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 비 내리는 푸른 행성 발견

 지구에서 63광년 거리에 있는 외부 행성이 푸른 색을 띤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푸른 빛을 산란하는 유리(규산염) 비가 쏟아지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사이언스 데일리와 BBC 뉴스가 11일 보도했다.

영국 엑시터 대학 과학자들은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외부 행성군에 속하는 HD 189733b를 지난 2005년 발견해 면밀히 관찰해 왔으며

허블 우주망원경의 분광사진기를 이용해 마침내 외부 행성으로서는 처음으로 색깔을 밝혀냈다고 천체물리학 저널에 발표했다.

 

<오렌지색 별 주위를 도는 행성 HD 189733b의 개념도. 지구에서 불과 63광년 거리에 있어

지구의 밤하늘에 보이는 많은 별들이 나타난다. 태양과 가장 가까운 별 알파A, ESA>

연구진은 이 거대한 가스 행성의 1천℃나 되는 뜨거운 대기 중에서 녹은 규산염 입자가 비가 돼

시속 7천㎞의 맹렬한 속도로 옆으로 쏟아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 행성의 대기는 아지랑이와 폭발적인 증발 현상이 일어나는 등 극적으로 바뀌며 높이 떠 있는 규산염 구름으로부터

마치 용접기에서 나오는 푸른 불꽃 같은 유리 입자 비가 쏟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이 행성이 가시광선으로 어떻게 보일지,

즉 실제 사람의 눈에 어떻게 보이는지 알아내기 위해 표면 `알베도'(반사계수)를 측정했다.

 

관찰 결과 이 행성이 중심별 뒤를 지나갈 때 전체의 빛이 약간 줄어들고

스펙트럼의 푸른색 영역에서 밝기가 정도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우주에서 지구가 푸르게 보이는 것은 바다가 붉은 색과 녹색 파장을 푸른 색보다 강하게 흡수해 푸른 색을 반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HD 189733b의 푸른 색은 이와 달리 푸른 빛을 산란시키는 규산염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 행성은 목성과 같은 우리 태양계의 가스 행성들과 크기가 비슷하지만

중심별과 거리가 매우 가까워 조석(潮汐)고정돼 있기 때문에 한 면은 항상 별을 향하고 다른 면은 항상 어두운 상태이다.

 

youngn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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