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의 정의 

글 / 주승중 교수(장신대 예배와 설교학)

1. 예배의 정의


    예배란 무엇인가? 우리가 예배가 무엇인가를 이해하려면 두 가지의 접근을 통해서 할 수 있다. 하나는 예배학자들이 예배에 대하여 말하고 있는 것을 찾아보는 것이고, 또 하나는 예배를 나타내는 용어들의 의미를 살펴보는 것이다.

1) 예배의 용어들
    이제 예배를 나타내는 용어들을 몇 가지 살펴보는 가운데 예배의 의미를 알아보자  
    먼저 구약에서 나타나고 있는 용어들을 보면, “에바드”라는 단어이다. 이 말의 뜻은 “봉사” 또는 “섬김”을 나타내는 말이다. 그리고 “샤하아”라는 단어인데, 이 말은 “굴복한다” 또는 “자신을 엎드린다”는 뜻으로 숭배, 순종, 봉사의 종교적인 개념을 가지고 있다. 이 두 단어가 나타내고 있는 바 그 의미는 곧 모든 인간은 하나님 앞에서 그의 뜻을 따르며 섬겨야 할 존재라는 사실과, 경배와 순종의 생활이 예배자들의 삶의 모습이라는 것을 말해준다. 


    그 다음 신약성경에도 예배를 나타내는 여러 가지 단어들이 있는바, 그 첫째는 “프로스퀴네인”이라는 단어이다. 이 말은 “절하다” “굽어 엎드리다” “입맞추다”라는 뜻으로서 예배드리는 자의 자세를 말해주고 있다. 그 다음은 “라트레이아”인데, 그 의미는 종으로서 상전만을 섬겨야 할 신분을 나타내는 것이다. 그래서 이 말은 흔히 service 또는 worship으로 번역이 된다.


또 한가지 빼놓을 수 없는 단어가 “레이투르기아”인데, 이 말은 노동(ergon)과 백성(laos)이라는 단어의 합성어이다. 원래 이 단어는 고대 희랍에서 시나 국가의 전체 이익을 위하여 실시하는 공익사업을 뜻하는 단어였다. 그러나 이 말은 예배와 관련하여 그리스도인들이 믿음과 순종으로 하나님께 바치는 봉사의 의미를 나타내는 것으로 사용되었다. 즉 이 단어에 의하면 예배는 하나님을 위하여 인간들이 하는 노동 내지는 봉사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후에 이 말은 특별히 기독교의 예전(liturgy)을 나타낼 때 사용하게 되었다. 즉 Liturgy는 신앙공동체가 그들의 신앙을 공중 예배를 통하여 표현하는, 근본적으로 외향적인 표현 형식을 나타내는 단어이다. 


    그 외에 우리가 중요하게 보아야 할 두 개의 단어가 더 있는데, 그것들은 “Gottesdienst”라는 독일어와 “Worship”이라는 영어 단어이다. 먼저 “Gottesdienst”라는 말속에는 하나님께서 사람에게 봉사한다는 뜻과 사람이 하나님께 봉사한다는 이중적인 의미가 있다. 그러므로 이 단어 속에는 자기를 비어 종의 형체를 가져 사람들과 같이 되신 하나님과(빌 2:7) 그러한 하나님께 대한 우리의 섬김을 반영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Worship”이라는 단어인데, 이 말은 “가치(worth)”라는 말과 “신분(ship)”이라는 두 단어의 합성어이다. 그러므로 이 말은 상대방에 대한 존경을 표시하고, 가치와 존중을 돌린다는 뜻이다. 즉 이 말에 의하면 예배란 “하나님께 최상의 가치를 돌리는 것”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외에도 예배를 표현하는 단어는 무수히 많다. 그러나 그 모든 것들을 다 살펴볼 수는 없고, 우리가 지금까지 살펴본 여러 단어들을 종합해 볼 때, 우리는 두 가지의 중요한 내용을 찾아볼 수 있게 된다. 그것은 예배란 먼저 하나님께서 우리를 위하여 행하신 일에 대한 우리들의 봉사 내지는 응답이라는 것이다. 하나님께서 종의 형체를 가지시고 이 땅에 내려 오셔서 우리를 구원하시는 엄청난 일을 이루셨기에, 우리들은 그 분에게 최상의 가치를 돌리면서, 그 사랑과 은혜에 응답하는 것이 바로 예배이다. 그래서 우리는 예배 가운데서 우리를 너무나도 사랑하시사 놀라우신 구원의 역사를 이루시고, 오늘도 우리와 함께 하시는 하나님을 만나 뵈옵고, 그 분께 감사와 찬양과 영광을 돌려드린다. 그러면 하나님께서는 예배 가운데서 우리를 만나주시고, 다시 한번 우리를 새롭게 변화시켜 주시며, 우리에게 말씀하신다. 그러므로 진정한 예배의 현장에서는 하나님과의 만남이 이루어지고, 그 만남 속에서 감격과 감사가 넘쳐흐르게 되며, 그 결과(예배드린 결과) 우리는 전보다 더 하나님과 이웃을 사랑하게 되며, 더 기뻐하게 되는 것이다.  



2) 예배란 하나님의 은혜에 대한 인간의 응답
    그 다음에 많은 예배학자들이 예배에 대해 정의한 것을 한 마디로 요약해서 표현한다면 그것은 역시 “예수 그리스도의 구속 사건 안에 나타난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에 대한 인간의 응답”이라고 할 수 있다. Franklin Segler는 “기독교 예배는 예수 그리스도 나타난 하나님 자신의 인격적인 계시에 대한 인간들의 인격적인 신앙 안에서의 정성어린 응답이다”라고 정의를 내린다.


우리가 하나님께 예배를 드리는 것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나타나신 하나님의 놀라우신 사랑에 대한 정성어린 응답의 행위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예배의 기본적인 발걸음은 먼저 예수 그리스도를 자신의 구세주로 영접하는 믿음의 발걸음이어야 한다. 그래야 그 믿음을 가지고 거룩한 예배의 대열에 능동적으로 참여하게 된다. 그리고 그 참여가 감격 어린 응답적인 행위로 변화되고, 예배를 보는 것이 아니라 예배를 드리는 자세로 전환하게 되는 것이다. 사도 바울은 이와 같은 예배의 깊은 의미를 알고 있었기에 “너희 몸을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거룩한 산 제사로 드리라”(롬 12:1)고 말하면서 바로 이것이 우리 인간들이 참으로 드려야 할 영적 예배라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이상과 같이 예배의 깊은 의미가 이해되어질 때, 유명한 장로교 예배 신학자인 Paul Hoon이 예배의 현장을 계시와 응답의 만나는 지점이라고 한 말을 이해하게 된다. 즉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자신을 계시해 주신 하나님과 그 하나님 앞에 뜨겁게 응답하는 대화의 현장이 바로 예배라는 것이다. 그에 의하면 “기독교 예배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보여주신 하나님의 계시와 그에 대한 인간의 응답” 또는 “예수 그리스도 안에 있는 인간의 영을 향한 하나님의 역사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하나님께 응답하는 인간의 행위”이다. 즉 그는 기독교 예배를 ‘하나님의 계시’와 ‘인간의 응답’이라는 두 가지의 중심개념을 가지고 설명하고 있다.  


    루터교 신학자 Peter Brunner 역시 예배란 “우리 주 하나님께서 성령을 통하여 우리에게 말씀하는 것으로서, 우리는 기도와 찬송으로 그분에게 응답하는 것이며, 그 외에 다른 것은 행해지지 않아야 한다”고 말한다. 인간은 “성령께서 우리에게 주신 새로운 순종의 태도”로서의 기도와 찬양을 통하여 하나님께 감사함으로써 그 분의 역사 하심에 올바로 응답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그는 주장하기를 예배는 자신을 우리에게 내어 주고, 자신의 은사에 우리가 응답하게끔 하는 하나님의 사역에 그 초점이 모아지고 있다고 한다. 


    그 다음에 Evelyn Underhill은 성공회의 전통에 근거하여 “예배는 그것이 어떤 수준과 형태를 취하고 있던지 간에 창조주 하나님에 대한 피조물의 응답이다”라고 말한다. 그리고 기독교 예배는 다른 예배들과는 달리 “분명한 계시에 대한 분명한 응답”을 포함한 “초자연적인 행동이며, 초자연적인 삶”이라고 주장한다. 


    이렇게 우리가 지금까지의 여러 전통의 예배학자들의 정의에서 볼 수 있듯이, 우리는 예배에서 두 가지의 중심적인 내용을 발견하게 된다. 먼저 세상에서부터 예배로 부름 받은 우리는 그리스도 안에서, 그리고 그리스도를 통하여 하나님을 만나고, 그 분께 응답하고자 함께 모이게 된다. 즉 기독교 예배는 오직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그리고 그 분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나타난 하나님의 계시, 이것이 바로 예배의 첫 번째 중요한 요소이다. 


    그 다음에 기독교 예배란 예수 그리스도안에서 자신을 보여주신 하나님의 계시에 대한 인간의 응답이다. 즉 앞선 모든 예배의 정의를 보면 인간 편에서의 응답 또는 만남이라는 단어가 아주 중요한 두 번째 요소임을 알게 된다. 즉 예배란 계시와 응답이 만나는 현장이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예배의 본질적인 정의는 “예수 그리스도를 중보로 한 하나님과 예배자와의 교제 또는 만남”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자신을 계시해 주신 하나님과 그 하나님 앞에 뜨겁게 응답하는 만남의 현장”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개혁교회 예배학자인 John Burkhart는 “예배란 하나님께서 우리를 위하여 하셨고, 하시고 계시며, 또 앞으로 하실 것에 대한 축제적 응답이다”(Worship is the celebrative response to what God has done, is doing, and promises to do)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장신대의 정장복 교수도 “예배란 피조물인 인간이 하나님의 구원의 역사와 수많은 은총에 감격하여 그 하나님을 경외하고 찬양하며, 감사하며 봉헌하려는 피조물의 응답적인 행위”라고 정리한다.   


   그러므로 예배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자신을 계시해 주신 하나님과 그 하나님 앞에 뜨겁게 응답하는 만남의 현장”이라고 결론을 내릴 수 있다. 즉 예배란 언제나 우리를 인도하시고, 찾아주시며, 구원해 주신 하나님의 놀라우신 사랑과 은혜에 응답하는 행위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인간이 에덴 동산에서 하나님의 명령에 불순종하여 하나님과의 교제가 단절되었다.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구속적인 은총이 주어지므로 죄인된 인간들이 구속의 은총가운데서 하나님 앞에 나아가서 하나님의 거룩한 이름을 부르며 경배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므로 형제들아 우리가 예수의 피를 힘입어 성소에 들어갈 담력을 얻었나니, 그 길은 우리를 위하여 휘장 가운데로 열어 놓으신 새롭고 산 길이요, 휘장은 곧 저의 육체니라. 또 하나님의 집 다스리는 큰 제사장이 계시매, 우리가 마음에 뿌림을 받아 양심의 악을 깨닫고, 몸을 맑은 물로 씻었으니 참 마음과 온전한 믿음으로 하나님께 나아가자”(히 10:19-22)


    하나님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그의 피로 구속함을 받은 그의 백성 가운데 현존해 계시며, 그로 인해 우리들은 하나님과 교제하는 축복의 은총을 누리게 되었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백성은 그 하나님의 현존, 임재와 축복의 은총에 대한 믿음으로 응답하고 봉사하는데 이것이 바로 기독교 예배의 본질이다.   

  
   그러므로 기독교인으로서 예배의 현장에 임한 사람은 무엇 때문에 내가 이 자리에 와 있으며, 어떠한 하나님을 위하여 자신이 여기에 서 있는지를 반드시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그렇지 못할 때에 그 예배 자는 맹종의 신앙인이 되기 쉽고, 또 그러한 자세 속에서는 하나님과의 깊은 의미 있는 만남을 이룰 수 없게 된다. 따라서 오늘 예배 자들이 알아야 할 가장 중요한 것은 예배의 대상이며, 역사의 주관자이신 하나님께 대한 정확한 이해가 먼저 선행되어야 한다. 


   지금까지 말한 대로 예배란 성서적으로 하나님의 현존이 가장 뚜렷하며, 백성들과의 만남의 역사가 발생되는 현장이다. 즉 예배는 바로 계시와 응답의 가장 실감나는 현장이라고 말할 수 있다. 특별히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성육의 사건과 구속 사건, 그리고 부활의 사건 속에서 보여 주신 하나님의 구원의 은총은 너무나 뚜렷한 계시이기에 구속받은 인간들로부터 감격적인 응답을 받으시기에 합당하다.


  이 응답의 대열에 선 무리들은 언제나 하나님은 어떤 분이시며, 우리 우리를 위하여 무엇을 하셨으며(What God has done), 무엇을 하고 계시며(what God is doing),

그리고 무엇을 하실 것인지를(What God will do) 분명히 깨닫고 나아가야 한다. 자신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하나님의 은총과 결부시키고, 그 인격적 하나님과의 만남을 이룬 사람만이 참다운 예배를 드릴 수 있는 것이고, 하나님께서는 오늘도 그렇게 하나님을 예배하는 자들을 찾고 계신다.(요한 4:23)


“아버지께 참으로 예배하는 자들은 신령과 진정으로 예배할 때가 오나니 곧 이 때라. 아버지께서는 이렇게 자기에게 예배하는 자들을 찾으시느니라”

* 과거-현재-미래가 예배 안에서 통합됨(성령의 역사로 가능)
 Anamnesis : bring the past into the present.(파스카를 재현함: 과거의 경험을 내 경험으로 재현)
 Prolepsis : bring the future into the present.(부활공동체를 미리 맛봄)-->성찬예배가 기쁨의 축제로 됨.

* R. Weber "예배의 8가지 원리"
celebrate responsibility --> 그리스도의 구속사역을 축하하고 감사 --> 예배 현장에서 말씀과 성찬을 통하여 그리스도의 구속사역(삶과 죽음과 부활과 재림)을 말과 행동으로 끊임없이 재현하는 것.


/출처ⓒ† : http://cafe.daum.net/cgsb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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