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너무한' 방만경영..수신료 인상 '난항'

감사원도 방통위도 KBS 방만경영 지적…수신료 인상 필요성 떨어져

 

[머니투데이 이학렬기자][감사원도 방통위도 KBS 방만경영 지적…수신료 인상 필요성 떨어져]

감사원이 28일 다른 공공기관에서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KBS의 방만경영에 대해 강도높게 지적하면서 KBS가 추진하는 수신료 인상안도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2009년 KBS는 693억원의 흑자를 나타냈다. 하지만 △2010년 434억원 △2011년 48억원 등으로 이익이 줄어들더니 2012년에는 62억원의 적자로 돌아섰다. 같은 기간 MBC는 746억원에서 801억원으로, SBS는 237억원에서 289억원으로 이익을 늘렸다.

KBS가 방송시장 악화로 경영이 악화됐다고 변명했지만 감사원은 적자전환이 부실경영 때문으로 보고 부실경영 원인을 분석하기 위해 2008년 이후 5년만에 KBS에 대한 감사를 진행했고 이날 감사결과를 공개했다.

억대 연봉을 받는 최상위직 60%가 보직이 없다는 감사원 조사결과는 한때 KBS 내외부에서 회자된 '창가족'을 떠오르게 한다. 창가족은 창가 자리에 앉아 '밥값'을 못하는 고위직을 표현한 말로 KBS의 역피라미드 인력구조를 대표한다.

감사원은 KBS가 의뢰한 조직진단 결과보고서를 인용 "고직급 무보직자가 심의실, 라디오센터, 송신소 등에 근무하면서 업무량이나 인건비에 비해 인력이 과다 투입되거나 핵심업무가 아닌 모니터링 등을 수행하는 등 업무 수행의 비효율 우려가 상존하고 있다"고 밝혔다.

감사원 지적사항은 방송통신위원회가 국회에 제출한 수신료 인상안에 대한 의견서에서도 비슷한 내용을 찾아볼 수 있다. 방통위는 "인력의 효율적 운영을 위한 보다 적극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인력구조 개선을 비롯한 인건비 절감, 불요불급한 사업경비의 절감 및 자산 전반에 대한 구조조정 등 뼈를 깎는 자구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수신료 인상에 적극적인 이경재 전 방통위원장도 KBS 인력구조에 대해서는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전 방통위원장은 "KBS 인력구조는 밑에는 없고 위만 있는 역피라미드 구조"라며 "아직도 일반 기업과 비교하면 이상한 구조"라고 말했다.

특히 방통위는 수신료 인상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창가족을 직접 거론했다. KBS는 창가족이 지금은 없다는 입장이나 감사원 지적은 창가족 논란에 불을 붙일 전망이다.

감사원과 방통위가 KBS에 대해 비슷한 진단을 내림에 따라 수신료 인상안에 대한 국회 논의 과정에서 난항이 예상된다. 방만 경영만 해소해도 수신료 인상 필요성이 많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공영방송 강화를 위해 광고 비중을 줄이고 수신료 비중을 높여야 한다는 '원칙론'이 수신료 인상 이유로 남지만 KBS 광고를 줄이려는 이유가 '막말방송', '편파방송' 종합편성방송채널사용사업자(종편PP)들을 도와주기 위해서라는 논리를 이겨내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KBS 내부에서도 누구를 위한 수신료 인상이라는 지적이 나올 정도다. 일부에서는 광고를 줄이면 경쟁 완화로 오히려 KBS 콘텐츠질이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한편 KBS 수신료 인상안은 지난 4일 국회에 제출돼 5일 상임위원회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에 회부됐다. 하지만 수신료 인상안은 상임위에는 상정되지 않았다. 미방위는 여야 합의를 통해서만 안건을 상정한다.

머니투데이 이학렬기자 tootsie@

 

 


 KBS, 억대 연봉 최상위직 60%가 '무보직'

 

 TV 수신료 인상을 추진중인 한국방송공사(KBS)가 인원 감축을 하면서도 억대 연봉을 받는 상위직은 오히려 늘린 것으로 감사원 감사결과 확인됐다. KBS가 2012년 적자 전환된 이유 중 하나라는 지적이다.

감사원은 지난해 10월 KBS와 자회사 6곳에 대해 특정감사를 벌인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드러났다고 28일 밝혔다.

감사원에 따르면 KBS가 2008년 이후 감축한 인원 830명은 하위직과 계열사 위주였다. 반면 팀장급 이상 상위직인 2직급은 오히려 늘었다. KBS는 2008년 말 노사간 경영위기 극복을 위한 경영혁신 방안의 일환으로 지난해까지 인력 15%를 감축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즉 하위직급의 인력은 줄이면서 상위직급인 2직급의 인원은 매년 늘린 것이다.

 

KBS 직급별 인원 현황

특히 평균임금이 1억1000여만 원인 2급 이상 상위직 비율은 57%로 공기업과 공공기관 가운데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최상위직인 1급 387명 중 60%가 보직 없이 심의실이나 송신소 등에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업무량과 인건비에 비해 인력이 과다 투입됐다는 지적이다.

이는 KBS의 자체 조직진단 보고서에서 지적된 사항이란 것이 감사원측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감사원은 KBS 사장에게 통합정원관리대상인 2직급 정원을 분리하여 관리하고 인력감축에 따라 관리직급과 1직급의 정원을 조정하는 방안을 강구할 것을 통보했다.

머니투데이 박광범기자 soco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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