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하고 싶은 인간 대처하는 법 

 

살다 보면 마음이 맞는 사람이 있는 반면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도 꼭 있다.

그냥 무시해 버리기엔 우리와 너무 가까이 있으며, 밀어내고 싶지만 떨어져 살 수도 없다.

그렇다면 그들에게 스트레스 받지 않고 살아가는 방법은 없을까?

 

- 늘 의심이 많은 사람


의심이 많은 사람은 별 뜻 없이 그저 안부를 묻는 데에도 미심쩍은 듯 되물으면서, 대답하기를 꺼린다. 그들은 또 뭔가를 알려주는 것보다 오히려 상대방을 밀어내는 식의 불완전한 문장으로 말하며, 상대에게 꼬투리를 잡힐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절대로 사적인 이야기는 하지 않는다. 도대체 대화가 되지 않는다. 이런 사람들에게는 진심을 말하는 것보다 격식을 차리는 게 더 현명하며, 솔직하고 꾸밈없이 행동하는 것보다 예의를 갖추는 게 더 진실하게 느껴지고 희망적이다. 시간을 지키고, 편지나 신호 같은 것에 반응을 보이며, 군말 없이 약속을 지키는 것이다. 서로 부딪히게 되면 우물쭈물하지 말고 자신의 생각을 분명하게 밝혀야 한다. 의심 많은 사람들은 인정 많고 양보 잘 하는 사람보다는 오히려 원칙에 충실하고 쉽게 파악되며 좀 지나치게 단호하다 싶은 사람을 더 믿기 때문이다.

 

불신에 가득 차 있고, 간섭하는 듯한 질문에 대응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되받아 질문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시간을 얻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사람을 당혹스럽게 하거나 짜증나게 만드는 질문에 억지로 대답할 필요가 없게 된다. 날아온 신발을 되던지면서 이렇게 물어보라. "그걸 왜 나한테 묻는 거죠?" "무슨 뜻으로 묻는 건가요?" "왜 하필 지금 그런 말을 하는 거죠?" 그러면 상대방은 얼른 꼬리를 내릴 것이다. 아니면 그들의 가시 돋친 말을 무시해 버리고 '사오정'처럼 엉뚱하게 대응하거나, 일부러 멍청한 척하는 방법도 있다. "미안하지만, 무슨 말을 하는 건지 모르겠어" 하고 말하는 것이다. 그러면 상대방은 혼란스러워하게 된다.

 

- 말 없는 사람들


저녁식사에 사람들을 초대했는데 처음에 조금 이야기를 주고받은 뒤로는 통 이야기가 없다고 해보자. 멀쩡한 손님이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예의 바르게 음식을 먹으면서 앞만 쳐다보고 있는 것이다. 음식이 입에 맞지 않는 걸까? 기분이 나빠서 그러나? 무슨 걱정거리라도 있나? 내가 뭘 잘못했나? 별의 별 생각이 다 든다. 이들의 입을 열려면 너무 뻔하고 직접적인 질문은 피해야 한다. 짤막한 답변으로 끝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그보다는 주관적인 답변을 요구하는, 더 솔직한 질문을 던져야 한다. "왜 그런 결정을 내리게 되었는지 좀더 자세히 이야기해 줄래?" 하는 식으로 조금 돌려서 물어보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누가 말을 하려다 말고 입을 다물어도, 바로 도와주지 말아야 한다. 말이 없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이 끼어들어서 도와주는 것에 익숙해져 점점 더 침묵의 틀이 굳어지기 때문이다. 그 대신 체면을 유지하면서도 상대에게 대화의 다리를 이을 기회를 준다. "몸이 안 좋아서 그런 거 아냐?"든가, "반응을 나타내기가 그렇게 힘든 까닭이 뭔지 말해 줄래?", "우리가 이 막다른 골목에서 빠져나갈 수 있는 방법이 뭔지 생각나는 거 없어?"처럼 말이다. 무슨 일이 있는지 물어보았자 헛일이다. 그들은 홀로 있기를 바라는 자신의 욕구를 분명하게 나타내려고 상대의 웃음이나 인사를 무시하기 때문이다. 그 대신 좀 다른 방법을 써 보라. 마음속으로 한 걸음 비켜서서 지금 어떤 상황인지 평가해 보는 것이다. 묻는 듯한 눈길이나 마음을 끄는 몸짓도 좋고, "네 침묵은 무엇을 뜻하는 거야?"든가 "네 침묵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지?"라는 말 한 마디만으로도 충분한 때가 있다. 상대방이 아무것도 아니라고 대답하면 이렇게 말한다. "그럼 나도 안심이네. 무슨 일이 있을까봐 많이 걱정했거든." 그리고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태연하게 본론으로 들어가라. 가끔씩 침묵을 지켜보아야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을 알아차린 상대방이 달팽이집에서 갑자기 뛰어나오게 될 것이다.
 
- 남에게 비난을 퍼붓는 탱크형


탱크형 인간은 드러내놓고 비난을 퍼붓는다. 언제나 겉으로 드러내는 것은 아니지만, 태도 하나하나가 공격적이다. 말이 거칠고 퉁명스러우며, 위협적이고 강압적이다. 상대방의 말이나 행동을 비난할 때, 그들은 특정한 행동이나 말에 대해서만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 자체를 공격한다. 그들에게는 자기 자신과 남들에게 자신의 세계관이 옳다는 것을 입증하려는 욕구가 강하다. 그리고 자신의 판단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을 참을 수 없어 한다. 이런 사람이 당신에게 큰소리를 치고 마구 화를 내거나 야단법석을 떨어대면, 잠깐 자세를 그대로 유지하고 그들에게 약해질 시간을 주어라. 그 상태에서 소리치는 사람을 똑바로 쳐다보고 기다려라. 탱크의 공격이 조금 누그러졌다 싶으면, 그가 말하는 중간에 끼어들어 그에게 맞서야 한다. 당신의 생각을 다 말하기도 전에 그가 말을 가로챈다면, 큰 목소리로 단호하게 "제 말 아직 안 끝났습니다"하고 말해야 한다.

 

그의 이름을 크고 분명하게 부르는 것이 그 사람을 다루는 데 도움이 되기도 한다. 되도록이면 탱크를 자리에 앉히도록 하라. 사람들은 앉았을 때 공격적인 행동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사람이 앉지 않으면 당신도 그냥 서 있어야 한다. 미국에는 "악당에게 용감히 맞서라. 그러면 그가 네 친구가 될 것이다"라는 속담이 있다. 적대적이고 공격적인 사람들을 직접 패배시키는 것이 아니라 용감히 맞서면 그들의 태도가 우호적으로 변할 수 있다.

 

- 자기가 최고라는 사람 상대하는 법


자기애가 강한 사람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웃음거리가 되거나 뿌리침을 당하는 것, 또는 무시당하는 것이다. 이런 사람들에 대해서는 어떤 경우에도 직접 대놓고 항변하면 절대 안 된다. 나르시시스트들은 그런 것을 전혀 받아들이지 못한다. 쇤베르크에게 한 젊은 예술가가 뭔가 입증하려고 하자 그가 대꾸했다. "예술에서는 아무것도 입증할 수 없어." 잠시 쉬었다가 그는 또 말했다 "만약 입증할 수 있다고 해도 자네는 못 해!" 그리고 얼마 후 또 덧붙였다. "만에 하나 자네가 입증할 수 있다고 쳐도 절대로 인정 못 하지."

 

이런 사람들에게는 전반적인 비난이 아니라 특정한 행동 방식을 꼬집어서 설명하는 게 중요하다. 다음과 같이 우스개를 조금 곁들일 수 있다면 더욱 좋을 것이다. "너는 지금 루터가 허용한 것보다 더 오랜 시간을 계속 떠들고 있어. 루터가 뭐에 관한 것이든 다 떠들어도 좋은데 15분은 넘기지 말라고 말했거든." "네가 하는 건 다 재미있는 것 같아. 그런데 넌 어떻게 지내?" 그들에게는 최고는 오직 한 사람만이 아니라는 것을 일깨워 줄 필요가 있다. 이런 점은 때로는 직접적인 어조로 말할 필요도 있다. 상대를 존중하면서 직접적인 어조로 말하는 한, 거부감을 나타내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어떤 대학 교수는 좀 우쭐대는 학생을 보면서 이렇게 말하곤 했다. "자네를 후계자로 삼으려고 아인슈타인이 죽었나?"

 

- 부정적이고 비관적인 사람들


뭐든지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이 있다. 한 점의 곰팡이나 지불 만기일, 날씨 변화, 하찮은 잘못 같은, 여느 사람에게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아 보이는 아주 세심한 것까지 그냥 넘어가는 법이 없다. 그와 같은 부정적 시각의 바이러스는 창조성을 훔쳐 가는 강도와 같다. 부정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이 친구나 조언자를 자처하면서 최악의 사태만이라도 막아 보겠다고 나서면, 귀를 '마이동풍' 단계에 놓아 전염되지 않게 하라. 뭐니뭐니 해도 가장 좋은 건, 끝없는 논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리지 않는 것이다. 미리 기운을 빼지 않으려면 깊은숨을 들이쉬고는 다음과 같이 생각하며 정신을 똑바로 차려라. "너는 나를 부추기지 못해!"

그리고 단호하게 대처하라. 계획한 나들이를 같이 가야 할지 말아야 할지 망설이는 가장이 있었다. 그가 계속 날씨가 좋지 않을 거라는 둥 진드기한테 물릴지도 모른다는 둥 온갖 걱정을 늘어놓으면서 모든 식구를 혼란에 빠뜨리자, 마침내 그의 아내가 단호하게 결정했다. "같이 가든 말든 마음대로 하세요. 우리는 지금 갈 거예요. 냉장고 안에 소시지가 몇 개 남아 있을 거예요. 우리는 저녁 때나 돌아올 거예요."
 
- 쉴 새 없이 말을 쏟아내는 수다쟁이


말이 통 없는 사람도 문제지만, 너무 많은 사람도 문제다. 이런 사람들을 그 자리에서 무시하거나 차갑게 대할 것까지는 없지만, 끝없는 수다를 참고 듣는 것보다 몸으로 거리를 두어서라도 표현해야 한다. 자신도 말할 게 있다는 것을 나타내는 손짓이나, 더는 못 참겠다는 뜻을 나타내는 몸짓을 보내는 것이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떠들어대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그와 같은 신호를 지나쳐 버리기 쉬우므로, 그럴 때는 말로 하는 수밖에 없다. 아무리 지껄이기 좋아하는 사람이라도 한 번쯤 숨을 돌려야 한다. 그러므로 쥐구멍 앞에서 지키고 있는 고양이처럼 기다렸다가 기회를 잡아 이렇게 말하라. "짧게 물어볼 게 있는데." "내가 제대로 알아들었는지 모르겠는데." "내 말 좀 들어볼래?" "이제 그만 이야기를 끝내는 게 좋겠는데." 경계선을 긋거나 물러갈 때 좋은 인상을 주고 싶으면 이처럼 시간적인 멈춤 표지판을 내보이는 게 중요하다.

 

의식적으로 침묵할 수도 있다. 상대방이 어떤 이야기로 대화의 공백을 메우려고 잠깐 휴식을 취하는 바로 그 순간에 이야기를 멈추고 침묵하도록 이끌면 작은 기적이 일어난다. 한 여성은 침묵의 시간이 오자 갑자기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내가 또 설사하듯 쏟아냈다 봐요!" 또 한 여성은 "아, 내가 또 말이 너무 많았죠?" 하고 겸연쩍어 했다. 기다리는 걸 참기 어렵다면, 속으로 귀를 닫고 음악을 흥얼거리거나 애국가를 불러도 된다. 하지만 도저히 기다리기 어려우면 말을 그치게 하라. "우린 지금까지 오랫동안 네 식욕과 소화에 대해 이야기했어. 이제 그 이야기는 그만 하자. 아이들은 어떻게 지내?" 하는 식으로 지루한 주제를 중간에 끊어 버려라. 한도 끝도 없는 이야기를 듣고 있기엔 삶이 너무 짧지 않은가.

 

 

(옮겨온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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