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에 보면 안식일을 거룩히 지키라는 명령은 있지만 주일을 지키라는 명령은 없다.

그런데 왜 성경을 믿는다고 하는 기독교인들은 안식일을 지키지 않고 주일을 지키는 것인가?

이 질문은 주로 안식교 (제칠일 안식일 예수 재림교회) 이단이 기독교에 대해 제기하는 질문이다.

그러나 기독교인들 중에서도 이와 비슷한 의문을 가진 사람들이 꽤 있다.

주일을 지키는 것이 성서적인가?

구약의 안식일이 기독교의 주일이 된 것인가?

아니면 그 둘이 원래 서로 다른 것인가?

또 한 가지 안식교에서 비판하는 내용이 있다.

로마황제 콘스탄틴이 321년에 일요일을 휴일로 제정했는데 이것이 기독교가 하나님 신앙을 배반한 증거라는 것이다. 일요일은 원래 이교도들이 태양을 기념하는 날(Sun-Day)이기 때문에 기독교인들이 그런 이교도의 날을 거룩히 지킨다는 것은 배교행위나 다름없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안식교는 계시록에 언급된 “짐승의 표”가 바로 이 주일을 지키는 “배교행위”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따라서 주일을 지키는 사람들은 짐승의 표를 받은 사람들이기

때문에 당연히 지옥에 갈 사람들이 되는 것이다.

이런 비판에 대해 우리 기독교는 어떻게 대답하는가? 우선 간단히 대답해 줄 수 있는 두번째 것부터 생각해보자. 콘스탄틴이 일요일을 휴일로 제정해서

기독교의 주일예배를 도운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분명히 해둘 것은 콘스탄틴 이전에 벌써 신약시대부터 기독교인들은 주일을 지켜왔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그때는 “일요일”이란 명칭 대신 “안식후 첫날” 혹은 “주의 날”이란 명칭이 사용되었다.
따라서 후대에 붙여진 이름을 가지고 기독교인들이 배교를 했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역사에 대한 무지를 드러내는 것이다. 또 한 가지 약간 유치스런 차원에서 대답을 하자면, 만일 기독교인이 일요일(Sun-Day)을 지키기 때문에 배교자가 된다면 안식교인이 토요일(Saturn-Day)를 지키는 것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말인가? 안식교인들과 유대인들은 농업의 신인 토성(Saturn)을 숭배하고도 배교를 하지 않았다는 말인가?

그 다음 주일을 지키는 것이 성서적이지 못하다는 안식교의 비판에 대해서는 이렇게 대답할 수 있다. 신약성경을 잘 읽어보면 이미 예수님을 따르는 사람들 사이에 주일을 지키는 것이 정착되었고 더 나아가 안식일에 집착하는 것이 오히려 성경의 가르침과 정반대된다고 기록되어 있다.

신약시대에 이미 예수님의 제자들이 “안식후 첫날”에 함께 모여서 예배를 드렸는데, 그들이 안식일이 아닌 주일에 모인 이유는 이 날이 예수님이 부활하신 날이기 때문이다.
역사적으로 볼 때 가장 초기에는 예수님의 제자들이 안식일에 성전제사에 참여하고 그 다음날 자체적으로 말씀과 기도와 친교를 위해 모였고, 그 다음 교회가 형성되어 가면서 점차적으로 주일만 지키게 되었다.

초기 신자들이 주일에 모였다는 예는 성경에 여러 군데서 발견된다. 우선 교회의 시작으로서의 성령강림이 바로 주일에 일어났다.(사도행전 2:1) 그리고 신자들이 교회로 모일 때면 주일에 모였다. “그 주간의 첫날에 우리가 떡을 떼려 하여 모였더니.”(사도행전 20:7) “매주 첫날에 너희 각 사람이 수입에 따라 모아 두어서.”(고린도전서 16:2) 또한 요한은 “주일”이란 단어를 사용함으로써 이미 주일의 개념이 정착된 것을 밝히고 있다. “주일에 내가 성령에 감동되어 내 뒤에서 나는 나팔 소리 같은 큰 음성을 들으니.”(계시록 1:10)

반면에 성경은 안식일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을 따르지 말라고 경고하고 있다. “먹고 마시는 것과 절기나 초하루나 안식일을 이유로 누구든지 너희를 비판하지 못하게 하라. 이것들은 장래 일의 그림자이나 실체는 그리스도의 것이니라.”(골로새서 2:16-17) 여기에 보면 안식일에 매여서는 안 된다고 하는 이유가 분명히 제시되고 있는데, 그 이유는 안식일은 그리스도가 오실 때까지만 역할을 하는 “그림자”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지금은 이미 실체이신 예수님이 오셨으니 당연히 안식일은 폐지되어야 하는 것이 성경의 가르침이 아닌가? 이미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폐지된 안식일을 강요하는 것은 신약성경에 반대되는 행위인 것이다.

언젠가 안식교에서 발행하는 잡지에서 “인자는 안식일의 주인”(마태복음 12:8)이라는 예수님의 말씀을 인용하면서, 예수님은 충실한 안식일의 수호자이고 따라서 주일을 지키려거든 안식일을 주일로 지켜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을 읽은 적이 있다. 그런데 이런 식의 해석은 문맥과는 정반대로 가는 엉뚱한

해석이다.
왜냐하면 예수님이 이 말씀을 하신 이유가 제자들이 안식일에 이삭을 잘라 먹었을 때 유대인들이 이를 비난했기 때문이다. 그들이 안식일을 범했다는 것이다. 예수님이 이 비난을 들으시고 자신은 안식일보다 크시다는 의미로 “나는 안식일의 주인”이라고 말씀하시고, 안식일에 얽매이는 것은 안식일의 원래의 정신, 즉 자비를 원하는 하나님의 뜻에 정반대로 가는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이 말씀을 하시고나서 곧 바로 안식일에 병자들을 고쳐주는 일을 하셨다. 이로 보건대 예수님은 안식일을 지키는 것과는 정반대로, 마치 일부러 안식일을 범하기 위해서 오신 분같이 행동하신 것이다.

사실 신약성경을 아무리 자세히 읽어봐도 안식일을 지키라는 명령은 단 한 군데도 나오지 않는다. 참으로 이상하지 않은가? 안식교에서 주장하는대로 예수님이 충실한 안식일의 수호자라면 적어도 한번쯤은 분명하게 “안식일을 꼭 지켜라, 안 지키면 지옥간다” 이런 말씀을 하셔야 옳지 않은가? 그런데 성경에는 그와 비슷한 구절이 단 한 군데도 없다. 예를 들어 구약의 십계명은 신약에서도 계속 반복되어 강조된다. 그런데 유독 십계명중 안식일에 대한 계명만은 전혀 언급이 없다. 왜 그럴까?

예수님은 안식일을 지속하는데 전혀 관심이 없으셨던 것이다. 또 유대인들이 예수님을 죽이려고 했던 이유가 무엇이었나? 요한복음 5:18절에서 대표적으로 두 가지로 설명한다. 하나는 예수님이 상습적으로 안식일을 범한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스스로를 하나님과 동등한 존재로 말씀하신다는 것이다.

또한 사도들 역시 설교하거나 교회들에게 편지를 쓰면서 안식일을 지키라는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왜 그럴까? 안식일은 구약에 속한 것이지 신약에 속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사실 구약성서를 살펴보아도 이 안식일 제도가 태초부터 계획된 하나님의 영원한 율법이 아닌 것을 발견하게 된다. 즉 안식일 제도는 하나님이 이스라엘

민족을 위해 역사의 어느 한 시점에 주신 제도인 것이다. 그래서 창세기 2장에 보면 하나님이 천지창조를 하실 때 6일동안 만물을 창조를 하시고 7일째 쉬셨다는 내용은 나오지만, 에덴동산에서나 그후의 역사에서 모세의 시대 이전에는 안식일을 지키라는 계명이 어느 누구에게도 주어지지 않았던 것이다.

에녹이나 아브라함이나 요셉이나 할 것없이 모세 이전에는 어느 누구도 안식일을 지켰다는 기록이 없다. (안식일이란 단어가 처음 등장하는 것은 출애굽기 16:23절에서이다.) 그래서 우리는 이렇게 정리하면 된다. 안식일은 분명히 하나님에게서 나온 것이지만 이것은 영원히 지속되어야 할 제도가 아니라 예수님에게서 시작되는 새로운 세계 이전까지만 적용되어야 할 한시적인 제도인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바울은 갈라디아서 4:9-11절에서 안식일제도를 비롯한 구약의 제도들을 “약하고 천박한 초등학문”으로 부르는 것이다. 예수님의 시대,

성령의 시대에는 이제 “고등학문”의 수준으로 올라가야 하는 것이다. “이제는 너희가 하나님을 알 뿐 아니라 더욱이 하나님이 아신 바 되었거늘 어찌하여 다시 약하고 천박한 초등학문으로 돌아가서 다시 그들에게 종 노릇 하려 하느냐? 너희가 날과 달과 절기와 해를 삼가 지키니 내가 너희를 위하여 수고한 것이 헛될까 두려워하노라.” 바울은 여기에서 “날과 달과 절기와 해”에 집작하는 것이 초등학문으로 되돌아가는 것이라고, 즉 고차원적인 자유의 복음에 반대되게 스스로 율법의 굴레로 되돌아가는 것이라고 경고를 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예수님을 믿는 우리는, 아니 적어도 자신을 크리스천이라고 부르는 사람들은 안식일에 집착하는대신 예수님의 부활의 날인 주일을 지키는 것이 마땅한 것이다.

이제 왜 기독교인들은 주일을 지키는가에 대한 이유가 명확해졌다.

그 이유는 안식일은 하나님이 이스라엘 민족을 위해 한시적으로 주신 “그림자” 제도이지만, 주일은 부활을 통해 구약을 완성하신 우리 주 예수님을 예배

하는 날이기 때문이다.

홍삼열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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