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다리 없어도… 온몸으로 홍해 건넜다

 

佛 40대, 의족에 오리발 끼고 5시간 20분간 25km 헤엄쳐
“대륙 사이 5개 해협 도전"

 

 

감전 사고로 팔다리를 모두 잃은 프랑스 남성 필리프 크루아종 씨(44)가 21일 수영으로 홍해를 횡단하는 데 성공했다.

크루아종 씨는 이날 이집트의 홍해 연안 도시 타바를 출발해 5시간 20분 만에 요르단의 항구도시 아카바에 도착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아프리카와 아시아 대륙 사이 25km를 수영으로 건넌 것. 크루아종 씨는 얼굴에 수경호흡기를 쓰고 허벅지까지만 남은 하체에 오리발이 붙은 의족을 착용했다. 그리고 채 팔꿈치도 남지 않은 팔을 이용해 헤엄을 쳤다.

그는 1994년 지붕에서 TV 안테나를 옮기다 2만 V가 넘는 고압 전류에 감전돼 팔다리를 모두 잃었다. 사지를 모두 절단하고 치료받던 중 장애인들의 능력을 보여주고 평화와 연대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각 대륙 사이에 있는 5개 해협을 헤엄쳐 건너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총 85km, 45시간이 걸리는 긴 여정이다.

2010년 9월 처음으로 영국과 프랑스 사이 도버 해협을 13시간 23분 만에 횡단했다. 이어 지난달 17일 오세아니아의 파푸아뉴기니부터 인도네시아의 파사르스코 사이 태평양 우퉁 해협을 7시간 35분 동안 수영으로 건넜다.

이번 도전에는 프랑스 장거리 수영 챔피언 출신인 아르노 샤스리 씨(34)와 역시 장애인인 요르단 출신의 무함마드 스마디, 무함마드 사와이 씨가 함께했다. 요르단 보트 4척도 함께 이동하며 응급상황에 대비했다.

크루아종 씨는 이날 횡단 성공 후 "장애를 가진 수영선수와 비장애인 수영선수 간에 차이가 없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기뻐했다. 그의 도전은 계속된다. 다음 달에는 유럽과 아프리카를 잇는 지브롤터 해협을 건넌다. 직선거리는 14km이지만 물이 오염돼 있고 강한 물살 때문에 20∼25km를 헤엄쳐야 한다. 8월에는 베링 해협러시아령인 '빅 디오메데 섬'부터 미국령인 '리틀 디오메데 섬'까지 왕복 10km를 수영할 예정이다.

(파리=이종훈 특파원 taylor55@donga.com)

2012.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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