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5년 기술` 담긴 32억 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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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현지시간) 제네바에서 공개된 파텍필립의 175주년 기념시계 `그랜드마스터 차임`. 양면으로 된 시계 페이스가 특징이다, 한쪽은 시계 보는 기능을, 다른 한쪽은 캘린더 기능을 다.

시계의 전설이 또 하나 탄생했다. 지난 13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선 4대째 가족경영을 이어오고 있는 최고의 `워치메이커` 파텍필립이 올해 175주년을 기념해 만든 `그랜드마스터 차임(Grandmaster Chime)`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8년의 개발기간이 소요된 이 시계에는 태엽 시계의 최고 기술로 꼽히는 미닛 리피터(특정 시간과 분을 소리로 알려줌), 1366개 부품이 들어간 무브먼트(시계 핵심동력장치) 등을 비롯해 고난도 기술이 무려 20개가 탑재됐다.

최고의 기술력을 입증하듯 특허도 6개나 획득했다. 고난도 기능 하나만 들어가도 가격이 수천만 원에서 억대까지 올라가는 점을 감안하면 이 시계가 얼마나 복잡하고 정교하면서 비싼 시계인지 가늠할 수 있다.

파텍필립의 4대손이자 현 최고경영자인 티에리 스턴은 "창립 150주년에 기술력이 집약된 `칼리버 89` 무브먼트가 탑재된 회중시계를 선보인 지 25년 만에 획기적인 손목시계를 선보이게 됐다"면서 "이번 그랜드마스터 차임은 오랜 시간 숙련된 엔지니어, 시계제작자, 디자이너들이 6만시간 동안 부품을 개발ㆍ생산했으며, 최고의 조립전문가가 완성시킨 금액적 가치를 따질 수 없는 마스터피스"라고 말했다.

`그랜드마스터 차임`의 특징은 양면(two-face) 시계라는 점이다. 직경 47㎜ㆍ18K 로즈골드로 된 테두리에 싸인 눈부신 흰색 다이얼에는 `175주년` 표시가 새겨져 있다. 일반적인 기능의 다이얼이다.

 

이때 시계와 스트랩(줄)을 연결하는 러그 부분을 양쪽으로 당기면 다이얼이 한 바뀌 돌면서 뒷면이 나타난다. 그곳에 달(month)과 주(week), 일(day)을 표시하는 캘린더 기능의 또 다른 시계가 있다.

기술적으로 두드러진 도약은 `그랜드 소네리(Grande Sonnerie)`와 `피티 소네리(Petit Sonnerie)라는 고도로 정교한 컴플리케이션 기능을 탑재했다는 것이다. 통상 시간에 맞춰 종소리를 내는 미닛 리피터에 2개의 공과 2개의 해머가 들어 있는 데 반해 이 시계에는 3개의 공과 3개의 해머가 들어 있다. 시간을 맞춰놓으면 시계가 스스로 알아서 시ㆍ분ㆍ초를 소리로 알린다.

`지금까지 나온 시계 중 가장 정교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그랜드마스터 차임`은 총 7개가 만들어졌다.

1개는 제네바의 파텍필립 시계박물관에 소장되고, 나머지 6개가 시중에 판매용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가격은 250만 스위스프랑으로 책정됐다. 이 제품이 국내에 들어올 경우 환율과 세금을 감안하면 약 32억원이다.  파텍필립은 이외에도 `점핑 아워`(시계판 아라비아숫자가 점핑하듯 움직이는 기술)시계와 `멀티 스케일 크로노그래프`, 그리고 정교한 에나멜 인그레이빙 기법의 진귀한 시계 한정판을 공개했다.

 

한편 파텍필립은 전 세계를 통해 연간 4만5000개 한정 생산하며, 국내에는 롯데본점과 갤러리아백화점 내 매장이 있다.

 

[제네바 = 김지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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