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전 연 5세 천재화가 김민찬군

지난 10월 29일 경기도 마을기업에서 운영하는 '갤러리 울'에서 5세 천재화가 김민찬군의 첫 번째 개인전이 열렸다. '바람붓으로 담은 세상'이란 주제로 열리는 이번 전시는 이달 17일까지 무료로 관람 가능하다. 다섯 살짜리 아이가 개인전을 연다고? 궁금한 마음에 갤러리 울을 찾았다. 전시장 안에는 김군의 작품 활동을 담은 동영상이 방영되고 있었다. '다섯 살 꼬마가 어떻게 이렇게 수준 높은 그림을 그려? 부모가 도와주었겠지!' 하고 의심의 눈총을 보내는 사람들의 편견을 깨기 위해 영상을 준비했단다.

김군은 선천성 약시로 두꺼운 안경을 쓴다. 안경 너머로 보이는 유난히 큰 눈이 인상적이었다. 김군은 다섯 살짜리 여느 아이들처럼 갤러리 안의 복도를 깔깔거리며 뛰어다니다가 불현듯 "얼마 전에 그리다 만 그림이 아파한다"며 100호(130×160㎝) 사이즈의 큰 캔버스 앞에 앉았다. 그러고는 겉옷을 벗고 내복 차림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갤러리 관계자와 작품 감상을 위해 온 모든 사람들이 김군을 신기한 눈으로 바라봤다. 하종구 갤러리 울 대표는 "세상에는 동물이나 나무와 의사소통이 가능한 사람이 있다"며 "김군은 그림도 생명으로 보고 본인이 완성하지 못한 것에 대해 안타까워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김군은 꽃과 금붕어를 보며 대화하고 소통하는데, 이를 그림으로 표현한다"며 "김군이 우주와 소통하는 세계를 어른의 시각으론 알 수 없지만, 김군의 부모님과 저는 김군의 그림을 공감해주고 지켜봐주는 것이 전부"라고 덧붙였다.


	김민찬(위)군과 그의 작품 ‘마음에 붓으로 그렸어요’.
김민찬(위)군과 그의 작품 ‘마음에 붓으로 그렸어요’. / 갤러리 울 제공

김군은 생후 20개월부터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김군의 어머니 김연수(37·일산동구 식사동)씨는 "생후 20개월쯤 베란다에서 빗소리를 듣다가 그림을 그리고 싶다고 해서 도화지와 물감을 꺼내준 것이 시발점이었다"고 말했다. 김군은 따로 미술교육을 받은 적이 없다. 부모 모두 미술과는 관계없는 일에 종사하고 김군이 그림을 그리고 싶다고 할 때 그릴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준 것이 전부란다. 김연수씨는 "가족끼리 바깥나들이를 자주 하는 편이고, 산책을 하다가도 주변에 있는 옥수수수염이나 나뭇가지 등을 이용해 그림을 그리겠다고 하면 귀찮아하지 않고 할 수 있게 도움을 주었을 뿐"이라고 전했다.

김군의 표현력과 기법은 기발하다. 물감을 뿌리거나 손가락으로 문지르기도 하며 아빠의 구둣솔을 사용하기도 한다. 그림을 그리는 속도도 놀랍다. 기성작가의 경우 한 달 정도 걸리는 100호 사이즈 그림을 2~3일이면 완성하고, 일반 스케치북 사이즈의 도화지는 하루에도 2~3점을 그린다. 아이가 남다르다고 느낀 김연수씨는 미술 영재교육을 위해 많은 갤러리의 문을 두드렸지만 거절당하기 일쑤였다고. 그러다 지난해 10월 알파색채 주관 '청년작가미술공모대전'에서 김군의 작품이 입상을 하며 영재교육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던 하종구 대표를 만났다. 이 인연으로 이번에 첫 개인전까지 열게 됐다. 이번 갤러리 울에서 전시되는 작품은 최근 1년 동안 그린 작품 50여 점이다. 전시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갤러리 울 홈페이지(gallerywul.com) 참조. 전시 문의 (031)922-7797

글·사진 윤선애 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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