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가 중 3대 못 생긴 사람들

 

생김새가 창작의 원천이었던 예술가도 꽤 있을 터이다. 한때 일본 사람들이 주로 써대는 음악의 뒷얘기 투의 책을 즐겨 읽었는데 거기 적힌 음악사 3대 추남이 떠오른다.

3대 추남은 뜻밖에도 우리에게 아주 익숙한 이름으로 모차르트, 베토벤, 슈베르트라는 것이다.

위인전이나 중학교 음악수업 시간에 본 세 사람의 초상화는 그리 못생기지 않았는데 사실인즉 그 초상들이 요즘 말로 하면 죄다 당대 화가들의 “뽀샵질”이라고.

모차르트는 못생겼다기보다 아주 이상하고 기괴한 외모였다고 한다.

무척이나 왜소하고 볼품없이 마른 몸매에 비해 턱없이 크고 불균형한 두상을 가졌는데 그 예민하고 변덕스럽고 철없이 까불고 종종 대책 없이 거만해지는 성격이 생김새에서 나왔을 것이라는 추정이다. 피아노 협주곡 21번 2악장 ‘엘비라 마디간’의 평온함과 귀족 놀려먹기의 극치를 달리는 오페라들의 변덕스러운 악구들을 대조해 생각하면 능히 유추가 된다.

베토벤의 험상궂은 얼굴에 대해서는 증언이 넘쳐난다. 심지어 쳐다보기가 끔찍했다는 기록도 있다.

하지만 정작 베토벤의 대인 기피증을 유발한 것은 얼굴이 아니라 본인도 자각하고 있던 겨드랑이 냄새였다. 이른바 ‘암내’라고 부르는 그 지독한 향훈을 견딜 수 없어 멀리멀리 달아나는 여인들의 뒷모습을 씁쓸히 쳐다보며 32곡의 피아노 소나타들이 씌어졌으리라.

하지만 생김새로 인한 청춘 쪽박론의 종결자는 역시 슈베르트다.

신장 152센티미터. 임신부처럼 튀어나온 똥배, 피에로처럼 생긴 얼굴. 게다가 취직 한번 못해본 평생 빈대. 아, 무엇보다 다변 다식의 까불이였다. 유별나게 많이 먹고 많이 떠드는 것도 우울증의 한 증세라는데 틀림없다. 사후에 밝혀진 슈베르트의 일기장에는 자학의, 전혀 명랑하지 않은 언사들이 넘쳐난다. 슈베르티아데라고 부르던 동호회가 있을 정도로 친구들과 가까웠던 슈베르트였지만 못 생겨서 죄송하고 그래서 연애 한번 못 해본 인생은 남몰래 속앓이를 하며 사창가를 찾았던 것이다. 매독 걸린 슈베르트는 ‘겨울 나그네’를 완성하고 1년 후에 죽었다.

(웹사이트에서 옮겨온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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