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억년 전 깊은 땅속에서 탄생한 '최고의 보석'


최근 미국 보석학 연구소는 최고급 다이아몬드는 지하 360~720㎞ 부근에서 만들어진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어요. 그간 다이아몬드는 지하 160㎞ 부근에서 만들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는데, 이보다 더 깊은 곳에서 최고급 다이아몬드가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밝혀낸 것이죠. 오늘은 최고의 보석으로 불리는 다이아몬드에 대해 알아보도록 해요.

◇지구에서 가장 단단한 광물

다이아몬드는 탄소(C) 원자 1개를 중심으로 다른 탄소 원자 4개가 정사면체의 꼭짓점을 이루는 구조로 되어 있는 물질입니다. 아주 안정된 형태로 원자가 결합되어 있기 때문에 지구에서 존재하는 광물 중에 가장 단단해요. 둘째로 단단한 광물인 커런덤(corundum)보다 90배나 더 단단하답니다. 한자 문화권에서 다이아몬드를 금강석(金剛石)이라 불렀던 것도 이런 성질을 반영한 것이죠.

다이아몬드
/그래픽=안병현
사실 다이아몬드처럼 탄소 원자로만 이루어진 물질이 또 있어요. 바로 연필심을 만드는 재료인 흑연이에요. 같은 탄소 원자로 이루어져 있는데 다이아몬드는 왜 반짝반짝 빛나고 흑연은 새까만 모습일까요? 다이아몬드와 달리 흑연은 탄소 1개와 3개의 다른 탄소 원자가 평면으로 연결되어 있답니다. 같은 원자라도 어떻게 연결되어 있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물질이 되는 것이죠.

다이아몬드의 가치는 색깔과 투명도, 크기와 보석을 다듬는 방법에 따라 달라집니다. 다이아몬드 보석의 색은 어떤 물질이 섞여있느냐에 따라 달라져요. 질소가 많이 포함될수록 다이아몬드는 노란색을 띠고, 붕소가 많이 포함될수록 파란색을 띠게 된답니다. 불순물이 적을수록 투명한 색을 띠고 광채도 더 밝아요.

◇최고급은 지하 350~720㎞에서 형성

광산에서 채굴되는 다이아몬드는 10억~33억년 전에 지하 160㎞ 아래에서 만들어졌어요. 맨틀 곳곳에 작은 주머니처럼 흩어져 있던 액체 형태 탄소가 높은 압력을 받아 다이아몬드로 변한답니다. 지하 깊은 곳에 있던 다이아몬드는 화산 활동으로 마그마가 상승할 때 함께 지표면으로 올라와요. 땅 위에서 발견되는 다이아몬드는 화산이 용암을 분출할 때 함께 올라온 것이죠.

미국 보석학 연구소의 연구 결과는 최고급 다이아몬드가 우리가 알고 있던 것보다 더 깊은 지하에서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밝혀낸 거예요. 연구소에서 고급 다이아몬드 53개에 포함된 물질을 분석한 결과 15개에 석류석 등 실리콘 계열 광물이 들어있는 것으로 확인했어요. 석류석은 지하 300~400㎞ 에서 만들어지는 광물로 지하 750㎞ 아래로 내려가면 석류석의 성질을 유지하지 못하고 분해됩니다. 따라서 석류석이 포함된 다이아몬드는 지하 350~720㎞에서 형성된 것으로 볼 수 있지요. 이렇게 험악한 환경에서 가장 단단하고 빛나는 보석이 만들어진다니 정말 신기하죠?

◇비행기·반도체 부품으로도 사용

다이아몬드는 기원전 7~8세기 무렵 인도의 드라비다족이 보석으로 사용하기 시작했어요. 로마 시대 왕족과 귀족들이 인도에서 채굴된 다이아몬드를 수입했다고 합니다. 다이아몬드가 최고의 보석으로 여겨지게 된 건 17세기 말 베네치아의 페루치가 다이아몬드를 정교하게 다듬는 브릴리언트 컷(brilliant cut)을 발명한 이후예요. 브릴리언트 컷은 다이아몬드 원석을 58면체로 깎는 기술로 원석을 다듬을 때 낭비되는 보석의 양을 최소한으로 줄입니다. 동시에 58면체 다이아몬드는 자른 면마다 빛의 굴절이 다르게 일어나 표면에 빛이 닿으면 무지개 빛깔의 광채를 내요.

오늘날 다이아몬드는 다양한 용도로 활용되고 있답니다. 인공적으로 다이아몬드를 만드는 방법이 있기 때문이죠. 인공 다이아몬드는 흑연으로 만든답니다. 대형 프레스기에 7~8m 크기 흑연 덩어리를 넣고 섭씨 1500도 고온과 5만 기압의 강한 압력을 가하면 다이아몬드로 변해요. 이렇게 만든 인공 다이아몬드는 고급 보석으로는 품질이 좋지 않지만 가장 단단한 물질로서 다른 물질이나 암석을 자르는 공구, 석유 시추기·자동차·비행기·반도체 등을 만드는 데 필요한 정밀 부품의 소재로 활용되고 있답니다.

[컬리넌 다이아몬드 배달 작전]

1905년 남아프리카 트란스발 지역 프리미어 광산에서 3106캐럿(약 621g)의 거대한 다이아몬드 원석이 발견됐어요. 현재까지 발견된 다이아몬드 원석 중 가장 크답니다. 이 원석에는 당시 프리미어 광산을 운영했던 토머스 컬리넌의 이름을 따 컬리넌(Cullinan)이라는 이름이 붙었어요.

당시 트란스발 지역을 통치하던 영국 식민지 정부는 컬리넌을 구입해 영국 왕 에드워드 7세의 생일 선물로 보내기로 했어요. 그런데 이 소식이 알려지자 이름난 도둑들이 컬리넌을 훔치려고 했답니다.

이에 영국 정부는 컬리넌을 안전하게 운반할 아이디어를 냈어요. 진짜 컬리넌은 평범한 상자에 넣어 일반 우체국 소포로 영국에 발송하고, 가짜 컬리넌을 진짜처럼 속여 삼엄한 경비하에 영국으로 운반하게 한 것이죠. 덕분에 도둑들의 관심은 가짜 컬리넌으로 쏠렸고 진짜 컬리넌은 소포 형태로 무사히 영국에 도착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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