린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한 사고가 만연되어 있기 때문에 대중악기의 사용이 더욱 자연스럽게 받아 들여지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요즘의 복음성가는 상당부분이 유행가를 그대로 답습한 듯하며, 따라서 대중악기의 사용에 위험이 있다고

여겨진다.

 

악기의 사용문제, 복음성가의 작곡면에서 이제 토착화의 의미를 부여하지 않으면 안될 때가 온 것 같다.

 

다섯째는, 이제 종합적으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목회에 있어서 교회음악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본다.

 

대중악기의 사용에 있어서도 교회음악 전문가적인 안목에서 회중들을 지도하지 않으면 안된다. 

대중악기의 사용에 대한 올바른 사용법을 지도할 필요가 있다. 

음악목회자는 이러한 측면을 계속적으로 지도하여야 하고 그 사용방법을 연구해야 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몇가지만 제안하려고 한다.

 

1. 대중악기는 장소를 가려서 아주 제한적으로 사용하도록 해야 한다.(노방전도 등)

2. 예배시 사용해서는 안된다. 

    특히 예배 전에 사용해서 매우 시끄럽고 광란한 듯한 분위기를 조장하는 것은 정신 건강에 해롭다.

3. 훈련받은 음악 목회자나 지도자의 철저한 감독하에 사용해야 한다.

4. 대중악기를 사용하지 않도록 각종 다양한 연주팀을 구성한다. 

   이를테면 중창단, 기악연주 그룹 등 소규모 앙상블을 활성화 한다.

5. 교회음악에 대한 철학이나 인식을 항상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래서 찬송의 대상이신 하나님께 신령한 예배를 드려야 한다. 

    또한 깊이 있고 예술성 있는 아름다운 교회음악 문화를 수립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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