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번제(Burnt offering)

 

이스라엘의 5대 제사 가운데 하나로, 상번제나 특별한 절기 때 가장 많이 사용하던 제사 양식이다. 번제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올라’는 연기가 제물로부터 하나님께 올라가는 것을 의미한다(삿 13:20 참고). 제물을 태워 드리는 제사는 번제 이외에도 있지만 ‘완전히’ 태워 드리는 제사는 이것밖에 없다. 번제가 희생 제물 전체를 하나님께 온전히 드린다는 의미에서 태우는 의식 자체는 이차적인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번제는 일반적으로 소제나 전제와 함께 드려졌다(출 29:38-46; 민 15:1-16). 그러나 가난한 자들이 산비둘기나 집비둘기를 드릴 때는 다른 제사를 첨부하여 드리라고 요구하지는 않았다.

번제는 버려질 더러운 부분을 제외하고는 희생 제물 전체를 모두 태워 드리는 특징을 가지고 있는데, 이는 ‘완전함 또는 온전함’을 의미한다. 죄와 관련된 경우에는 하나님의 완전한 진노와 관계되며, 죄와 관련이 없는 경우는 제물을 드리는 자가 하나님께 자신을 온전히 드리는 헌신과 관련된다.

번제와 관련된 제사장의 임무 가운데 강조된 것은 번제단 위의 불을 꺼뜨리지 않는 것이다(레 6:8-13). 이를 위해 화목제를 드릴 때에 나온 기름까지 번제단에 사용하도록 했다(레 6:12). 또 번제는 성전에서 상번제로 드려졌다(민 28장). 이러한 사실들은 우리가 죄에 대하여 지속적인 경각심을 가져야 함과 동시에 하나님께 대하여 변함없이 헌신해야 함을 나타낸다.

* 번제를 드리는 방법

번제에 대한 일반적인 규정은 출애굽기 29:38-46과 레위기 1장, 6:8-13 그리고 민수기 15:1-16에 기록되어 있다. 먼저 예배자가 성막 문 앞으로 희생 동물을 가져와 자신의 손을 그 머리 위에 얹는다(레 1:4). 이는 동물과 자신을 동일시하는 것으로, 예배자의 죄가 동물에게 전이된 것을 상징한다. 그 후 예배자는 희생 동물을 번제단 북쪽으로 가져가 잡았으며(레 1:11), 산비둘기나 집비둘기를 잡을 때에는 번제단 위에서 목을 비틀어 잡았다(레 1:15). 번제에 있어서는 오직 새들만이 제사장에 의해 죽임을 당했으며, 나머지는 예배자가 직접 죽였다(레 1:5, 11, 15).

피가 제단 위에 뿌려지는 것은 필수적이었는데, 피는 제사장에 의해 번제단 사면에 뿌려졌다(레 1:5, 15). 그리고 예배자가 희생 동물의 가죽을 벗기고 각 지체를 자르고 물로 그것들을 씻은 후, 동물은 모두 제사장에게 옮겨졌다 그러면 제사장이 그것을 취해 제단 위에 놓고 완전하게 태웠다. 동물의 가죽은 봉사의 대가로 제사장이 가져갔다(레 7:8).

* 번제가 죄와 관련된 경우

레위기 1:4은 번제의 목적이 ‘속죄’임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물론 속죄와 직접 관련 있는 제사는 속죄제와 속건제이다. 그러나 번제는 속죄제나 속건제에서 볼 수 없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 그것은 번제가 ‘여호와께 향기로운 냄새’(레 1:9, 13, 17)가 된다는 것이다.

이것은 번제가 주로 인간의 범죄로 인간에 대하여 가지신 하나님의 태도를 돌이키는 역할과 관계된 것 같다(창 8:21). 즉 인간의 죄에 대한 하나님의 진노를 누그러뜨리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민 15:24; 삼하 24:25; 대상 21:26; 욥 1:5; 42:8; 대하 29:7-8). 그래서 하나님의 진노의 결과인 심판이 면제되는 것이다.

* 번제가 죄와 무관한 경우

번제가 죄와 관계되지 않는 구체적인 예는 창세기 22장에서 아브라함이 이삭을 번제로 드리는 것에서 찾아볼 수 있다. 여기서의 번제는 아브라함의 죄와 관계된 것이 아니라 아브라함의 전적 헌신, 즉 전적 포기와 관련되어 있다. 또 언약제사에서 드려진 번제의 경우(출 24:5; 신 27:6; 비교. 출 32:6)는 이스라엘이 지은 또는 지을 죄와 무관하게, 이스라엘이 언약 당사자이신 여호와께 대한 전적인 헌신을 나타낸다.

그외의 경우를 통하여 알 수 있는 바와 같이(출 18:11-12; 민 6:14; 15:3; 삼상 15:22; 왕상 18:38-39; 시 40:6; 66:13-15) 번제가 죄와 관련이 없는 경우는 헌신과 감사와 봉사와 관련되었다.

 

2. 소제(Grain offering)

 

곡식으로 드려지는 제사를 말한다(레 2:1-16). 히브리어로는 ‘민하’(minchah)로 ‘선물’ ‘헌물’을 뜻한다.

소제는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하여 자발적으로 드리는 제사이다. 동물을 드리지 않아 피 없이 드려지는 제사였으며 대개 소제는 단독으로 드리지 않고 번제(출 29:38-42; 레 9:17)나 화목제(레 7:11-13)와 함께 드렸다.

아내의 순결을 의심하여 의심의 소제를 드릴 때는 기름을 섞지 않고 유향을 두지 않은 보리 가루 에바 십분의 일을 다른 제사 없이 단독으로 드렸다(민 5:11-15). 그리고 산비둘기조차 드릴 능력이 없는 사람은 고운 가루 에바 십분의 일을 기름과 유향 없이 속죄제물로 드렸다(레 5:11-13).

소제에는 누룩이나 꿀을 사용하는 것이 금지되었다(레 2:11). 누룩은 부패를 상징하고 꿀은 유혹과 죄를 상징하는 것이기 때문이었다(잠 5:3). 꿀은 나실인들에게도 금지된 것이었다(민 6:3).

그렇지만 소제에는 반드시 소금을 사용해야 했다(레 2:13). 소금은 정결과 불변(민 18:19; 대하 13:5; 마 5:13; 막 9:49; 골 4:6)을 상징하는 것으로 언약의 소금은 불변의 언약을 뜻하는 것이었다.

* 소제물의 종류

1) 고운 가루 : 곱게 빻은 밀(레 2:1; 대상 21:23)이나 보리(겔 13:19)를 소제물로 드린다.

고운 가루는 그 위에 기름을 붓고 또 그 위에 유향을 놓아 제사장에게 가지고 가면 제사장은 고운 기름 가루 한 줌과 유향을 취하여 단 위에서 불사르고 나머지는 제사장들이 취하였다(레 2:1-3). 제사장들이 위임식 때 드리는 소제물은 고운 가루 에바 십분의 일을 절반씩 아침 저녁으로 드리되 반드시 불살라야 했다(레 6:20-23).

고운 가루는 귀빈(창 18:6)이나 왕가에서 사용하는 음식물(왕상 4:22)로 고급스런 식물이었다(겔 16:13, 19). 최고급의 식물을 소제물로 하나님께 바친 것이다. 여기서 사용되는 기름은 감람유(출 27:20; 레 24:2)로 음식을 요리하는 데 사용되었다. 유향은 강한 향기가 났으며(사 60:6; 렘 6:20) 향료로 사용되었다(출 30:34). 고운 가루는 껍질이 깨어져야 만들어지는 것으로, 모든 죄를 없애시려고 십자가의 고통을 지신 온전하시고 순결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상징하며(히 4:15) 자신을 부인하고 예수님을 섬기는 성도의 헌신을 상징한다(고후 4:10-11).

2) 화덕에 구운 무교병 : 화덕에 구운 무교병을 소제물로 드렸는데 고운 가루에 누룩을 넣지 않고 기름을 섞어 만들어야 했다(레 2:4).

3) 번철에 부친 소제의 예물 : 고운 가루에 누룩을 넣지 않고 기름을 섞어 작은 조각으로 만든 것으로 그 위에 기름을 발라서 드렸다(레 2:5-6).

4) 솥에 삶은 소제물 : 고운 가루에 기름을 섞은 것을 솥에 삶아서 드렸다(레 2:7).

5) 첫 이삭의 소제물 : 첫 이삭을 볶아 찧은 것으로 드리되 그 위에 기름을 붓고 유향을 더하여 제사장에게 가져오면 제사장은 곡식과 기름의 일부, 유향의 전부를 기념물로 단에서 불태워 드렸고 나머지는 제사장의 몫이 되었다(레 2:14-16).

 

 

3. 화목제(Peace offering)

 

하나님과 인간이 평화를 얻도록 드리는 제사로(레 3장; 7:11-36), 그리스도의 속죄의 예표가 된(엡 2:14-18) 구약의 제사이다. 화목제를 드리는 경우는 서원이나 자원이나 감사할 때였다(레 7:12). 화목제의 제물은 소나 양, 염소였으며 번제와 달리 수컷과 함께 암컷도 드릴 수 있었다(레 3:1, 6).

* 제사 드리는 과정

제물 드리는 자가 하나님 앞에 제물을 가져오고 제물의 머리에 안수하며 제물을 죽이고 제물 중에 기름과 두 콩팥을 하나님께 바치도록 떼어낸다(레 3:3-4). 이때 제사장은 제물의 피를 단 사면에 뿌리고 제물 중에 기름과 두 콩팥을 화제로 하나님께 불살라 드린다(레 3:5).

이런 과정은 번제와 비슷하나 제물의 내용이 달랐다. 번제는 멱통, 더러운 것, 가죽을 제외하고는 전부를 태우지만 화목제의 경우는 주로 제물의 기름과 두 콩팥만을 화제로 드리고 제물의 가슴은 아론과 그 자손에게 주었으며 우편 뒷다리는 당일 제사를 입례한 제사장에게 돌렸고 남은 제물은 제사 드리는 자가 그의 가족이나 노비나 레위 사람들과 함께 성전에서 먹었다(레 7:15-21; 신 12:17-18).

 

4. 속죄제(Sin offering)

 

비고의적이거나, 무지하여 범한 죄를 용서 받기 위해 드리는 제사를 말한다(레 4장). 속죄제는 번제처럼 집단적으로나(레 4:13-21) 개인적으로(레 4:22-26, 27-35) 드렸다.

집단적으로는 월삭(민 28:15)과 속죄일(레 23:27), 제사장의 위임식(출 29:14) 때 속죄제를 드렸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개인이 범죄하였을 때 그 신분에 따라 차등있는 제물을 드렸다(레 4:3-35).

* 속죄제를 드리는 방법

번제의 경우 희생 동물의 가죽은 제사장의 몫이었으나 속죄제의 경우는 모든 기름을 번제단 위에서 불사르고 가죽을 포함한 나머지 부분은 진 밖에서 모두 불살라야 했다(레 4:8-12). 진 밖에서 불사른다는 것은 저주받은 자가 버려진다는 뜻이었다.

예수님은 죄를 지은 인간을 대신하여 저주받은 희생 동물처럼 성문 밖 갈보리에서 죽으심으로써 인류의 저주를 대신 받으셨던 것이다(히 13:11-12). 제사장이나 회중이 범죄했을 경우 희생 제물의 피를 손가락으로 찍어 향단 뿔에 바르고 족장이나 평민이 범죄했을 경우는 번제단 뿔에 발랐으며 남은 피는 번제단 아래 쏟았다.

그리고 피를 성소 휘장 앞에서 일곱 번 뿌렸는데 이것은 제물의 피로 속죄제를 드리는 사람의 죄를 완전히 사하는 것을 상징했다. 이것은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을 통하여 인간이 죄 사함을 받고 하나님께 나아가는 것을 예표하는 것이었다(히 10:14).

* 속죄제와 속건제의 차이점

두 제사 모두 죄를 용서받기 위해 드리는 제사라는 점은 일치한다. 그러나 속죄제는 계명에 분명히 나타난 하나님께 대한 죄를 속죄받기 위한 제사이고 속건제는 성물에 대한 죄, 이웃의 물건을 늑탈한 경우와 같은 인간 대 인간의 죄를 속하기 위하여 언제나 개인적으로 드렸다는 점이 구별된다. 두 제사 모두 제사를 드리기 전 먼저 자신의 죄를 자복하고 회개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했다(레 5:5-6). 이것은 오늘날 예배를 드리기 전에 자신의 죄가 무엇인지 먼저 살피고 회개하는 마음과 준비된 마음으로 예배에 임해야 한다는 것을 교훈한다.

 

5. 속건제(Guilt offering)

 

하나님의 성물에 대해 범과하였거나 하나님의 규례를 어겼거나 사람에게 해를 끼친 죄과를 속하기 위해 드리는 제사를 말한다. 히브리어로는 ‘아샴’(’asham)이며 ‘죄과, 과오, 범과’ 등을 의미하는 말로 원래는 남의 재물에 손해를 끼친 것에 대한 ‘배상’(삼상 6:3; 왕하 12:16)을 뜻하는 말이었다.

속건제는 하나님께 거룩한 제물을 바치는데 어느 하나라도 성실하게 수행하지 못하여 실수로 죄를 저질렀을 때 드렸다(레 5:15). 이때 드려지는 제물은 성소의 세겔 표준에 따라 제물의 값이 몇 세겔이 되는지를 정하여 그 값에 해당되는 숫양을 드렸는데 성물(하나님께 바친 제물이나 물건)에 5분의 1을 더하여 드렸다(레 5:16). 그리고 남의 물건을 보관하거나 전당잡아 돌려주지 않았을 때, 강도질을 했을 때, 이웃을 협박하여 강제로 물건을 탈취하였을 때(늑봉), 잃은 물건을 줍고도 부인하여 거짓 맹세를 하였을 때는 그 물건에 5분의 1을 더하여 주인에게 배상해야 했다(레 6:2-5). 그러고나서 지정한 가치대로 흠 없는 숫양을 속건제물로 드렸다(레 6:6). 또 성적인 죄를 범했을 때(레 19:20-22) 드렸으며 문둥병자의 정결 예식(레 14:10-20)에서도 속건제를 드렸다.

속건제물로는 흠 없는 숫양이 드려졌다(레 5:18; 6:6). 숫양은 번제 희생물을 잡는 곳에서 잡아 제사장이 그 피를 단 사면에 뿌리고 제물의 모든 기름과 두 콩팥, 간에 덮인 꺼풀을 단 위에 불살라 화제로 드렸다(레 7:2-5). 그리고 제사장은 불살라지지 않은 나머지 부분을 취하여 거룩한 곳에서 먹었다(레 7:6-7).

* 속건제와 속죄제의 차이점

속건제는 죄를 용서받기 위해 드린다는 점에서 속죄제와 비슷하나 차이점은 속죄제가 ‘그 범한 죄를 깨달으면’(레 4:14) 드리는 것인데 비해 속건제는 ‘부지중에 범하여도’(레 5:17) 드린다는 점이다. 그리고 속건제는 피해액의 5분의 1을 더하여 드리는 배상의 성격이 들어 있고 항상 개인적인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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