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년 역사를 가진 우리의 전통 음식, 김치

 

우리 식탁에서 빠질 수 없는 김치는 무, 배추, 오이 등과 같은 채소를 소금에 절이고 고추, 파, 마늘, 생강 등을 넣고 각종 양념을 버무려 담근 채소의 염장 발효식품이다. ‘소금에 절인 채소’라는 뜻의 ‘침채(沈菜)’에서 ‘딤채’, ‘김채’를 거쳐 ‘김치’라는 이름으로 굳어졌다.

김치의 역사는 선사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일찍이 농경문화가 발달한 우리나라는 곡물을 주식으로 하는 음식문화가 발달했다. 주식인 곡물을 쉽게 소화시키기 위해서는 소금에 절인 채소가 필요했다. 채소가 나지 않는 겨울 동안에는 절인 채소가 더 없이 중요한 비타민 공급원이었다. 그래서 채소를 잘 씻어 소금에 절이고 항아리에 담아 적당히 숙성시킨 후에 먹었는데, 이것이 바로 김치의 시초다. 중국과 일본에서는 이 같은 절임채소 형태가 유지되었으나, 우리나라에서는 고려시대에 파, 마늘 등의 향신료가 가미되면서 김치가 변신을 꾀하기 시작했다. 조선 후기 고추가 전래된 후에는 김치의 발효를 돕는 젓갈과 어우러져 맛과 영양의 조화가 더욱 향상되었다.

또한 우리나라는 일찍부터 염장 기술이 발달해 염장한 수산물을 김치 양념으로 이용했는데, 이것 역시 김치 맛의 변화에 한몫했다. 그러다 1900년경 통이 크고 속이 꽉 찬 배추가 재배되기 시작하면서 배추가 김치의 주재료로 사용되었고, 오늘날과 같은 형태로 자리 잡았다. 처음에는 단순히 채소를 소금에 절여 먹는 음식이었던 김치는, 재료와 담그는 방법이 점차 현대화되면서 이제 전 세계로 널리 알려진 유명한 음식이 되었다.

Tip 재료에 따라 무궁무진하게 발전한  김치 7가지
김치는 종류가 무려 3백 가지가 넘는다. 여기에 김치에서 분화된 다른 음식들까지 더하면 그 수는 헤아릴 수 없이 많아진다. 지역에 따라, 계절에 따라 그 특성과 환경 조건에 맞게 조리법이 발달되었고, 채소류를 비롯한 과일류, 어류, 육류, 조류 등 주위에서 얻을 수 있는 모든 식재료가 김치에 사용되면서 거듭 재탄생되었기 때문이다.

1. 배추김치

밥과 함께 밥상에 반드시 오른다. 소금에 절인 배추에 무채, 고춧가루, 다진 마늘, 파, 젓갈 등을 넣고 버무린 속을 넣어 담근다. 세계적인 건강식품으로 꼽히며 ‘한식’ 하면 떠오르는 가장 대표적이고 친근한 음식이다.

 

2. 깍두기

소금에 절인 무를 고춧가루와 젓갈 등으로 버무려 만든다. 국물을 걸쭉하게 만드는 것이 특징이며 마늘, 생강 등 양념이 많이 추가되기도 한다.

 

3. 열무김치

열무로 담그는데 무와 무청도 함께 쓰인다. 주로 배추가 잘 나지 않는 여름철에 많이 해먹는다. 국수에 말아 먹거나 밥과 비벼 먹으면 더욱 독특한 맛을 즐길 수 있다.

4. 나박김치

무와 배추가 주재료인 물김치로, 새콤달콤한 맛이 특징이다. 보통 사계절 담가 먹지만 특히 봄에 그 향과 맛이 제일 좋다고 알려져 봄김치로 많이 먹는다.

5. 오이김치

오이로 만들고 ‘오이소박이’라고도 불린다. 오이에 십자로 칼집을 내고 갖은 양념을 넣어 숙성시켜 먹는다. 손님 접대용 반찬과 술안주로도 제격이다.

6. 갓김치

갓으로 담그고 갓 특유의 매운맛과 톡 쏘는 맛이 특징이다. 주로 전라남도에서 즐겨 먹으며, 여수의 돌산 갓김치가 유명하다.

7. 파김치

쪽파를 10㎝ 정도로 자르고 고춧가루와 젓갈 등으로 버무려 만든다. 파 특유의 쌉싸래한 식감을 맛볼 수 있다.


김치의 신비, 발효 이야기

 

미래학자인 앨빈 토플러는 그의 저서 《제3의 물결》에서 세계 음식문화는 소금의 맛과 소스(양념)의 맛에서 제3의 맛인 발효의 맛으로 옮겨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제3의 맛인 발효의 맛은 우리에게는 예부터 익숙한 맛으로, 이 발효의 맛 핵심에 우리의 ‘김치’가 있다. 김치는 단순한 절임채소 음식이 아니라 젖산 발효식품이다. 채소를 소금에 절이고 여러 가지 양념을 넣어 숙성시키는데, 이 과정에서 삼투압 작용이 일어나 원재료의 풍미가 달라지고 채소의 풋내가 사라지면서 향과 맛이 독특해진다.

김치는 발효되면서 젖산균(유산균), 비타민, 풍미의 변화가 일어난다. 그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젖산균이다. 젖산균은 다른 유기산과 함께 부패균의 활동을 억제하면서 채소 성분과 조화를 이뤄 김치 특유의 맛을 낸다. 발효가 잘된 김치에는 젖산균이 풍부하다. 잘 숙성된 김치 1g에는 젖산균이 무려 1억 마리나 들어있는데, 이는 같은 무게의 요구르트보다 최대 4배나 많은 수준이다. 젖산균에는 ‘락토바티루스’라는 성분이 산 채로 장에 들어가면 장속 비피더스균이 증가되고, 이로 인해 배변활동이 좋아진다. 갓 담근 김치에는 약간의 유해균이 있을 수 있으나, 발효되면 젖산균의 작용에 의해 대부분 죽는다.

김치는 발효 과정에서 비타민 변화를 일으킨다. 김치에 함유된 비타민A·B·C는 초기에는 감소하다 김치가 가장 맛있게 익었을 때 최고로 많아지고, 그 뒤 조금씩 다시 감소한다. 비타민B1·B2·B12 등은 발효 최적기에 처음의 2배까지 늘었다가 차츰 감소한다. 김치는 발효 온도에 따라서도 풍미가 눈에 띄게 달라진다. 대개 10℃ 이하에서 숙성시키면 맛과 향이 좋다. 5℃ 이하로 유지해 장기 숙성시키면 저온에서 서서히 생육하는 ‘류코노스톡 메센테로이데스’에 의해 젖산 발효가 일어나 톡 쏘는 맛(탄산미)이 풍부해진다. 숙성 온도가 15℃ 이상 되면 ‘락토바실러스 플란타룸’의 증식이 활발해져 빨리 신다. 김치가 시면 영양가가 파괴되므로 알맞게 숙성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5℃ 안팎의 낮은 온도에서 2~3주 숙성시키는 것이 적당하다. 단, 비슷한 온도와 기간으로 숙성시키더라도 계절에 따라 맛에 차이가 난다.

Tip 세계가 인정한 김치의  영양과 5가지 효능
지난 2006년 미국 건강 전문 잡지 <헬스>는 한국의 김치를 ‘비타민이 풍부하고 암세포 증식을 막아주는 웰빙식품’이라 평가하며 세계 5대 건강식품 중 하나로 선정했다. 이렇듯 김치는 영양학적으로 우수한 식품이다.

1 암을 예방한다

김치의 발효 과정에서 생성되는 유기산과 젖산균은 대장암 예방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유기산과 젖산균은 대장의 pH를 낮춰 장속 유익한 미생물의 생육을 촉진시키는 한편, 해로운 균을 억제시킨다. 또 체내의 독소물질을 제거하고 발암물질이 활성화되는 것을 막아 각종 암 예방에 효과적이다.

2 뼈를 튼튼하게 하고 면역력을 높인다

김치에는 비타민, 무기질, 식이섬유소, 유산균 등 다양한 영양소가 고루 들어있다. 특히 뼈를 튼튼하게 하는 칼슘, 혈액을 만드는 철분, 에너지대사를 돕는 인 등의 무기질, 우리 몸의 면역력을 높이고 피부를 건강하게 만드는 비타민A·C가 풍부하다.

3 혈중 콜레스테롤을 저하시킨다

김치에 들어간 각종 채소의 식이섬유가 발효되면서 유산균 등이 증가하는데, 바로 이것이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떨어뜨려 성인병 예방 및 치료에 도움을 준다. 또 콜레스테롤이 체내에 쌓이는 것을 막아 피를 맑게 하고, 중금속과 공해물질을 없앤다.

4 다이어트에 효과적이다

김치에 풍부한 식이섬유가 포만감을 갖게 해 과식을 방지하고, 지방이 몸속에 쌓이는 것을 막아 내장 지방을 없애는 데 도움을 준다. 양념으로 들어가는 고춧가루에 함유된 캡사이신 성분은 대사 작용을 활발하게 하고 지방을 연소시켜 체중 조절에 도움을 준다.

5 장 건강을 돕는다

김치가 숙성함에 따라 증가하는 유산균이 장을 깨끗하게 하는 정장 작용으로 하기 때문에 변비와 대장암 등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김치의 재료가 되는 각종 채소류에는 생리활성물질인 섬유질이 많이 들어있어 장에서 음식과 소화효소가 잘 섞이게 하고, 소화 흡수를 증진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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