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와 삶


 

설교가 삶과 유리되면 신앙 생명력 잃어 삶 속에서 살아있는 하나님과 동행해야

‘매주 예배에 참석하고 설교를 듣는데 삶은 변화가 없다.’

많은 기독교인이 설교와 삶이 연결되지 않아서 고민한다.

교인들은 설교에 기대가 크다.

설교에서 1주일을 살아갈 용기와 힘을 얻기를 기대한다.

설교와 삶이 분리가 되면 신앙에 균열이 생길 수밖에 없다.

한국교회의 다수 교인들이 직면한 문제다.

오늘은 설교와 삶의 괴리가 생기는 이유와 대안을 생각해보려 한다.

설교의 위기

16세기의 종교개혁은 ‘오직 성경’을 기치로 내걸었다.

종교개혁은 성경에 집중했고, 말씀에 집중했다.

종교개혁의 결과로 출현한 개신교도 ‘말씀’에 중심을 둔다.

지금도 개신교는 가톨릭이나 동방정교에 비해 말씀 선포의 비중이 높다.

개신교는 상대적으로 교회 음악이나 미술을 발전시키지 않았다.

예배에서 음악, 미술, 종교적 의례나 형식을 대폭 줄였다.

대신 설교의 비중이 높다.

개신교의 이런 형태는 인간의 감성에 의지하지 않고 오직 말씀에 집중하는 구조다.

 장점이 많다. 무엇보다 성경에 토대를 둔 메시지를 강력하게 전달할 수 있다.

설교에서 신자들의 응답도 강하며 확고한 결단에 이르게 한다.

하지만 설교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면 그만큼 심각해진다.

설교는 말씀 선포다. 이때 ‘말씀’은 인간의 말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을 의미한다.

그렇기에 설교에서 선포되는 말씀의 권위는 목회자에게 있지 않고 하나님에게 있다.

그래서 설교는 거룩하다. 교인들도 설교가 인간의 말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늘날 교회가 겪는 위기의 근본적 원인 중 하나는 설교에서 비롯된다.

설교의 위기는 교회의 위기이고, 교회의 위기는 개신교 전체의 위기다.

설교가 삶과 연결이 되지 않으면 결국 신앙은 생명력을 잃는다.

설교의 위기가 나타난 이유는 다양하지만 가장 심각한 것은 설교가 교인의 삶을 변화시키지 못하는 것이다.

설교가 자신의 삶과 유리될 때 신앙은 생기를 잃는다.

삶과 괴리가 있는 설교는 감동이 없다.

교인들은 감동이 없는 설교를 듣기 위해 교회에 출석해야 한다.

이때 교회 출석은 의무처럼 느껴질 수밖에 없다.

의무감이 앞설 때 일요일은 부담으로 다가오고, 교회 출석도 기쁨이 없다.

이런 현상이 누적되면 교회에 가는 것이 고통이 된다.

한편 목회자도 설교에 고충이 많다.

때로는 설교에 참여할 준비가 안 된 교인을 달래가며 설교를 해야 한다.

목회자와 교인 모두가 함께 노력해야 설교와 삶의 괴리가 극복된다.

설교자와 교인이 시도할 수 있는 대안을 보겠다.

설교 주제의 구성

설교에서 고려해야 할 부분은 많다.

목회자의 신학 수준, 인격, 교양, 역사의식 등이 중요하다.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스스로 가꾸든지 재교육 과정을 거쳐야 한다.

목회자의 자질과 역량의 문제는 남겨두고 여기서는 ‘설교 주제’의 구성만 다루려 한다.

한국교회 설교의 가장 큰 특징은 결신을 강조하는 것이다.

물론 결신 강조는 잘못된 것이 아니다.

다만 결신에 고착된 설교의 문제를 말하는 것이다.

결신의 강조는 대체로 세 가지로 나타난다.

즉 ‘믿으라!’, ‘기도하라!’, ‘하나님께 의지해라!’로 요약할 수 있다.

결신 강조에 치우친 목회자는 성경의 어떤 본문을 가지고 설교를 해도 결국은 이 테두리를 벗어나지 못한다.

교인들의 입장에서 보자.

교인들은 설교를 듣고 ‘결신’을 다짐한다.

다수의 교인은 결신 후 그 믿음대로 살고 싶어 한다.

그런데 삶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삶은 복잡하고 난해하다.

결신만으로는 신앙을 어떻게 자신의 삶에 적용해야 할지 모른다.

결국 교인들은 결신만 강조하는 설교에 지치고, 예배 참석을 꺼리게 된다.

설교와 교인의 삶이 연결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설교 주제의 비율이 계획적이어야 한다.

즉 1년의 설교 중에서 결신, 교리, 교육, 적용 등으로 주제를 배분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결신을 위한 선포 25%, 성경 이해와 교리적 부분 25%, 교육적인 부분 25%, 사회생활과 적용 25% 등으로 구성하는 것이다.

교회의 상황에 따라 비중을 조절할 수 있고, 부족한 부분은 교육이나 프로그램으로 보완할 수 있다.

또 프로그램의 단계를 조절해야 한다.

교회를 처음 나온 신자와 교회생활을 오래 한 신자에 대한 단계적 과정이 필요하다.

신앙과 삶이 연결되면 그 교회는 성장한다.

신앙이 활력을 찾으면 성장할 수밖에 없다.

말씀노트와 훈련일지

교인들도 설교에 임하는 자세를 숙고해야 한다.

설교를 대하는 바람직하지 않은 두 가지 태도가 있다.


첫째는 비판적인 마음으로 설교에 임하는 자세다.

이런 교인은 ‘무슨 설교 하나보자’는 자세로 설교를 듣는다.

이런 자세를 가지면 ‘말씀’이 마음에 들어올 여지가 없다.

설교가 감동이 될 리가 없다.


둘째, 아무 생각 없이 설교를 듣는 자세다.

설교를 듣다가 재미있으면 웃고, 지루하면 졸고, 은혜로우면 ‘아멘’ 한다.

이런 자세로 설교에 임했으니 설교와 삶이 연결될 수가 없다.

설교와 삶의 연결을 위해 교인들에게 두 가지를 권한다.

첫째, 말씀노트다.

자신에게 어떻게 적용할지 메모하면서 설교를 듣는다.

설교를 단순히 요약하는 것이 아니라, 삶과 연결할 부분을 ‘말씀노트’로 작성하는 것이다.

이렇게 적극적으로 설교에 참여해야 한다.

설교는 귀로 듣는 것이 아니라 삶으로 들어야 한다.

둘째, 설교에서 깨닫고 결단한 것을 삶에서 ‘적용’해야 한다.

설교와 삶의 괴리를 줄이는 가장 좋은 방법은 설교를 통해 깨달은 것을 삶에 적용하는 ‘훈련’을 하는 것이다.

 ‘훈련일지’를 작성하면 설교와 삶을 연결하기가 좋다.

훈련일지는 설교를 들으면서 정리한 말씀노트를 자신의 삶에 적용하는 것을 기록하는 것이다.

처음에는 쉽지 않지만 훈련이 쌓일수록 자신의 삶이 신앙적으로 변하는 것을 체험할 수 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설교와 삶의 분리가 극복된다.

삶 속에서 살아있는 하나님과 동행하는 벅찬 감격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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