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륜아의 가족역동의 이해
                                             
김 용태  Ph.D. in Family Therapy       
횃불트리니티 신학대학원 대학교          

  "패륜아"라는 단어가 이미 생소하게 들리지 않는다는 것은 현재 우리의 사회 현실을 잘 반영해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효를 근본으로 하던 유교사상의 후퇴와 서구의 개인주의의 득세는 이러한 우리의 현실을 더욱 부채질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패륜아에 대한 이해를 이러한 사회 문화적 요인으로만 이해하려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패륜아를 만들 수밖에 없었던 가족의 역동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은 패륜아의 행동을 이해하는 데 있어서 결정적이다라고 생각되어진다.  

왜냐하면 인간의 행동은 가족이라는 현실의 맥락이 없이는 제대로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떠한 가족의 역동이 패륜적인 행동을 만들어 내는 것인가?  이 질문은 패륜아의 행동을 이해하는 데 있어서 반드시 필요한 질문이라고 생각되어진다.  가족역동의 여러 요인들이 패륜적 행동을 만들어 내는데 있어서 기여를 할 것으로 보여진다.  이 글의 목적은 그러한 가족역동의 요인들은 무엇이며, 그 요인들이 어떤 체계적인 과정을 통해서 패륜적 행동에 기여를 하고 있는가를 보이고자 하는 것이다.  패륜적 행동에 대한 이해는 단지 패륜아의 심리적 세계로만 보려는 것이 아니라, 어떤 체계적인 가족역동을 수반하느냐 하는 것이다.  즉 패륜적 행동을 개인적인 행동으로만이 아니라 체계적인 행동으로 이해를 하고자 하는 것이 이 글의 목적인 것이다.  


  이런 목적을 가지고, 먼저 어떤 가족역동의 요인들이 패륜적 행동에 기여를 하는가 하는 측면이 논의될 것이다.  이들은 각각의 요인들로써 어떻게 패륜행위에 관련이 있는가 하는 점이 논의될 것이다.  둘째로 패륜행동, 특히 부모 살해, 이 어떠한 특성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서 기술될 것이다. 그러한  특성들이 어떻게  가족 역동의 요인들의 요인들에 의해서 체계적으로 관련이 되어 있는 지에 대해서 논의되어질 것이다.  패륜아 개인의 심리적인 특성들은 이런 체계적인 설명 중간 중간에 논의될 것이다.    

1.  가족역동의 요인들
           
1.1 의존적 관계 (Codependent Relationship)
 패륜아 가족관계 중 하나의 특징은 서로 의존적 관계(Codependent Relationship)를 들 수 있다.  의존적 관계가 서로 상보적일 때 그 관계는 오히려 서로를 돕는 관계일 수 있다.  상보적 관계(Complementary Relationship)란 서로의 차이를 극대화하는 관계이다 (Watzlawick, Bavelas, and Jackson, 1967, p. 69).  즉, 한 사람은 힘을 가진 권위적인 위치에 또 다른 한 사람은 힘이 없는 열등한 위치에 있는 것을 의미한다.  상보적 관계란 서로의 위치를 가지면서 서로 톱니가 물리는 듯한 관계를 갖는 것이 그 중요한 특징이다.  어느 한쪽이 다른 한 쪽에게 의존적 관계를 강요하기보다도 서로 그 위치들에 맞도록 행동하는 관계를 상보적 관계라 부른다.


  그러나 상보적 관계는 그 관계가 병리적일 때 서로 의존적 관계 (Codependent Relationship)로 변화되곤 한다.  서로의 관계 역할에만 고착되고, 다른 역할에 대한 전이가 허용되지 않을 때, 서로는 그 고정된 관계에 매이게된다.  일단 그 고정된 관계에 얽매이게 되면 서로의 행동은 자유롭지 못하게 된다.  서로 의존적 관계는 서로 친밀한 관계가 되면 오히려 불안해지며 왜곡된 경계선(Distorted Boundary)을 갖게 된다 (Heide, 1992, p. 47). 그들의 친밀한 관계는 서로 뒤엉켜 있어서 감정적인 독립을 유지하기 매우 힘들게 된다.  어느 한쪽이 감정적 독립을 하려고 하면 불안한 감정에 휩싸이게 되어서 심리적으로 위협을 받게 되므로 상대방이 독립하려는 노력을 좌절시키게 된다.  


  아동이 이러한 서로 의존적인 관계에 묶이게되면, 아동의 심리적 발달은 많은 저해를 받게된다.  아동의 분리와 독립에 대한 요구는 발달 단계에 따라서 점점 더 커지게 된다.  아동의 분리와 독립에 대한 요구는 곧 서로 의존적 관계에 있는 부모에게 불안을 조장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  이는 곧 부모로 하여금 버려진 느낌을 갖게 하므로 부모는 자녀가 부모에게 효도를 하지 않는다는 비난을 하게된다.  

 

열등한 위치에 있는 자녀는 그러한 부모의 비난을 이겨낼 수 있는 심리적인 힘이 약하므로 결국 서로 의존적인 관계에 매이게 된다.  이런 의존적인 관계에서 어린아이는 자신의 분노나 슬픔 등의 감정들을 표현하는 것이 허용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이러한 감정들의 표현을 부모들은 불효로 해석을 하게된다. 어린아이들은 일차 구속(One Bind)에 빠지게 된다.  이런 어린아이들은 많은 심리적인  문제를 안게 된다.  주요 심리적인 문제들은 다음과 같다: 우울증, 과다 감시(Hypervigilence), 충동, 불안, 약물남용, 반복된 신체적 성적 학대, 과도한 의존, 감정의 과다 억제, 신체적 질병의 호소 (Heider, 1992, pp. 47-48).  Heide는 부모 살해 아동의 연구에서 서로 의존적인 관계는 아동에 의한 부모살해의 하나의 가족적 요인이라고 보고하고 있다 (1992).                              

2. 가족 폭력 (Family Violence)                               
  여러 형태의 가족폭력은 아동의 부모살해의 직접적 요인이 되고 있다 (Heide, 1992).  가족폭력의 형태는 크게 네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신체 폭력, 감정 폭력, 무시 폭력,  성 폭력 등이 바로 그 네 가지 형태들이다.  Heide는 이 네 가지 형태의 가족폭력과 부모살해와의  관계를 설명하고 있다 (1992, pp. 19-32).  김혜숙도 가족의 구조 요인과 패륜적 행동과의 관계를 설명하면서 물리적 폭력을 휘두르는 폭군이 패륜적 행위에 의해서 희생되는 현상에 대해서 힘의 불균형의 입장에서 설명하고 있다 (1995, p. 9).  


  과다한 가족폭력이 아동에게 가하여졌을 경우 충격 후 스트레스 (Posttraumatic Stress)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Anderson, 1993).  아동은 충격 후 스트레스로 인해서 많은 심리적, 행동적 문제를 나타낼 수 있다.  어른들이 충격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을 때 언어를 통해서 그 감정을 표현하는 것과는 달리 아동들은 반복적인 행동화된 패턴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이런 아동들은 자아 존중감을 세우기 위한 환상(Fantasy)적 노력은 계속해서 벽에 부딪치게 된다.  가족폭력이 일어나고 몇 일 동안 그 폭력으로 인한 심리적인 손상들을 잊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한다.  그러나 그 노력은 다음 번 가족 폭력으로 인해서 곧 수포로 돌아가게 된다.  또다시 그 폭력을 잊으려는 노력은 계속되고 그 노력은 그 다음 폭력으로 인해서 다시 수포로 돌아가게 된다.  계속된 폭력은 이러한 아동의 노력마저도 포기하게 만들며, 결국 아동은 심각한 심리적 증상들을 보이게 된다.  


  심각한 심리적 증상들은 내면화된 행동들과 외면화된 행동들로 구분해 볼 수 있다 (Anderson, 1993).  내면화된 행동들로는 우울과 회피, 자살에 대한 생각들과 표현들, 두려움들, 악몽및 잠 못 이룸 (Sleep Disturbance), 잠 회피 (Sleep Avoidance), 퇴행 현상, 신체적 질병 호소, 분리 (Dissociation), 빈약한 경계선들 (Poor Boundaries), 자기 손상 (Self Injury), 충동적 행동 (Compulsive behavior)등이 바로 그것들이다.  외면화된 행동들로서는 적대적 및 반대적 행동들 (Hostile and Oppositional Behaviors), 오줌싸기 (Enuresis), 공격성 (때리기, 차기, 깨물기), 기물파괴, 동물에게 잔학 행동, 약한 아이들 괴롭히기 등이 바로 그 행동들이다.


  가족폭력은 아동들에게 폭력이 정당화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준다.  심리적 증상들 중에서 공격성이나 잔학 행동, 기물 파괴 등이 그 구체적인 행동 표현들이다.  가족 내에서 폭력이 일어날 때 그 폭력적 행동은 교육적인 면에서 볼 때 모델링의 효과를 갖는다.  아동의 심리적인 세계 속에 가족의 폭력적인 행동은 복사되며, 그 복사된 행동은 아동으로 하여금 문제 해결의 하나의 방식으로 작용하게 된다.  즉 아동이 위협적인 상황에 처하게 될때, 폭력을 통해서 그 문제 상황을 해결하고자 한다.  부모살해는 아동이 이러한 심리적 위협을 해결하기 위한 현상으로 이해되어진다.      
         
3. 가족 투사 (Family Projection)와 희생양 (Scapegoat)
  패륜아 가족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가족역동 현상은 패륜을 하는 아동에 대해 부모의 기대가 너무 크다는 것이다.  패륜아의 부모는 패륜아로 하여금 부모가 원하는 대로 행동하기를 기대한다.  만일 아동이 부모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아동은 부모에 의해서 나쁜 존재로 인식되며, 아동은 부모에 의해서 벌을 받게된다.  아동 자신의 욕구들은 자연히 좌절되어서 충족되지 못하며 아동은 많은 심리적인 문제를 안게된다.  부모의 기대로 인해서 아동 자신의 욕구가 제대로 충족되지 못할 때, 아동의 정상적인 심리적 성장은 저해를 받게된다.  이러한 아동의 발달저해는 부모가 자신의 욕구를 아동에게 투사하여서 아동을 통해서 부모의 욕구를 충족시키므로 일어나게 된다. 즉 부모가 자신의 욕구를 아동에게 투사함을 통해서 부모는 아동의 욕구와 필요를 충족시키지 못하게 되는 결과를 초래한다.  


  투사의 현상은 분리(Splitting)의 현상에서부터 시작된다.  분리란 자아의 부정적인 측면으로부터 좋은 혹은 긍정적인 측면을 떼어내는 현상을 말한다 (Lee, 1986, p. 27).  분리의 현상에 의해서 부모는 자신들의 부정적인 자아상을 아동에게 투사하게 된다.  즉 부모 자신이 스스로 용납할 수 없는 자아의 부정적인 부분을 떼어내어서 아동에게 붙이는 현상 (Scharff & Scharff, 1991b, p. 57)이 발생된다.  이러한 부모의 투사는 아동을 나쁜 대상으로 만드는 결과 (Scharff & Scharff, 1991a, p. 51)를 초래한다.  


  아동이 부모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할 때마다 아동은 부모의 투사의 대상이 된다.  부모는 아동의 실패를 인정하고 받아들일 수 없게되며, 이로 인해서 아동을 나쁜 대상으로 전락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  부모는 실패라고 하는 부정적 자아상을 자신의 자아의 일부분으로 받아들일 수 없게 되므로, 그 실패의 부정적 이미지는 아동의 몫이 되곤 한다.  이 아동은 이러한 부모의 기대를 계속적으로 충족시키지 못하게 되며, 결국 이로 인해서 부모의 부정적 자아를 대표하는 대상이 되게 된다.  


  한편 부모에게는 그들의 긍정적 자아상을 유지시켜줄 수 있는 대상이 필요하다.  이 현상이 분리의 또 다른 측면이다.  부모는 또 다른 아동을 선정하여서 그 아동에게 자신들의 긍정적인 자아상을 투사하여서 그 아동은 항상 부모에게 좋은 아이가 된다.  부모는 그 아동이 항상 좋은 아이로 남아 있어야만 자신들의 긍정적인 자아상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부모는 그 좋은 아동을 내면화하여서 자신의 긍정적인 자아상으로 만들게 된다 (Scharff & Scharff, 1991a, p. 47).  이 현상을 내사(Introjection)라고 한다.    


  부모는 내사에 의해서 좋은 아동을, 투사에 의해서 나쁜 아동을 한 가족 내에서 갖게 되며 이들은 부모의 자아를 유지시켜 주는 체제(System)의 역할을 하게 된다.  한 아동은 부모에 의해서 계속적으로 칭찬을, 또 다른 아동은 부모에 의해서 계속적으로 벌과 질책을 받음으로써 그 가족의 체제는 계속 유지된다.  계속적으로 벌과 미움의 대상이 되는 아동은 그 가족에서 희생양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희생양의 아동은 많은 경우에 패륜적인 행동을 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  

 

만일 이 아동이 더 이상 그 희생양의 역할을 견디지 못하게 되면 그 가족의 체제를 무너뜨리는 행동을 하게된다.  그 가족의 체제를 무너뜨리는 행위의 양상은 여러 가지 모양으로 나타날 수 있다.  패륜적 행위는 그 체제를 무너뜨리는 하나의 방식으로 이해되어진다.  따라서 패륜적 행위는 아동의 공격적 행동의 표현이기보다는 오히려 그 아동의 자기 방어적 행동의 한 표현으로 보아야 한다.

4. 미분화 (Undifferentiation) 현상
  아동의 발달에 있어서 부모로부터의 심리적인 독립은 한 사람의 독립된 존재로 살아가기 위해서 필수적으로, 자연적으로 일어나는 과정이다.  이러한 심리적인 독립은 아동으로 하여금 자신의 판단 준거에 의해서 자유롭게 행동할 수 있게 해준다.  즉 아동이 원하면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를 지속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으면 그 관계를 중단할 수도 있게 된다.  이러한 아동의 선택은 결국 자신의 심리적 정체성에 근거를 두고 있으며, 그 심리적인 정체성으로 인해서 아동은 자기 자신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아동을 가리켜서 분화된(Differentiated) 사람이라고 한다.  


  아동이 생각의 체계(Thinking System)와 감정의 체계(Emotional System)를 분리시킬 수 있으며, 생각에 의한 행동과 감정적 반응을 구분하여 행동할 수 있고, 자신의 삶을 주의 깊게 생각해낸 삶의 원리와 목적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을 때,  그러한 아동은 분화의 기본적인 수준을 이루었다고 말한다 (Papero, 1990, p. 47).  이렇게 분화된 사람들은 위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관계를 형성하는데 있어서 감정적인 반응에 의존하지 않고, 생각에 의해서 원칙을 가지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관계의 형성은 합리적인 생각과 원칙을 가지고 이루어지기 때문에 서로에게 유익을 주게 된다.    

  그러나 아동이 미분화(Undifferentiated)되게 되면 합리적인 생각과 원칙에 의해서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아니라 불안(Anxiety)에 의해서 관계에 반응을 하게되는 것이다.  미분화된 아동은 관계를 자신의 생각과 원칙에 의해서 조절(Control) 하지 못하고, 그 관계에 얽매이게 된다.  즉 아동은 관계에 의해서 지배를 받는 삶을 살게된다.  미분화의 정도가 낮으면 낮을수록 아동은 더욱 관계에 매이게되며, 더욱 불안과 걱정은 높아지게 된다.  

 

이러한 아동은 부모의 어느 한 쪽과 미분화된 관계를 형성해야만 자신의 삶을 지탱해 나갈 수 있게 된다.  그러나 만일 그 부모의 어느 한 쪽에 의해서 버림을 받게되는 경우에 그 아동은 엄청난 감정적인 불안에 휩싸이게 된다.  이러한 감정적인 불안은 그 관계를 다시 회복하려는 수많은 노력을 기울이게되며, 그로 인해서 엄청난 심리적인 손상을 입게 된다.  이러한 심리적인 손상은 그 아동으로 하여금 복수심과 증오의 감정을 낳게 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패륜적 행위란 이러한 관계의 회복에서 실패한 미분화된 아동의 극단적인 감정적 행위로 이해해볼 수 있다.    

 

II. 패륜 행위의 특성과 가족역동의 체계적 이해

1. 패륜적 행위의 특성들
  Heide (1992)는 여러 연구를 비교하면서 극단적인 패륜행위의 특성들을 열거하였다 (pp. 40-41).  극단적인 패륜행위라 함은 부모살해의 경우를 말한다.  그녀는 그 특성들을 12가지로 요약하였는데 그 특성들은 다음과 같다: 가족 폭력의 형태 (부모의 자녀에 대한 잔인성 및 서로에 대한 잔인성), 다른 사람들로부터 도움을 얻는 데에 대한 실패,  가족의 상황으로부터 도피하는 노력의 실패 (자살 시도 및 생각, 가출), 다른 대안으로부터 고립,  가족 상황의 점차적 악화,  절망감의 증가와 함정에 빠진 느낌, 대처양식의 결여 및 통제 불능, 이전의 범죄 행위가 거의 없거나 전무,  총의 입수, 알콜 중독에 의한 살해 피해자, 어떤 경우에 있어서 해리(Dissociative)의 상태에 대한 증거,  피해자의 죽음을 가해자로부터 해방으로  인식/후회의 감정의 결여.  Heide의 연구 결과들의 비교를 통한 패륜적 행위의 특성들은 체계적인 이해를 제공해주지 못한다.  이런 특성들이 어떻게 체계적으로 이해될 수 있는지에 대해 살펴보기로 한다.    

2. 체계적인 이해
  미분화의 아동은 그 심리적인 불안과 걱정으로 인해서 관계를 떠날 수 없게되며 이로 인해서 미분화된 부모와 서로 의존적인 관계(Codependent Relationship)를  형성하게 된다.  이들은 안전감, 자기가치, 자신들의 자아 정체감을 찾기 위해서 서로간에 상대방의 인정을 구하게 되는 충동적인 행동들을 하게된다.  부모는 아동을 통해서 자신의 존재의 의미를 찾으려하기 때문에 그들의 기대와 바램을 아동을 통해서 이루고자 한다.  미분화된 부모는 자신의 아동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려우며, 아동들은 부모 자신의 투사의 대상이 된다.  부모들은 분리(Splitting)의 현상에 의해서 아동들을 좋은 대상과 나쁜 대상으로 나누게 된다.    그러한 좋은 대상과 나쁜 대상의 아동들은 부모의 좋은 자아(Good Self)와 나쁜 자아(Bad Self)의 투사이며 이러한 투사에 의해서 그 가족의 체제는 유지된다.  


  미분화의 아동은 부모의 이러한 투사의 대상이 되며 부모와의 서로 의존적 관계로 인해서 불안이 생기며, 화가 난다 할지라도 그 관계를 떠날 수 없게 된다.  이러한 관계의 특징은 모든 것이 합리적으로 이해되어지고,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감정적인 충동에 의해서 그들의 행위가 결정된다는 것이다.  폭력은 이러한 감정적 행위의 일종으로 이해되는 현상이며,  폭력에 의한 아동의 학대는 서로 의존적인 관계의 한 양상으로 이해되어져야 한다.  


  폭력에 의한 아동학대는 곧 아동으로 하여금 극단적인 좌절을 경험하게 한다.
아동은 그 생존 자체에 대한 위협과 두려움을 갖게 되며, 이로 인해서 아동은 그 서로 의존적인 관계에 절대적으로 매달리게 되며 이로 인해서 그 가족의 병리적인 관계의 체제는 계속해서 유지가 된다.  서로간의 갈등에 대한 대처기술의 부족과 대안의 결여는 계속적으로 그 병리적 체제가 유지되도록 한다.  반복된 폭력의 행사는 아동으로 하여금 계속적으로 심리적인 위협을 가져다준다.  왜냐하면 그로 인해서 심리적 안정감과 생존의 근거가 되는 그 관계가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다.  

 

계속된 심리적인 위협은 아동으로 하여금 생존의 위협을 느끼게 되며 계속적으로 절망의 상태에 이르게 한다.  결국 아동은 함정에 빠진 느낌을 갖게 되며 함정에서 빠져 나오기 위해서는 극단적인 대처방식에 의존할 수밖에 없어진다.  그 극단적인 대처방식은 곧 패륜 행위로 이해될 수 있으며, 패륜 행위는 지금까지의 서로 의존적인

관계(Codependent Relationship)의 체제를 무너뜨리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가족의 병리적인 체제를 무너뜨리는 도구로써 패륜행위가 사용되어지게 된다.      

Ⅲ. 결어
  패륜행위를 이해함에 있어서 이 글에서는 체계적인 설명을 시도하였다.  패륜적 행위란 체계적인 관점(Systemic Point of View)에서 볼 때 자기 방어적인 대처방식임으로 이해되어 진다. 부모살해의 극단적인 패륜행위란 아동이 가족체제 내에서 극단적인 좌절감, 분노, 복수심, 함정에 빠진 느낌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에 결국 가족의 체제를 붕괴시키는 행위로 이해볼 수 있는 것이다.  아동으로 하여금 이러한 극단적인 감정에 빠지기까지는 아동이 그렇게 밖에 될 수 없는 가족의 체제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가족의 역동 중에서 서로 의존적인 관계(Codependent Relationship)는 아동으로 하여금 자아정체감의 형성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가족의 투사는 아동이 가족 체제의 희생양이 되게 하는 요인으로, 가족의 폭력은 아동에게 생존에 대한 심리적인 위협으로, 아동으로 하여금 또 다른 폭력을 하게 하는 교육적인 동일시의 모델의 요인으로, 미분화는 아동으로 하여금 서로 의존적인 관계를 형성하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이러한 요인들이 각각 독립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기보다는 서로 체계적이며, 유기적인 연관성을 가지며 아동으로 하여금 극단적인 심리적 상태에 이르게 한다. 결국 이러한 극단적인 심리적 상태는 아동으로 하여금 그 가족체제를 붕괴시키지 아니하고는 견딜 수 없는 패륜적 행위를 하게 하는 것이다.


(http://cafe.daum.net/cgsbong)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