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반열(班列)’이란 말

“목사님, 찬송가 중에 ‘천만 성도 함께 나와 반열 찾아 모시네’(합동 91장)란 말이 있는데,

‘반열’이란 말 뜻을 모르겠어요.”​

“권사님, 아직도 [합동 찬송가]를 가지고 계세요?”​

“이건 내가 시집 올 때 혼수로 장만해 온 건데, 불편하지만 난 이게 좋아요.”

“권사님, [통일 찬송가]에는 ‘천만 성도 함께 모여 주의 뒤를 따르네’로 바뀌었어요.

‘반열’이란 말의 뜻은, 옛날 왕조 시대의 품계(品階)나 신분 등급의 차례를 말하는데, ‘반차(班次)’라고도 하지요.

성경에는 ‘반열’이라 번역된 말이 27회, ‘반차’라 번역된 말이 24회나 나옵니다.

그러니까 합동 찬송가의 가사는 ‘천만 성도들이 품계별로 예수님을 모시고 서 있는’ 모습이고,

통일 찬송가 가사는 ‘천만 성도들이 함께 모여 주님 뒤를 따라가는’ 것을 묘사한 것이지요.”

“이 늙은이 생각엔 합동의 가사가 어울릴 것 같애요.

왕 앞에 품계별로 도열해 있는 장면 얼마나 멋져요?

천만 명이 모여 주의 뒤를 따라 가다니 줄줄이 사탕인가?”

“와 하하하하...”

2. 만유(萬有)란 말

“목사님, 하나 더 물어봅시다.

찬송가 ‘예수의 이름 권세여’에는 ‘만유의 주 삼세’란 말이 나오는데,

‘만유’는 무슨 뜻이고, ‘삼세’는 무슨 뜻입니까?”

“역시 합동 찬송가의 가사로군요.

‘만유’란 말은 국어 사전에 보면

‘우주간에 있는 온갖 물 건, 만물, 만상(萬象)’ 등으로 풀이돼 있습니다.

그런데 ‘삼세‘란 말은 저도 모르겠습니다.

찬송가의 전문가이신 원로 목사님이 계시니까 여쭤보겠습니다.

목사님, 가르쳐 주십시오.”

“36장 찬송은 예수님의 대관식(戴冠式)을 하는 ‘대관식 찬송’입니다.

영어 제목도 Coronation으로 되어 있지요.

합동의 가사 ‘삼세’란 말은 ‘금면류관을 드려서 만유의 주로 삼자’는 가사로서 원어 가사대로입니다.

그러나 찬송가를 통일할 때, 어느 조직신학 교수 목사님이,

예수님은 원래부터 만유의 주님이신데 새삼스레 ‘만유의 주로 삼자란 말이 안 된다 하여 지금같이 고친 것입니다.

원문은 이렇습니다.

Bring forth the royal diadem,​

And crown Him Lord of all!

직역을 하면 ‘왕관을 갖다가 씌워드려서 만주의 주로 모시자’란 뜻이 됩니다.

임금임의 즉위식입니다.”​

“만약 목사님이 사역(私譯)을 하신다면 어떻게 고치시겠습니까?”

“글쎄요, ‘만 주의 주 예수님께 면류관 드리자’ 정도가 아닐까요?

왜냐 하면 이 가사는 계시록 19장 16절과 4장 10 절 내용을 노래한 것이거든요.

누구 찾아서 읽어주시겠어요?”

“19장 16절을 읽겠습니다.

‘그 옷과 그 다리에 이름 쓴 것이 있으니 만왕의 왕이요 만주의 주라 하였더라.’”

“4장 10절을 읽겠습니다.

‘이십 사 장로들이 보좌에 앉으신 이 앞에 엎드려,

세세토록 사시는 이에게 경배하고,

자기의 면류관을 보좌 앞에 던지며 가로되...”

“됐습니다.

그러니까 이 찬송은 이 성구대로 금면류관을 받은 24 장로들이 자기들의 면류관을 벗어서 주께 드리며,

예수님의 즉위식, 대관식을 하는 장면을 노래한 것으로서, 세계 모든 나라에서 애창되는 찬송이지요.”

“권사님 덕분에 담임 목사인 제가 오늘 많이 배웠습니다.”

 

3. 찬송하는 소리 있어 사람 기뻐하도다

“목사님, 찬송가에 대해서 또 질문이 있는데요.”​

“아니, 권사님! 누굴 망신 주실려구 그러세요?

전 찬송가에 대해 연구가 없으니, 원로 목사님께 계속하시라고 하지요.”

“원로 목사는 차로 말하면 폐차된 사람이야. [폐목(廢牧)]이지.”​

“아닙니다. 모르는 저희를 끝까지 가르쳐주셔야지요.”

“찬송가에 관한 문제라니 내 사양은 않겠소. 권사님 질문하세요.”

“44장에 ‘찬송하는 소리 있어 사람 기뻐하도다’란 찬송이 있는데,

찬송은 하나님께 드리는 제사요, 입술의 열매인데, 왜 사람이 기뻐한다는지 모르겠어요.”

“정말 어려운 질문을 하시는군요.

이 찬송은 오역 찬송으로 대표적인 찬송인데, 아직 그대로 불리고 있습니다.

이 찬송이 처음 한국에 소개된 것은 1898년에 발행된 [찬셩시] 1장에서입니다.

그 때 가사를 현행 맞춤법으로 보면 이렇습니다.”

​찬송하는 소리 있어 사람 기뻐하도다.​

하늘 아버지의 이름 거룩 거룩하외다.​

천하 사람 같이 하자. 이름 거룩하리로다.

할렐루야, 할렐루야, 할렐루야 아멘

“지금 것과 똑같지요?

그런데 원어 4절 것이 합동 찬송가까지는 이어져 왔는데,

개편부터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나 삭제되었습니다.

 

[찬셩시]의 4절 가사를 보면;

4. 찬송하는 소리 있어 항상 기뻐하도다.​

하늘 아버지의 영광 거룩 거룩하외다.​

모든 사람 찬미하자. 영광 나타내리로다.​

할렐루야, 할렐루야, 할렐루야 아멘

1967년에 [개편 찬송가]에서 원어에 맞게 번역했었는데,

통일 찬송가에는 그 가사가 낯설다고 옛날 가사를 그대로 썼습니다.

스크린을 보십시오.

제가 가진 찬송가가 한?영 찬송가이기 때문에 영어 원문이 보입니다.

1절을 우리 가사와 비교해 보십시오.

Hark! ten thousand harps and voices​

찬송하는 소리 있어

Sound the note of praise above.​

사람 기뻐하도다.

Jesus reigns, and heav'n rejoices,​

하늘 아버지의 이름

Jesus reigns the God of love.​

거룩 거룩하외다.

See, He sits on yonder throne,​

천하 사람 찬양하자

Jesus rules the world alone.​

거룩하신 하나님께

Alleluia, Alleluia, Alleluia Amen!​

할렐루야, 할렐루야, 할렐루야 아멘

“이제 개편의 가사를 읽어드리겠습니다.

거문고와 노랫소리 찬양하네 주님을.​

주가 다스리시오니 기뻐하네 하늘이.​

하늘 보좌 앉으신 주 세상 주관하시도다​

할렐루야, 할렐루야, 할렐루야 아멘.

“목사님,

할렐루야가 영어로는 Alleluia입니까?”

“아, 그건 라틴어 식입니다.

라틴어에는 H 발음이 없기 때문에 알렐루야라고 하며, 카톨릭 용어입니다.”

“제가 가진 찬송가에는 스왈런 작사로 되어 있는데 맞습니까?”

“아닙니다.

어느 찬송가 해설자가 이 찬송은

우리 나라 초기 선교사 스왈론(William Swallaon, 1859-1954, 한국명 蘇安論=蘇安連의 오기)이 아일랜드 목사이며

찬송가 각가인 켈리(Thomas Kelly, 1769-1854)의 찬송가에서 영감을 받아 창작했다고 단언하고 있는데,

영어 가사를 보면 번역이 맞습니다.

너무 원문에서 동떨어졌으니까 그런 추론을 한 것 같습니다.”

 

/출처ⓒ† : http://cafe.daum.net/cgsb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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