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은 어떻게 해서 66권이 된걸까?

 

정경이란 하나님의 영감으로 이루어지고 신자의 신앙과 생활의 유일하고 절대적 규범이 되는 규범적 성경 목록을 가리킨다.

 

정경의 형성과정
 

Ⅰ. 정경의 정의


성경은 어느 한 저자가 장문의 단일한 책을 쓰는 식으로 기록된 것이 아니다. 성경은 문학장르를 달리하는 66권의 책으로 된 일종의 전집물이다. 더욱이 각기 개성, 교육정도, 시대, 공간적 배경을 달리하는 약 40명의 저자들이 성경이라는 전집물을 만들려는 의사가 전혀 없이 각각 기록한 것이다. 그러나 이는 표면적인 현상일 뿐이고 기실은 하나님이 그 배후에서 성경 모든 내용의 주체가 되시고 성경기록 과정에서도 영감으로 간섭하셨다.

따라서 성경 66권의 직접적인 저자는 모두 다 하나님 한 분이신 것이다. 그리하여 성경은 형식적으로는 66권이지만 내용적으로는 1권의 책인 셈이다.

그러면 자연히 다음과 같은 문제가 제기된다.
왜 그 많고 많은 문서 중에서 굳이 66권만 성경인가 하는 의문이 그것이다. 보다 세부적으로 물으면, 66권 각 권은 어떤 기준에 의해서 성경임이 증명될 수 있는가? 그 기준 자체는 정당한가? 하는 의문이 가능하다. 이상의 문제와 관련된 연구가 정경론이다.

정경(Canon)에 해당하는 원어는 카논(χανων)이다.

카논은 원래 갈대, 긴 나무가지라는 뜻이다. 정확한 자(尺), 즉 길이를 재는 도구가 없었던 고대에는 이런 것들을 자의 대용품으로 삼았었다. 그리하여 카논은 결국 어떤 것을 재는 기준, 척도라는 뜻을 가지게 되었다. 따라서 기독교는 성경이 성도의 인식과 행위의 척도가 된다는 측면에서 그 영감성과 계시성이 인정된 성경을 정경 곧 카논이라고 부른다.

또 66권만을 정경이라고 부를 수 있는 근거—정경의 기준을 연구하고 정경의 기록및 수립—즉 정경의 형성과 전승 과정을 밝혀 정경으로서 성경의 절대적 권위를 확립하고자 하는 연구를 정경론이라 부르는 것이다.

Ⅱ. 정경의 기준

유독 66권의 성경만이 정경으로 인정되는 근거 또는 기준은 무엇인가?
이 물음에 대하여 답을 하는 방식은 객관적으로 확실성을 줄 수 있는 속성들이 성경 66권에 내재하여 있음을 확인하는 길이 최선일 것이다. 또 실제로 성경 66권은 모두 다 다음과 같은 기준에 의하여 그 정경성이 인정된 책들이다. 그러면 성경에만 고유한 것으로서 정경 인정의 기준으로 사용된 기본 속성들을 요약해 보면 다음과 같다.

① 영감성 : 본문 전체가 하나님의 계시로서 일점 일획도 틀림없이 영감으로 기록된 사실, 즉 그 내용의 신적 기원이 인정될 수 있어야 한다.
② 목적성 : 말씀의 내용 자체와 그 기록이 인간 구원을 위한 하나님의 뜻을 전달하는데 기본 목적이 있어야 한다.
③ 신뢰성 : 하나님의 영감을 받고 쓴 인간 저자의 신실성이 입증되어야 한다. 저자의 하나님에 대한 진실성과 성경의 기록자로서 하나님께서 흔연히 인정하셨는가의 의문에 관한 문제이다. 구약의 경우 하나님의 소명과 기름 부음, 신약의 경우 사도성이 바로 이에 속한다.
④ 보편성 : 본문의 내적 속성에 근거하여 구체적으로 어느 한 책이 정경성을 갖고 있다는 교회의 보편적 확증이 요구된다.
⑤ 보존성 : 성경 원본의 권위에 근거하여 그 본문이 신적 간섭에 의하여 훼손됨 없이 전달되어졌는가 하는 보존과정의 완전성이 요구된다.

한편 우리는 성경 66권 자체는 교회가 그것을 확증 공포하기 이전에도 정경이었음을 명심해야 한다.
왜냐하면 교회의 인증이란 결국 성경의 내적 속성에 대한 외적 인정에 불과한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성경 66권이 완전히 수집 공인되기까지에는 일부 책들에 대하여 논란이 있었으나 이는 인간 교회가 임의로 정경이냐 아니냐를 정하는 과정이 아니었고, 오히려 분명한 내적 속성을 공고히 확증하기 위한 작업 과정에 불과하였다. 즉 성경은 교회가 이를 정경으로 인정해서 정경인 것이 아니라 그 자체가 이미 하나님의 섭리에 의하여 기록되었고 또 하나님께서 이 사실을 인간이 발견, 순복하도록 섭리하셔서 정경으로 있게 되었던 것이다.

Ⅲ. 정경의 형성, 기록과 수집의 전과정

물론 정경 곧 성경 66권은 첫 책이 기록됨으로 시작하여 마지막 책이 기록됨으로써 종결되었다. 그러나 정경의 형성이란 기록의 종결 이상을 뜻하는 것이다.

① 성령의 영감으로 하나님의 계시를 기록한 인간 저자의 집필.
② 그 기록에 대한 정경 확립 이전 시대 성도들의 평가.
③ 공의회를 통한 교회의 공식적 인정과 선포.

이상의 전과정, 즉 기록과 수집 및 공인의 전과정을 정경의 형성이라고 표현하는 것이다.
실제에 있어서 성경 각 권이 기록 완료된 시기와 정경으로 공인된 시점 사이에는 상당한 시간적 격차가 있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한편 교회사를 돌이켜 볼 때 우리는 정경이 수집되게 된 직접적인 동기가 숱한 외경과 위경의 등장, 심지어는 기독교 사상과 이단 사설을 교묘히 접합시킨 이단 서적의 등장으로 인하여 변증적 차원에서 참 하나님의 말씀의 범위를 구분할 필요성이 발생하였기 때문이라는 사실도 참고할 필요가 있다.

1. 구약 정경의 형성

일단 공식적으로 현재의 구약 39권만 정경으로 밝힌 최초의 경우는 A.D. 90년경의 얌니아 랍비 회의이다. 그러나 이미 그 이전에 예수님께서 구약 전체를 지칭하면서 ‘아벨에서부터 사가랴까지’라는 말씀(눅11:51)을 주신 것은 A.D.90년 이전에도 이미 구약 정경의 범위에 대한 확증이 있었다는 결정적 암시가 된다. 왜냐하면 아벨의 기사는 창세기에 있고, 사가랴의 기사는 역대하에 있는데 히브리 구양 분류 방식상 창세기는 그 첫권이고 역대하는 마지막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눅11:51의 표현은 결국 구약 전체의 범위가 이미 확증되어 있었음을 암시하는 증거로 채택되는 것이다. 그리하여 정통주의 신학자들은 성경의 기록과 이스라엘 역사의 정황을 면밀히 검토한 후에 구약 정경의 형성 시기를 포로 이후 시대인 B.C.440년경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시기는 포로 귀환시대로서 느헤미야의 행정, 외교적 영도와 에스라의 종교적 지도 아래 언약 백성으로서의 이스라엘의 지위가 회복되던 시기이다. 이런 시대적 상황하에서 학사 에스라와 당시의 장로 회의에 의하여 구약 정경의 범위가 확정되었을 가능성이 가장 높다.  사실 에스라 이후 시대, 즉 소위 중간사 시대에는 상당히 풍부한 역사적 기록이 남아 있음에도 이스라엘 민족의 종교적 특성상 민족적 대사건이 분명한 정경 확립에 대한 기사가 전혀 없고, 이미 정경의 범위가 확정된 상태임을 암시하는 기사만이 있는 사실도 이러한 사실을 반증한다.

한편 히브리인들의 전통적인 삼 단계 구약 분류 방식, 즉 율법(토라), 예언서(네빔), 성문서(케투빔) 이상 세 분류 방식의 순서가 정경 형성의 순서를 반영한다고 고등비평 학자들은 주장한다. 율법은 B.C.400년, 예언서는 B.C.300 ~200년, 성문서는 B.C.165 ~ 100년경 각각 수집과 편집이 끝나 정경으로 인정되었다는 소위 단계별 형성 이론이 그것이다.

그러나 이는 신빙성이 없다. 만약 고등비평학자들의 가설이 사실이라면 히브리인의 구약 분류 방식은 구약 정경에 관한 한 거의 철칙처럼 여겨져야 마땅하나 구약의 가장 중요한 역본인 70인역 조차 정경의 범위에서는 일치하지만 분류 방식은 이를 따르지 않고 있다.

2. 신약 정경의 형성

구약이 B.C.1400년경 모세 오경의 기록을 시작으로 B.C.400년 경의 소선지서, 에스라, 느헤미야 등의 기록에 이르기까지 약 1000년의 시대차가 있는 반면, 신약은 27권 모두가 A.D. 50 ~ 100년 사이 즉 50년 상간에 기록된 것이다. 그러나 정확히 신약 27권을 공식적 정경으로 인정한 것은 대략 300년이 지난 A.D.397년 칼타고 공회였다.

신약 27권은 기록 이후 교회의 중요한 이론과 실천의 기준으로서 존중되었다.
초대 교부들의 각종 기록과 교회와 관련된 각종 역사 문헌을 보면 신약 성경 27권이 상당히 광범위하게 처음부터 다른 일반 문헌들 보다 높게 인정되었음을 알 수 있다. 그렇기는 하지만 지역과 개인에 따라 어떤 책은 보다 더 존중되고 또 어떤 책은 그 정경성을 의심 받기도 하였다.

그리하여 정확한 정경의 지침이 있기 전까지는 오리겐 또는 유세비우스 등 영향력 있는 교부들의 분류방식이 매우 널리 유포되었었다. 이들 두 교부는 교회에 널리 전해오는 문서를 ‘호모루구메나’(Homolo-goumena : 고역된 또는 인정된 책들)와 ‘안티레고메나’(Antilegomena :이의가 있는, 논쟁중인 책들)로 크게 나누었다.
개인차가 있지만 대략적으로 보면 ‘호모로구메나’에는 사복음서, 바울서신, 베드로전서, 요한일서, 사도행전, 요한계시록 등이 포함되었고, ‘안티레고메나’에는 히브리서, 베드로후서, 야고보서, 요한이.삼서 그리고 신약 외경 등이 포함 되었다.

한편 일부 교부들은 이 ‘안티레고메나’를 다시 구분하여 다만 그 정경성에 논란이 있다는 점에서 그냥 ‘안티레고메나’와 전혀 그 정경성이 성립되지 않는다는 의미에서 ‘노다’(Noda : 널리 알려졌으나 인정될 수 없는)로 보다 세분하였다. 그리하여 전자에는 히브리, 야고보, 베드로 후서 등이 분류되었는데, 이 책들은 지금은 신약 정경이지만 당시에는 논쟁의 대상 되곤 했던 책이다. 반면 ‘노다’에는 각종 신약 외경 문서들이 분류되었다.

이것은 일부 논쟁 대상이 된 책 들중 일부가 그 정경성에 있어서는 근본적으로 외경이나 그밖의 문서들과는 본질적 차이가 있었음을 초대 교회가 처음부터 인정.인지하고 있었음을 암시하는 사실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대략적 구분만으로는 말시온(A.D.140년경) 등의 노스틱주의자들을 대표로 하는 이단주의자들과의 대외적 논쟁에서는 물론 대내적으로도 전교회의 통일성에 완전을 기할 수가 없었다.


그리하여 A.D.4세기 중엽부터 정경 확립의 중요성을 깨달은 동서 교회는 A.D.363년 라오디게아 종교 회의, A.D.393년의 히포 종교 회의 등 주요한 종교 회의를 거쳐 마침내 A.D. 397년 칼타고 종교 회의에서 현재와 같은 신약 27권의 정경을 확립하기에 이르렀다.

 

(옮겨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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