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번역 초창기의 발췌 번역 (The Early Versions)


발췌 번역은 우리나라의 천주교와 성공회 쪽에서 시작된다.

그 중의 하나가 그 연대를 알 수 없는 필사본 「셩경직광익」이라는 것이다. 이 필사본은 모두 20여 권에 이르며, 각 권은 70장 안팎 부피이다. 전체적으로 볼 때, 이것은 17세기의 한문본 「聖經直解」(1642)와 19세기에 나온 「聖經廣益」(1866)을 번역한 것이다. 그러나 최초의 필사본은 1790년에서 1800년 사이에 나온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천주교에서는 각 주일과 주일 이외의 첨례 곧 축일(성탄 축일 등)에는 그 주제에 따라 성서 구절을 골라서 읽도록 되어 있다.

그리하여 1년의 52개 주일과 그 밖의 34개 축일에 읽게 되는 성서 내용은 각기 다르게 정해져 있다. 「셩경직」는 이렇게 각 주일과 축일에 읽는 각기 다른 성서 내용을 한 항목으로 하여 편성하고 있는 것이다. 19세기에 나온 한글 활판본 「셩경직」(1892-1897)는 필사본 「셩경직광익」을 바탕으로 하여 이루어진 것이다.


「聖經마두」, 「聖經말구누가」, 「聖經요안」, 「聖經슈난」 이상 네 권은 모두 1892년 이전에 나온 것으로서, 1892-1897년에 나온 「셩경직」의 대본이 된 것으로 알려진 「셩경직광익」에서 복음서의 성구들만 뽑아서 재편집한 것이다.


한국교회사연구소에 소장된, 1890년대에 나온 것으로 추정되는, 「고경古經」 또는 「고셩경古聖經」이라고 하는 필사본이 있다.

창세기 4장 2절부터 37장 20절까지의 내용을 간추려 번역한 것이 여기에 들어 있다. 일찍 번역된 구약의 단편을 볼 수가 있어서 흥미롭다.


우리나라 최초의 교회 신문인 「죠션크리스도인회보」가 창간호부터 매주 공과 공부용 성서 본문을 연재하였는데, 1897년 2월 2일자부터 같은 해 7월 14일까지 연재된 사무엘기상·하와 열왕기상의 번역이 주목할 만하다. 1898년 6월 22일부터 그 다음 해 1899년 6월 14일까지는 창세기도 번역되어 연재되었다.

 

1898년에 나온 피터스(彼得)의 「시편촬요」는 시편 150편 가운데에서 62편을 골라 번역한 것이다.
성공회 쪽에서 나온 「照萬民光」(1894), 「舊約撮要」(1899), 「聖經要課」(1902), 「聖經選要」(1906), 「聖詩選篇」(1937), 「聖詩全篇」(1961) 등도 발췌 번역들이다.

 

천주교 쪽에서 나온 것으로서는 아래와 같은 것들이 있다.


「四史聖經」(1901): 불가타에서 번역
「宗徒行傳」(1922)
「四史聖經合附宗徒行傳」(1922)
「소년셩셔」(1925)
「젊은이의 성서」(1940, 1951)
「신약성서상편」(1948)
선종완역, 「구약성서」(1958-63)
김창수, 「가정의 복음서」(1964)
김창수, 「신약성서 복음편 서간편」(1968)
최민수, 「성경의 시편」(1968)
김창수, 「구약 (창세기, 출애급기)」(1972)
백민관, 「합본복음서」(1972)

 

2. 낱권 번역에서 완역본에 이르기 까지 (The Complete Versions)


성서 66권 가운데서 낱권들이 우리말로 번역되어 나오기 시작한 것은 1882년부터였다.

로스 목사를 중심으로 매킨타이어(John Macintyre), 이응찬(李應贊), 백홍준(白鴻俊), 서상륜(徐相崙), 이성하(李成夏) 등이 누가복음과 요한복음을 각각 개별 낱권으로 번역해서 출판한 것이 1882년이었다. 그 때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한 세기가 지났다. 우리말 성서 번역의 한 세기 역사에는 성격상 몇 개의 마디와 매듭들이 있었다. 먼저 성서공회가 신·구약 성서를 완역해 낸 1911년은 우리말 성서 번역사에 있어서 획기적인 시점으로 볼 수 있다.


1882년부터 1911년까지는 '신약 낱권 번역시대'라고 특징 지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시기에 신약 27권이 낱권으로, 또는 몇몇 낱권의 합본으로 출판되었기 때문이다. 열거해 보면, 로스 팀의 번역들로서, 「예수셩교누가복음젼셔」(1882), 「예수셩교요안복음젼셔」(1882), 「예수셩교누가복음뎨쟈」(1883), 「예수셩교셩셔요안복음」(1883), 「예수셩교셩셔말코복음」(1884), 「예수셩교셩셔맛복음」(1884), 「예수셩교셩셔요안복음이비쇼셔신」(1885) 등을 들 수 있다. 이렇게 하여, 1887년에는 우리말로 번역된 최초의 완역 신약 「예수셩교젼셔」가 나온다.


로스 번역팀의 번역 외에도, 이수정(李樹廷)의 낱권 번역도 괄목할 만하다. 현토한한신약성서(懸吐漢韓新約聖書)로 알려진 「新約聖書馬太傳 」(1884), 「新約聖書馬可傳」(1884), 「新約聖書路加傳」(1884), 「新約聖書約翰傳」(1884), 「新約聖書使徒行傳」(1884)이다. 이수정은 이것에 이어 마가복음 번역 「신약마가젼복음셔언」(1885)를 내놓았다.


로스역과 이수정역이 중국과 일본에서 이루어진 것인 데 반하여, 국내에서도 낱권 번역이 나오기 시작한다. 상설성경실행위원회(常設聖經實行委員會, The Permanent Executive Bible Committee) 산하 성경번역자회(聖經飜譯者會, The Board of Official Translators)에서 번역한 것으로서, 「마가의젼복음셔언」(1887), 「누가복음젼 」(1890), 「보라달로마인셔 保羅達羅馬人書」(1890), 펜윅의 「요한복음젼 」(1891), 「마태복음 馬太福音」(1892), 「도젼」(1892), 펜윅의 「약의긔록로복음」(1893), 「마태복음 」(1895), 「요한복음 」(1896), 「바울이갈라대인의게편지」(1897), 「야곱의공번된편지 」(1897), 「베드로젼셔 」(1897), 「베드로후셔 」(1897), 「마태복음 」(1898), 「마가복음 」(1898), 「누가복음 」(1898), 「도젼」(1898), 「로마인셔 」(1898), 「고린도젼셔, 고린도후셔」(1898), 「필닙보인셔」(1898), 「데살노니가인젼후셔」(1898), 「골노인셔」(1898), 「듸이모데젼셔, 듸이모데후셔, 듸도셔, 빌네몬」(1898), 「희브인셔」(1898), 「요한일이삼유다셔」(1898), 「에베소인셔」(1899), 「요한믁시」(1900) 등이다.


1900년에는 드디어 「신약젼셔」 완역본이 나온다. 이것이 나오기 전까지 신약의 경우는 거의 모든 책들이 이처럼 먼저 낱권으로 출판되어 나왔었다. 스코틀랜드성서공회의 후원을 받은 로스역 번역진의 번역이나, 우리 나라에 와 있던 영국성서공회와 미국성서공회의 공인 번역 역시 신약의 경우 낱권 번역이 완료되는 대로 출판하였다. 
 
구약의 경우에도 낱권 출판을 볼 수 있다. 열거해 보면 다음과 같다. 「시편촬요」(1898), 「창셰긔」(1906), 「시편」(1906), 「언」(1907), 「삼우엘젼후」(1907), 「말나긔」(1907), 「출애굽기」(1907), 「렬왕긔샹하」(1908), 「이사야」(1908), 「삼우엘젼」(1910) 등이 나온 다음에, 1911년에 「구약젼셔」가 나온다. 구약의 경우는 39권의 개별 출판보다는 39권 합본 구약전서 출판을 우선적으로 고려한 것 같다. 1911년에 미국성서공회는 우리말 구약전서를 상(창세기-역대하), 하(에스라-말라기) 두 권으로 출판해냈다.


1882년부터 1911년까지를 달리, ‘성서중역(重譯)시대’라고 말할 수도 있다. 여기서 중역이라 함은 성서를 원문에서 직접 번역하지 아니하고, 다른 번역에서 거듭 번역하는 것을 일컫는다. 우리말 성서가 번역되어 나오던 초창기에는 피득(彼得 A.A.Peters)씨와 같은 러시아 태생의 유대인, 그리고 성서언어에 해박 한 지식을 가지고 있던 게일(S.Gale)씨와 같은 이들이 번역 위원으로 활약하고 있어서 히브리어 원문을 다룰 수 있는 이들이 없지는 않았으나, 우리말 구약전서는 여러 면에서, 1901년에 미국에서 나온 「미국표준역」(American Standard Version)을 기초 본문으로 삼고 그 밖에 주로 한문 성서를 참고한 중역의 흔적이 짙다.


번역에 참여한 이들이 그 기능에 있어서 두 부류로 나누어지는 것도 이 시기의 특징이다. 즉 한 부류의 번역자들은 성서 원문이나 번역 대본이 되던 영·미 계통의 번역본을 번역하던 이들로서, 선교사들이 이 역할을 맡았었다. 그리고 또 다른 부류의 번역자들은 중국어 성서나 일본어 성서를 우리말로 번역하던 이들로서 우리말을 모국어로 사용하던 우리 나라 학자들이었다. 번역진들이 원문이나 중역 대본의 서양 언어를 다루던 외국인 전문가들과, 한문 성서나 일본어 성서에서 번역하여 선교사들의 번역과 대조하면서 번역된 본문을 우리말로 다듬던 우리 학자들로 나뉘어져 있었다는 것은 성서언어와 우리말을 함께 다룰 수 있는 번역자가 없었던 당시 사정을 반영한다.

 

3. 국한문 역본들 (The Mixed Script Versions)


우리말 성서 번역에 있어서 “국한문(國漢文)”〔혹은 “선한문(鮮漢文)”〕 번역이라는 것이 있다. 이것 이전에 “현토한한(懸吐漢韓)”이라는 것도 있었다. 한문 본문에 한문 글자에서 만들어진 우리말 현토를 달아 한문 본문을 읽는 것으로서 엄밀한 의미에서는 번역이라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번역 역사에서 번역의 한 예비적 단계로 활용되었던 방법이었기 때문에 번역사에서 간과할 수는 없다. 현토를 달아서 읽는 성서는 이수정의 「현토한한신약성서(懸吐漢韓新約聖書)」(1884)가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국한문 번역은 한문 본문에 우리말 토를 달아 읽는 것으로부터 시작된 것이다. 「新約全書 국한문」(1906) 요한복음서 3장 16절을 보면 “上帝가 世上을 愛샤 獨生子를 賜셧으니 誰든지 彼를 信면 滅亡지 안코 永生을 得리라”고 되어 있다. 이러한 전통은 「馬加福音 鮮漢文」(1912)과 「馬太福音 鮮漢文」(1914)을 이어 「鮮漢文 貫珠 新約全書」(1926, 1939), 「鮮漢文 貫珠 聖經全書」(1926)까지 이어진다.


「鮮漢文 貫珠 聖經全書」(1926, 1939) 시편 32편 8절을 보면 “我가 爾를 敎며 爾의 往路를 我가 指示며 我眼이 爾를 顧야 訓戒리로다”라고 되어 있다. 여전히 언문일치가 안되는 번역이 지속되고 있다. 그러다가 「創世記 鮮漢文 改譯」(1925), 「創世記單編」(1925), 「簡易鮮漢文新約」(1931) 에서 언문일치에 가깝게 번역을 시도하다가, 「簡易鮮漢文舊約改譯」(1937, 1939), 「簡易鮮漢文新約聖書改譯」(1940), 「簡易鮮漢文聖經改譯」(1940)으로 이어지면서 언문일치로 바뀐다. 이 전통은 「簡易鮮漢文新約全書附詩篇」(1958), 「簡易國漢文聖經改譯」(1958)을 거쳐, 「貫珠聖經全書簡易國漢文한글판」(1964)에서 완성된다. 

 

4. 관주성서 (The Reference Bible)


최초의 관주 성서로서는 1910년에 나온 「부표 관쥬 신약젼셔」가 있다.

이것은 동양선교회 소속 선교사 카우만(C.E.Coeman)과 한국인 이장하(李章夏)가 편집한 것이다.


1906년의 「신약젼셔」를 대본으로 하여, 본문 내용의 주제에 따라 한문자 罪는 "죄"를 표시하는 부표(附表)로, 저울은 "심판"을, 화살은 "회개"를, 악수는 "사죄"를, 십자가는 "구원"을, 비둘기는 "구원에 대한 믿음"을, 등불은 "간증"을, 닻은 "보호"를, 한문자 血은 "성결"을, 왕관은 "재림"을, 나뭇잎은 "신유"를 표시하는 부표로 사용한다. 이어서 다음과 같은 관주성서가 계속하여 나온다.

 

「신약젼셔 관쥬」(1912)
「鮮漢文串珠新約全書」(1926)
「鮮漢文串珠舊約全書」(1926)
「鮮漢文貫珠聖經全書」(1926)
「관쥬 신약젼셔」(1930)
「관쥬 구약젼셔」(1930)
「관쥬 셩경젼셔」(1930)
「관주 구약젼셔」(1950)
「관주 셩경젼셔」(1950, 1953)
「관주 성경전서 개역한글판」(1962)
「貫珠 聖經全書 簡易 國漢文한글판」(1964)
「관주 성경전서 구역한글판」(1980)

 

5. 외국어 역본 대조 성서 (The Diglot Editions)


「英韓對照路加福音」(1922)
「日鮮文對照路加福音書」(1927)
「영한대조신약전서」(1947)
「마가복음한영대조」(1948)
「영한대조신약전서」(1955)
「新約全書 英語改譯標準版 改譯한글판 對照」(1961)
「신약성서 한일대조 새번역/일어」(1973,1986)
「영한대조신약성서 TEV/공동번역개정판」(1978)
「신약전서 새번역/러시아어」(1991)
「한화 신약전서 새번역/네덜란드어」(1992)
「한일대조 성경전서 개역한글판/新共同譯」(1992)
「신약전서와 시편 표준새번역/독어 루터역」(1993)


6. 개정 역본들 (The Revised Versions)


우리 나라 개신교에서 지금 사용하고 있는 1956년판 「성경전서 개역 한글판」은 1900년에 완역되어 나온 신약과 1911년에 완역되어 나온 구약을 다시 고친 번역이다. 1911년까지 구약 번역을 완료한 선교사들 중심의 번역 위원들은 바로 그 해에 그 때까지 활동하던 '번역위원회'를 해체하고 '개역위원회'로 이름을 바꾼다. 그들은 그 동안 서둘러 번역한 우리말 성서 「舊譯」을 서서히 고치고 다듬기 시작하여 1936년에는 「구약 개역」을 출판하였고, 1938년에는 「신약젼셔 개역」을 출판하였으며, 같은 해에 「셩경개역」을 내기에 이른다. 이것을 거듭 더 손질하여 한글맞춤법통일안에 따라 표기를 고쳐 출판한 첫 판이 1952년에 나온 「성경전서 개역 한글판」이다. “한글판”이라는 이름이 이 때 처음 사용되기 시작하는데, 이것은 “국한문(國漢文)”판과 구별하려는 의도에서 사용된 것이 아니라, 옛 철자법 성서와 한글맞춤법통일안을 따르는 새 철자법을 구별하려는 의도에서 사용된 것이다.

 

7. 새롭게 번역된 역본들 (The New Translations)


우리말을 모국어로 쓰는 우리 나라 성서학자들이 성서원어를 배워서, 원전에서 직접 우리말로 성서를 번역하기 시작함으로써 우리 나라 성서번역에 새 기원이 이루어진다. 천주교 쪽에는 선종완 신부의 구약 사역이 1959년부터 낱권으로 나오기 시작하고, 개신교 쪽에서는 복음동지회 성서번역 위원회가 「새로 옮긴 신약성서 1. 마태의 복음서」(1961)를 내놓기 시작하였다.


 대한성서공회에서는 1967년에 우리 나라 학자들만으로 구성된 성서번역 위원들이 원문에서 직접 번역한 새 번역을 출판하였다.  그것이 바로 「신약전서 새번역」(1967)이다. 새 번역 시대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원천언어(히브리어나 그리스어) 전문가와 수용언어(우리말) 전문가가 따로 분리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 있어서 「새번역 신약전서」는 외국 선교사들이 여러 번역판에서 간접적으로 번역했거나 고친 「개역」 성서와는 다르다. 이 「새번역」은 「개역」이나 「구역」에 익숙한 기독교인들보다는, 성서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 특히 당시 우리 나라 인구의 70퍼센트 이상을 차지하던 30세 이하의 청년들을 위한 전도용으로 번역한 것이다.  번역 원칙은 "풀어쓰기나 해석하는 것이 아니라, 엄격한 의미에서 번역하는 것이 우리의 목적이요 의무였으나, 누구나 읽어서 알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조건을 무시할 수 없었다"는 초판 머리말의 진술이 보여주듯이 기계적인 축자역과 자유스러운 풀이역 둘 다를 삼가는 태도를 취하였다.


 새로운 번역의 시대에 특기할 만한 또 다른 하나는 우리 나라 가톨릭 교회와 개신교가 공동으로 성서를 번역해낸 것이다. 대한성서공회가 「공동번역 신약」을 내놓은 것은 1971년 부활절이었고, 구약 및 외경을 완역해 내놓은 것은 1977년 부활절이었다. 이 큰 계획 때문에 한국 천주교 중앙 협의회 쪽에서는 선종완 신부의 구약번역을 도중에서 중단하였고, 개신교 쪽에서는 「신약전서 새번역」만 출판하고 「구약전서 새번역」은 중단했다.  특히 영·미 계통의 기독교 세계가 1960년대로 접어들면서 종래 사용해오던 1611년의 「제임스왕역」(KJV), 혹은 1901년의 「미국표준역」(ASV), 1946년의 「영어표준개역」(RSV) 등에 대한 개역이나 수정을 보류하고,「새영어성서」(NEB),「영어복음성서」(GNB), 「새국제역」(NIV) 등과 같은 새로운 번역을 시도하였듯이, 우리 나라 성서공회 역시 이들과 때를 같이하여 그 동안 필요성을 절감해온 새로운 번역에 착수하였다. 그것을 개신교만의 단독 사업으로서가 아닌 신·구교 공동 사업으로 추진하여 결실을 맺기에 이르렀다. 이것이 바로 「공동번역 성서」(1977)이다.


이 기간에 괄목할 만한 새로운 번역은 「성경전서 표준 새번역」이다. 1993년 1월에 대한성서공회는 10여 년 동안 각 교단의 신학자 16명으로 구성된 번역진이 새롭게 번역한 「성경전서 표준 새번역」의 첫 판을 발행하였다. 겉으로 볼 때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개역」과는 달리 현대어로 번역되었다고 하는 점이다. 쉬운 말로 번역되었다는 것도 또 하나의 특징이라고 볼 수 있다. 「표준 새번역」에서는 자연스러운 우리말로 원문의 뜻을 잘 전달해 보려고 한 노력도 돋보인다. 번역된 본문이지만 번역 어투를 없애고 아주 자연스러운 우리말로 히브리어와 그리스어 원문의 뜻을 올바로 전달하고자 한 것이다.


 「표준 새번역」의 또 특징은 「개역」이 '여호와' 라고 하고, 「공동번역」이 '야훼' 라고 한 하나님의 거룩한 이름 네 글자(YHWH)를 '주'(主)로 번역하였다고 하는 점이다. 구약의 마소라 본문 자체가 하나님의 거룩한 이름 네 글자를 '주' (아도나이)라고 읽어 왔고, 기원전 3세기부터 번역되기 시작한 그리스어 칠십인역이 이 이름을 '주' (퀴리오스)라고 번역한 이래, 신약의 사도들이 신약을 기록할 때도 그이름을 '주'(퀴리오스)라고 적었고, 제롬의 라틴어역 「불가타」가 이 이름을 '주' (도미누스)라고 하였다. 또한 루터의 독일어역도 이 이름을 '주'(헤르)라고 하였고, 대다수의 영어 성서가 이 이름을 '주'(로드)라고 해왔으므로, 우리말 「개역」의 신약성서도 '주'라고 번역했다. 따라서 히브리어 본문의 전통과 세계 교회의 오랜 전통과 우리말 「개역」 신약성서의 전통을 따라서 하나님의 거룩한 이름 네 글자(YHWH)를 '주'라고 번역하였다.


이 밖에도 새로운 번역으로서 서강대학교 신학 연구소의 「200주년 성서」는 우리 나라에 천주교가 들어온 지 200년(1784-1984)을 기념하기 위한 번역이다. 번역이 끝나기까지는 시일이 더 걸리겠지만, 1977년부터 1992년까지 구약 소예언서 대부분과 시편, 그리고 신약이 모두 완역되었다. 현재까지 낱권으로 나온 200주년 성서 「호세아 미카」(1977), 「스파니아 나훔 하바꾹 오바디아 요나」(1977), 「요엘 아모스 하깨 말라기」(1979) 등은 단순히 새로운 번역일 뿐만 아니라 우리 나라 성서 번역 역사에서는 새로운 시도라고 볼 수 있는 '주해 성서'이기도 하다.


성서 각 권의 번역문 제시에 앞서 각 권의 역사적 배경, 문화적 구조 및 신학적 주제 등을 고찰하는 입문이 나오고, 번역된 본문 좌우 여백에는 전후 참조 표시가 나와 있고, 본문 하단에는 독자들의 본문 이해를 돕는 여러 가지 배경 설명이 있다.


신약 번역은 더 늦게 시작되어, 「마르코복음서」(1981), 「루가복음서」(1983), 「데살로니카전후서」(1981), 「디모테오전후서 디도서」(1981), 「야고보서 베드로전후서 유다서」(1984) 등이 낱권으로 나오다가, 1991년에 「신약성서」로 먼저 완역되어 나왔다. 주교회의 성서위원회에서 번역하는 임승필 신부의 「시편」(1992), 「잠언」(1992), 「욥기」(1992), 「룻기 아가 코헬렛(전도서) 애가 에스겔」(1993)이 나왔다.

 

8. 점자성서 (The Braille Bible)


「마태복음 (구역)」(1931)부터 나오기 시작하여, 「사복음서와 사도행전(구역)」(1935), 「신약전서 (마태복음에서 고린도후서까지는 구역, 디도서에서 계시록까지는 개역)」(1940), 「성경전서 개역」(1957), 「공동번역 신약」(1973), 「공동번역 성서」(1979), 「성경전서 개역 한글판」(1982)까지 나와 있다.

 

 9. 멀티미디어 성서 (The Multi­Media Bible)


카세트에 녹음된 성서가 지금 유포되고 있다. 모두 다 대한성서공회의 「개역」 본문을 녹음한 것이다. 이런 종류의 성서는 독서 능력에 제한을 받는 환자나 맹인이나 또 여러 가지 이유에서 전혀 글을 읽을 수 없는 이들에게 필요한 것이다.


최근에는 「개역」(1961), 「공동번역」(1977), 「표준 새번역」(1993) 등의 본문이 모두 전자 매체인 디스켓에 입력되어 활용되고 있다. 여러 종류의 시디롬(CD-Rom) 성서도 국내에서 유포되고 있다. 인터넷(Internet)에도 우리말 번역 본문이 올라가 있다.

 

/출처ⓒ† : http://cafe.daum.net/cgsb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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