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딕트의 규율(Rule of Benedict)을 중심으로>

 

1. 서론

베네딕트는 6세기 초 이태리의 몬테 카지노 지역을 중심으로 수도원 영성을 발전시킨 대 영성가이다.

그는 특히 이집트 수도사 출신인 존 카시안(Cassian)의 영향을 받아 수도원 영성의 지침서며 집대성인

<수도원 규율, the Rule of Benedict>이란 책을 저술하였는데, 이것의 근거는 성서이기 때문에, 이는 비단 수도사들뿐

아니라 모든 성도들의 영적인 삶의 지침서이기도 하다. 여기에는 특히 “겸손”의 덕목이 매우 중요시되고 있다.

겸손의 성서적 근거와 영성적 의미는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1). 겸손은 인간의 가장 아름다운 특성(quality)이다.
2). 겸손의 뿌리는 인간의 근원적 출처인 흙(earth)이다.

      humility(겸손) - humus (흙), "adam"(human) from "adamah"  (earth/soil).
3). 크래르보의 버나드는 겸손은 진리(Humility is Truth)라고 말했다. “겸손은 진리다.

      헛된 것을 추구함은 진리를 경멸함이며, 진리를 경멸함은 근심과 무지의 원인이 된다.

      세상의 아무것도 그리스도의 사랑을 능가할 수는 없다.
4). 겸손은 우리가 신적인 존재가 아니고 피조물이란 사실의 자각에 근거한다.
5). 겸손은 타인과의 연대성(solidarity) 즉 타인들보다 우월하지 않고 대등함의 인식에 기초한다.
6). 겸손은 많은 수련의 과정을 통해서 획득되며 마치 사다리(ladder)의 오름처럼 향상된다.

7). 겸손은 <베네딕트의 규율, Rule of Benedict> 제 7장에 잘 타나 있다.

     그의 저술과 특히 겸손의 개념에 크게 영향을 끼친 이는 존 카씨안(John Cassian)이다.
8). 이들 외에 겸손을 특히 중요시하고 강조한 영성가로는 성버나드와 토마스 아켐피스를 들 수 있다.
9). 베네딕트와 카씨안에 의하면, 겸손의 궁극적 산물(final product/fruit)은 “완전한 사랑”(perfect love)이다.
10). 겸손은 자기 부정(self-denial)과 자기 초원(self-transcendence)을 통한 자유, 완성, 지혜

      (freedom, fulfillment, wisdom)로 인도하는 길이다.


11). 겸손의 근본 원리는 자신을 낮출 때 높여주시는“하나님의 높여주심”(exaltation)이다.

      “무릇 자기를 높이는 자는 낮아지고 자기를 낮추는 자는 높아지리라”(눅14;11, 18:14).
12). 겸손의 궁극적인 모범은 예수 그리스도이며, 그의 교훈/영성의 핵심에는 겸손이 자리잡고 있다.


2. 겸손의 열두 단계


1단계. 하나님께 대한 경외심(Fear/Reverence of God)
1) 겸손의 원천은 하나님께 대한 경외심 즉 하나님을 두려워함이며, 한시도 이것을 잊지 않는 일이다.

    이것은 그리스도인의 영성 과 영적 성장의 기장 중요한 요소이다.
2) 하나님께 대한 경외심(하나님을 두려워함)은 신앙의 기초며 겸손의 시작과 근거이며, 이는 매사에 대한 사려 깊음

(mindfulness), 신중함(sincerity), 진지함(seriousness)함이다. 이것의 반대는 경망스러움, 무분별, 망각, 경솔함 등이다.
3) 그리스도인의 삶의 모두는 시편 33편의 말씀, “온 땅은 여호와를 두려워하며, 세상의 모든 거민은 그를 경외할지어다”

(시33:8, 13-15, 20)에 집중된다. 이 세상의 아무 것(우리의 생각과 말과 행위의 모두)도 하나님의 관심과 주시에서

벗어날 수 없다.


2단계: 하나님의 뜻에의 복종과 순응(Doing God's Will)
1) 자신의 생각과 의지와 욕망을 버리고 대신에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고 따르는 일이다. 하나님의 뜻에 순종함은 우리

    인간의 죄성과 유한성을 자각하고, 거기에서 떠나 하나님의 기뻐하시는 길로 나아가는 것을 의미한다.
2) 이는 “나는 내가 원하는 대로 행하지 않고 나를 보내신 이의 뜻/일을 행한다”는 예수님을 본받는 일이다.
3) 이는 또한 사도 바울의 로마서 13장13-14절의 말씀대로 방종의 삶에서 경건과 절제의 삶을 지향함을 말한다.


3단계: 웃어른과 스승에 대한 존경과 순종(Obedience)
1) 이것은 겸손의 제2 단계의 (하나님의 뜻에 대한) 순종과 순명을 구체적으로 실천하는 일이다.
2) 이는 예수 그리스도의 하나님 아버지에 대한 순종의 모범에서 비롯한 것이다.
3) 이 순종은 강제적인 것이나 혹은 마지못한 순종이 아니고 어디까지나 자의적이고 자발적인 순종이다.

    이것은 타인, 타 신자, 특히 영적 지도자에 대한 존경심을 내포한다.
4) 이는 또한 모든 이웃과 타인들에 대한 존경과 아름답고 선한/고상한 관계로 나아감을 내포한다.


4단계: 인내(Patience)
1) 순종과 순명의 과정에서 경험하는 모든 내적 혹은 외적/사회적 부조리, 모순, 곤경과 고통의 현실을 목격하고 만날 때

   요구되는 것은 바로 인내이다.
2)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는 인내의 극치를 모여준다.
3) 사도 바울도 자신이 당한 고난의 경험을 토대로 인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4) 욥은 인간이 당한 고통과 부조리와 모순의 극한 상황에서의 인내의 극치를 보여준다.
5) 진정한 겸손은 어려운 곤경을 만났을 때 잘 인내하고 이겨나감에서 나타난다.


5단계: 절대 정직(Radical Self-Honesty)
1) 이것은 자신의 영적 결핍이나 고민 혹은 잘못(과거와 현재의 생각이나 행위 둘 다)을 숨기지 않고 자기의 영적

   스승에게 고백하고 상담하며 도움을 청함을 말한다.
2) 이것은 인간의 자기 한계 즉 완전자가 아니란 사실의 인식과 자각을 내포하고 있다.
3) 이것은 “너의 모든 좌와 잘못을 여호와께 아뢰라 그가 용서하여 주시리라”는 성경 말씀에 기초한 것이다.

    (참조, 시139:1-16, 나의 모든 것/비밀을 알고 감찰하시는 하나님).
4) 우리는 기도를 통해서 수시로 우리의 부족함과 잘못을 솔직히 주님께 고백해야 한다.


6단계: 양보(Yielding to Others)
1) 양보는 타인에 대한 존경과 사랑의 구체적 표현의 수단이다.
2) 예수님은 “누구든지 어린 아이와 같이 자기를 낮추는 자가 천국에서 크다”고 말씀하셨고, 또한 “내 이름으로 어린 아이

    하나를 영접하면 곧 나를 영접함이라”(마18:4-5)고 하셨다.
3) 예수님은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먼저 남을 대접하라”(마7:12)고 말씀하셨다.

4) 또한 예수님이 청함을 받았을 때 상좌를 택하지 말고 끝자리를 택하라고 말씀하신 것은 겸손으로서의 양보의

    중요성을 말씀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눅14:7-11).


7단계: 자신을 무익한 종으로 생각함
1) 참 겸손은 하나님 앞에서 자신을 가장 낮은 자로, 무익한 종(눅17:10)으로 생각하는 마음과 깨달음/자각과 인식에

   기초한다.
2) 선지자들은 자신을 하나님 앞에서 아무것도 아닌, 한 짐승이나 미물, 먼지 혹은 안개에 불과한 자라고 고백했고,

   사도 바울은 자신을 죄인 중에 괴수, 모든 성도 중에 가장 작은 자라라고 고백했다(딤전1:15, 엡3:8).
3) 또한 참 겸손은 단 한 순간도 하나님의 가호/은총 없이는 내가 존재할 수 없는 자임을 깊이 자각하고 또한 언제나

   그런 자각/의식 속에 사는 삶의 태도이다.


8단계: 타인의 모범을 존중하고 배운다
1) 아무도 완전자가 아니므로 우리는 언제나 그리스도의 모범을 따라야 하며, 동시에 우리의 신실한 믿음의 형제 자매의

    모범을 배우고 따라야 한다. 특히 영적인 스승의 모범을 본받고 따르는 일은 자신/성도의 영적 성장에 매우 유익하다.
2) 겸손한 사람은 언제나 배우려는 자세를 가지며, 타인의 모범 특히 영적인 스승의 가르침을 통해서 항상 배우고

    영적으로 더욱 성장하려 한다.
3) 토마스 아켐피스는 그리스도의 겸손을 본받는 것이 영적 성장의 첩경이며 또한 그리스도인의 영성 곧 영적인 삶의

    핵심이라고 하였다.
4) 사도 바울은 교회 안의 여러 은사 즉 은사의 다양성과 또한 각 은사의 역할과 중요성을 말했다(고전 12장). 자신 밖의

    다른 은사들을 존중하라는 뜻이다.


9단계: 말을 적게 하고 삼가 한다(Control our Tongues)
1) 겸손은 말을 될수록 삼가며 적게 하고 대신에 침묵을 사랑하는 일이다.
2) 말을 적게 하기 위해서는 남이 묻기 전에 말을 하지 않는 일이다.
3) 자기 말을 적게 함은 남의 말에 경청하고 거기에서 배우려는 겸허한 자세를 말한다.
4) 잠언 10:19 “말이 많으면 허물을 면키 어려우나 그 입술을 삼가는 자는 지혜가 있느니라” 야고보서 1:26 “누구든지

    스스로 경건하다 생각하며 자기 혀를 재갈 물리지 아니하고 자기 마음을 속이면 이 사람의 경건은 헛것이라”, 3:2 “

    우리가 다 실수가 많으니 만일 말에 실수가 없으면 이 사람은 온전한 사람이라...”
5) 말을 삼가고 침묵을 사랑하는 일은 하나님과의 교제인 기도와 관상의 길로 인도 하기 때문이다.


10단계: 큰 웃음을 삼간다.
1) 분별 없는 큰 웃음은 자기 자랑과 과시의 인상을 주어 타인의 마음을 상하게 할 수 있다.

2) 우리는 정말 우습지도 않은 일에 쓸데없이 큰 웃음을 지을 때가 많다. 이것은 위선과 허풍의 일부일 수 있다.
3) 남을 기쁘게 하는 재치 있는 “유머”(Humor)는 유익한 것이며 과장된 큰 웃음과는 다른 것이다.
4) 주(믿음) 안에서 즐거워하고 기뻐하는 일은 은밀하게 샘물처럼 솟아나는 것으로서 큰 소리로 웃는 것과는 다른 것이다.
5) 전도서 7:6 “우매한 자들의 웃음소리는 솥 밑에서 가시나무가 타는 소리 같으니 이것도 헛되니라.”

11단계: 낮은 소리로 말하기(Low Voice)
1) 겸손한 사람은 타인과 말할 때 큰 소리 대신에 작은/낮은 소리로 말할 줄 알아야 한다.
2) 큰 소리로 말함은 대부분 자만과 자기 과시 그리고 상대방을 압도하려는 의도가 포함될 수 있다.
3) 겸손한 사람은 큰 소리 대신에 부드럽고 인자하며 친절하고 신중하며 그리고 간단명료하면서도 사려 깊게

    말할 줄 아는 사람이다.
4) 하나님은 우리에게 말씀하실 때, “침묵의 소리”(voice of silence) 혹은 “지극히 미세한 소리”(왕상19:12)로

    말씀하신다는 사실을 잘 음미할 필요가 있다.


12단계: 통전적 겸손(total humility)과 완전한 사랑(perfect love)
1) 겸손의 열두째 단계는 위의 모든 겸손을 합친 통전적 겸손으로서 하나님의 일을 함에 있어, 언제나 어디서나 자신의

    몸이나 마음으로 그를 보는 모든 사람들에게 겸손을 나타내는 일이다.
2) 참 겸손자는 집 안에서나 밖에서나, 정원에서나 들판에서나, 여행 중이나 일할 때나, 기도할 때나 쉴 때나,

    앉으나 서나, 걸을 때나 멈출 때나, 말할 때나 생각할 때나, 언제나 머리를 약간 숙여 아래를 바라보며 자세를 낮춘다.
3) 겸손은 근원적으로 하나님께 대한 경외심과 자신의 미천함의 깨달음 그리고 다른 사람과 피조물을 존중하는 마음의

    표현이다. 따라서 겸손은 하나님과 또한 모든 피조물과의 바르고 온전한 관계의 기초(foundation)이며, 그 표현이다.
4) 따라서 우리가 우리 자신을 더 깊이 알면 알수록 더 겸손해 지며 동시에 다른 피조물(사람)에 대해 더욱 관대하고

    인자하게 된다.
5) 겸손은 마치 노자의 도(Tao, 道)를 상징하는 물(water)이나 흙(earth)과 같이, 항상 아래로 내려가며 낮은 곳에

    있지만, 만물을 이롭게 하면서도 자고하지 않는 것과 같다.
6) 여기서는 너희가 완전해 지라고 하기보다 너 자신에 대해 솔직해 져라, 즉 너의 연약함을 알라고 말씀한다.

    그리고 하나님을 더욱 의지하고 그분의 임재의 은총 안에 머물라. 그러면 하나님의 완전한 사랑을 알게 되며,

    그 완전한 사랑에 이르게 된다고 말씀한다.
7) 완전한 사랑(perfect love)은 모든 두려움을 없애주고, 참 평화와 기쁨과 자유함과 영적 능력을 주어서, 자신을 끝없이

    낮춤과 함께 모든 사람을 사랑하고 존경할 수 있게 한다. 이것이 겸손의 극치이며 신비이다.

류기종 박사(평화영성연구원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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