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는 달의 유일한 부모
`대충돌' 시나리오를 보여주는 컴퓨터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달은 지구와 `테이아'라는 가상의 천체가 부딪쳐 태어났다.
그러나 미국 시카고대학 과학자들은 지난 1970년대 아폴로 우주선이 달에서 가져온 암석 표본과 지구 및 운석의 티타늄 동위원소를 분석한 결과 달의 물질이 지구에서만 온 것으로 확인됐다고 네이처 지오사이언스지 최신호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두 천체가 부딪쳐 달이 태어났다면 달은 사람과 마찬가지로 양쪽 물질을 반반씩 갖고 있을 테지만 분석 결과 달은 지구와 성분이 똑같은 `지구만의 자식'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들이 티타늄을 시료로 선택한 것은 티타늄이 엄청난 고온에 노출될 때 증발해 기체가 되지 않고 고체나 녹은 상태가 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증발되지 않는 성질 때문에 티타늄은 지구와 합쳐지는 양과 달을 형성하는 양이 비슷하다.
티타늄은 또 태양이 태어나기 전에 일어난 무수히 많은 별 폭발 때 생긴 각기 다른 동위원소 흔적들을 갖고 있다.
이런 별 폭발 사건들은 미세한 차이가 있는 티타늄 동위원소를 성간우주로 날려 보낸다. 새로 형성된 태양계 안의 각기 다른 천체들이 충돌을 통해 각기 다른 방식으로 동위원소를 삼키고 나면 흔적을 남기는데 과학자들은 이를 통해 달의 구성물질 같은 물질이 어디서 왔는지 유추하는 것이다.
연구진은 "각각의 천체, 각각의 소행성들은 모두 DNA처럼 독특한 자기만의 동위원소 특징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구에 떨어진 소행성 부스러기인 운석에는 매우 다양한 티타늄 동위원소가 들어있는데 지구와 달 표본 분석 결과 달의 티타늄 동위원소는 지구의 것과 완전히 똑같은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이런 연구 결과에도 불구하고 달의 기원을 밝히는 일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른 대체 시나리오들 역시 모두 결함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학자들은 대충돌 시나리오에서도 티타늄이 기화해 지구를 돌다 물질 원반에 합쳐져 달이 됐을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경우 테이아의 티타늄 흔적이 모두 지워졌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두 천체 사이에 너무 많은 물질이 교환됐을 경우 물질 원반이 지구로 무너져 내렸을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 문제로 남아 있다.
오래전에 폐기된 가설이지만 대충돌 후 빠르게 회전하는 지구의 녹은 물질이 떨어져 나가 달이 됐을 것이라는 시나리오도 있었다.
세번째 시나리오는 지구가 티타늄이 전혀 없는 얼음 덩어리 천체와 충돌했을 가능성이다. 그러나 순수한 얼음만으로 이루어진 천체는 없다는 것이 학자들의 지적이다.
그런가 하면 테이아 역시 지구와 같은 성분으로 이루어졌을 가능성이 있다는 가설도 있다. 그러나 이 역시 지구가 수천만년 동안 태양계의 여러 방향에서 날아온 수많은 작은 천체들이 합쳐져 이루어졌다는 전제에는 어긋나는 것이다.
연구진은 "우리는 달이 어떤 물질로 어떻게 형성됐는지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아직도 40년 전에 가져온 달 표본을 놓고 숙제를 풀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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