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생명체 존재 가능성이 있는 ‘또 하나의 지구’를 태양계 바깥에서 발견했다고 23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지구로부터 1400광년 떨어진 이 행성은 지구 지름의 1.6배 크기로 추정됐다.

NASA가 ‘케플러-452b’로 명명한 이 행성은 항성 ‘케플러-452’ 주변을 돌고 있다. 마치 태양 주위를 지구가 1년(365일)에 한 바퀴씩 공전하는 것과 같은 모형이다. 케플러-452b의 공전 주기는 385일로 지구보다 약 5% 더 길며 케플러-452와 케플러-452b 사이 거리 역시 태양과 지구 간 거리보다 5% 길었다. 공전 궤도는 액체 상태의 물이 표면에 존재할 수 있는 ‘거주 가능 구역’ 내에 있다. 이런 조건을 만족하며 지구 크기와 비슷한 외계 행성이 발견된 것은 처음이고, 지금껏 발견된 거주 가능구역 행성 가운데 가장 작다. 항성 케플러-452는 태양보다 10% 더 크고 20% 더 밝으며, 나이는 약 60억년으로 태양보다 15억년 전에 생성된 것으로 계산됐다.

존 그런스펠드 NASA 과학미션국 부국장은 “태양 외 다른 항성들도 행성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 지 20년이 되는 올해 케플러 외계행성 계획(케플러 계획)을 통해 태양계 지구와 가장 닮은 행성을 발견했다”면서 “우리가 지구 2.0을 찾는데 한걸음 더 다가가도록 해주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케플러 망원경 데이터 분석을 담당하는 NASA 에이미스 연구소의 존 젠킨스 연구원은 “케플러-452b는 지구보다 나이가 많고 몸집이 큰 사촌으로 생각할 수 있다”면서 “이 행성 연구가 지구의 진화와 환경을 이해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구와 비슷한 조건에서 항성으로부터 10%가량 더 많은 에너지를 흡수하는 케플러-452b 관측을 통해 태양 에너지가 지금보다 더 강해져 타는 듯 덥고 물이 마르는 미래 지구 환경에 대한 시사점을 얻을 수 있다는 얘기다.

과학적 연구 과제와 별도로 케플러-452b에 생명체가 있거나 있었을 가능성은 인류를 들뜨게 하고 있다. 케플러-452b의 질량과 화학적 조성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지구처럼 암석과 대기가 있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기 때문이다. 젠킨스 연구원은 “케플러-452b는 화산 활동을 하는 지층으로 이뤄지고 지구보다 더 빽빽한 대기로 채워져 있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 행성에 생명이 존재하는데 필요한 물과 같은 성분과 조건이 있다면, 생명이 발생할 상당한 기회가 있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NASA는 2009년부터 6억 달러를 들여 생명체 거주 가능 은하계 행성을 탐사하는 케플러 계획에 착수, 지금까지 4661개 목표 행성 중 1028개를 조사했다. 이 중 12개 행성은 지구의 2배보다 작은 사이즈로 생명체가 거주할 수 있는 행성으로 언급되고 있지만 행성별로 물의 존재와 대기 조성 등은 연구 중이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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