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키아벨리의 군주론

 

목차

Ⅰ. 서론

Ⅱ. 본론

1. '군주론' 집필의 시대적 배경

2. 군주론의 주요 논점

3. 마키아벨리가 파악한 군주의 개념

4. 군주론의 주요 논점

5. 군주에 대한 조언

6. 마키아벨리의 국가 질서

7. 군주론의 오늘날 의미

8. '군주론'의 해석

Ⅲ. 결론

 

Ⅰ. 서론

<군주론>은 마키아벨리가 저술한 근대 정치학 수립에 크게 기여한 저서로 내용은 메디치에 드리는 헌사와 본문26장으로 되어 있으며 국가․군주․군사 등에 대한 역사적 고찰이다.

서론, 본론, 결론의 형식을 가지고 있는데 각 장에서는 군주, 군대, 국민의 관계에 대하여 여러 가지 역사적인 예를 들면서 서술되어진다. 또한 중세의 도덕률이나 종교관에서 벗어난 개인만이 강한 인간이 될 수 있다고 역설하고 있으며, 예리한 시대 감각을 보이고 있다. 분열되어 있는 이탈리아를 구출할 수 있는 강력한 정치가의 출현을 바라는 애국적인 저서이며, 위기의 정치학설인데, 그의 전제 군주 찬미는 후세에 커다란 비판의 바람을 불러 일으켰다.


Ⅱ. 본론

1. '군주론' 집필의 시대적 배경

마키아벨리는 군주론을 통해서 자신의 조국인 이탈리아를 재건할 수 있는 길을 제시하고자 했고, 이는 그 당시 이탈리아가 처한 상황과 무관하지 않은 것이었다. 이탈리아는 로마 제국의 영광을 뒤로 한 채 외부의 끊임없는 침입으로 사회 혼란이 가중되어 있었고, 이탈리아 반도는 통일되지 못하고 여러 도시 국가들로 분열되어 있었다. 즉, 15세기 말 이탈리아의 정치적 상황은 프랑스와 독일이 통일된 국가 형태로 진전되어 가는 것과는 달리 로마 제국이 멸망한 후부터 지속된 국가 분열이 더욱 악화되었던 것이다. 이러한 상황이 마키아벨리로 하여금 사회 안정과 이탈리아 통일의 해결책을 찾도록 했으며, 이러한 맥락에서 집필한 저작이 바로 '군주론'이라 할 수 있다.

 

2. 군주론의 주요 논점

'이탈리아의 통일과 안정은 어떻게 이룰 수 있는가?' 마키아벨리는 이에 대한 답으로 '강력하고 전제적인 군주'를 제시했다. 사회 혼란을 잠재울 수 있는 사람은 군사력과 지도력을 가진 전제 군주라는 것이다. 마키아벨리는 사회 혼란의 해결점을 일인 독재의 강력한 군주에서 찾았고, 이러한 군주에 대한 논의가 바로 '군주론'의 핵심적인 내용이라 할 수 있다.

'이상적 군주'에 대한 마키아벨리의 논의는 크게 세 가지 내용으로 나뉜다.

①군주가 갖추어야 할 외적 요건에 해당하는 내용

②군주의 인물됨에 대한 내용

③군주에게 실질적으로 할 수 있는 조언


3. 마키아벨리가 파악한 군주의 개념

마키아벨리는 이탈리아 구국을 위해선 먼저 국내통일과 외세 구축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러기 위해 강력한 국가가 절대 필요시 되고, 그 실행은 오로지 새로운 폭군적인 전제 군주로만 가능한 것이다. 이 새로운 군주와 그가 영도하는 국가가 어떤 정책으로 이탈리아를 구제할 것인지 이 문제점을 밝혀나간 것이 바로 <군주론>의 내용이며 그 집필 목적이다.

마키아벨리의 염두에 일관된 이념은 조국․영광․힘이며, 이 세 개념은 조국이란 한마디로 집약할 수도 있지만 힘과 영광 없는 조국은 상상할 수 없으므로 이들은 삼위일체의 관계에 있다. 여기서 조국이란 로마의 후광을 업은 이탈리아 전 반도를 뜻하며, 교황이나 황제(신성로마제국의)가 지배하는 한정된 독립과 자유가 아니고 외세로부터 완전 독립하고 자치권이 충분히 행사되는 통일조국을 꿈꾼 것이다.

교통의 발달, 지식의 증대, 세속생활의 긍정, 자유도시와 부력(富力)의 발달, 국민정신의 각성 등으로 널리 깨어난 르네상스 인들은 영적 권위를 상실하고 세속권과 돈에 눈이 먼 교황과 황제를 저버리기 시작한 것이다. 이제 유럽제국은 신국론적 통일체를 벗어나 서서히 국민국가 형성으로 그 대세는 흘러갔으며, 각 국의 주권과 권익을 그 무엇보다도 앞세우게 되었다. 여기에 가장 뒤늦은 것이 바로 이탈리아였으며, 이런 국제 정치의 변화로 마키아벨리는 구국을 위한 방안을 <군주론>에 제시한 것이다.

조국은 그에게 지상에 있어서 유일한 절대적 존재였다. 여기서 그는 중세기적 국가관을 완전히 탈피하여 국가지상주의의 현대적 국가관을 가진 것을 발견하게 된다. 국가는 신의섭리에서가 아니고 그 자체의 존엄성에서 존재하며 그러기에 국가의 법은 절대적이며, 개인은 국가 내에서만 그 존재이유와 목적을 찾을 수 있다. 국가를 떠난 개인은 상상 할 수도 없고, 도덕과 종교도 국가의 법과 일치함으로써만 그 생명이 발휘된다. 단 국가의 법과 명령은 국민 모두가 존경하여 받들어지는 것이므로, 그 근원을 ‘국민의 소리’에 두지 않으면 안 된다고 주장하는 것을 그는 잊지 않았다.

또한 국가는 신의 섭리나 운에 좌우 되는 것은 아니며 국민정신과 자연법이 그 원리이고, 군주는 다만 이 국가를 실현하는 현실적 수단에 불과한 것이다. 그러기에 그가 ‘군주’라고 말한 것은 교황․황제 또는 어느 특정한 인물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고, 앞에서 말한 내용의 국가 관념을 이해하고 거기에 따라 국가를 이끌어 나가는 영도자를 뜻한다. 그가 군주 한 개인과 국가의 운명을 직결시킴으로써 개인의 역량을 최대시한 것은 당시 개인의 능력․활동의 가치를 중요시한 르네상스 풍조를 따른 것이며, 동시에 국가라고 할 만한 조직사회를 갖지 못한 이탈리아의 당시 사정으로서는 불가피한 것이라 하겠다.

그에 의하면 군주는 먼저 냉철한 심사숙고형이어야만 되고 조국의 이상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다른 것은 아무것도 돌보지 않으며, 목적을 향해 지(知)와 용(勇)으로 무자비하게 돌진해야 된다. 조국을 위해서라면 종교도 도덕도 문제시 않는 정․부정을 초월한 위치에 있어야 한다. 그러나 그는 선정을 위해 국민의 마음을 항시 파악하고, 이를 이용 또는 만족시킬 수 있는 총명함을 지녀야 하는데, 그의 사명을 완수하는 데엔 바로 이 정신력과 군병(軍兵)이 절대 필요한 수단인 것이다. 군병 없이 외침을 막을 수는 없다. 그러기에 마키아벨리는 군주 교육 중에 사냥을 제일 먼저 권한 것이다. 이러한 새로운 군주의 행동요강이 바로 <군주론>이다.

 

4. 군주론의 주요 논점

1) 국가의 형태와 군주에 대한 마키아벨리의 주장

군주론의 제1장은 국가의 형태에 대한 짤막한 소개로 되어 있다. 당시까지 인류를 지배했거나, 지배하고 있는 모든 국가는 공화국이거나 군주국인데 군주국은 또 윗대로부터 권력을 물려받은 세습 군주국과 새로운 왕이 나타나 권력을 잡는 새로운 군주국으로 나뉜다.

새로 권력을 잡는 방법은 왕 자신의 힘이거나 다른 왕의 힘을 빌리거나, 그것도 아니면 행운에 의한 것이었다. 신설 군주국과 대비되는 세습 군주국은 이미 어느 정도 자리가 잡혀 있기 때문에 통치하기가 훨씬 쉽다. 왕이 터무니없이 못된 짓을 하지 않는 한, 그 백성들은 큰 저항 없이 왕의 명령에 순종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새로 세워진 군주국은 그 백성들이 쉽고 자연스럽게 복종하려 들지 않게 때문에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된다. 이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왕이 그 이전 왕족의 혈통을 단절시키되, 예전의 법률이나 조세제도를 급격하게 바꾸지 않아야 한다고 마키아벨리는 말하고 있다. 그리고 한 나라의 왕이 다른 나라를 멸망시키고 그 영토를 차지했을 때에는 왕이나 그 밑의 신하들 중의 하나가 그 곳에 가서 사는 것이 가장 안전한 방법이다. 그렇게 하면 어떤 사건이 생겼을 때 빠르게 대응조치를 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키아벨리는 왕의 새로운 영토 획득의 욕망을 아주 자연스럽고 바람직한 것으로 생각한다. 능력 있는 사람의 영토 확장은 인간의 본성에 들어맞는 일이라고 주장한다. 한 번 점령한 영토를 계속 지키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이 세력을 키울 수 있는 길을 철저히 막아야 하고, 그런 여지를 만들어주는 왕은 반드시 망한다.

점령한 영토에 본래 거주하던 사람들은 자신들이 지금까지 살아왔던 방식과 누렸던 자유를 쉽게 잊지 못한다. 특히 옛 관습들은 시간이 지나고 새로운 왕이 은혜를 베풀어도 쉽게 없어지지 않는다. 이런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는 방법은 주민들을 완전히 말살해 버리던가, 그들 속에 함께 살면서 계속 감시하는 것이다.

우선 왕이 자신의 힘만으로 영토를 점령한 경우를 생각하면, 그는 충분한 힘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비교적 쉽게 국가를 유지할 수 있다. 역사 속에서 보면, 확실한 힘을 가진 왕이 나타났을 때는 항상 점령당한 사람들의 저항도 크게 효과를 보지 못했음을 알 수 있다.

다음 경우로는 다른 사람의 힘이나 행운에 의해 왕이 된 사례를 들 수 있다. 이들은 실제로 힘을 가진 사람들이나 행운에 크게 의존할 수밖에 없고, 따라서 계속 자리를 지키고 영토를 다스리는데 많은 어려움을 느낄 수밖에 없다.

특히 자기 아버지의 힘과 권위에 의지하여 새롭게 왕이 된 사람은 다음과 같은 원칙들에 충실해야만 자신의 지위를 유지할 수 있다. 즉, 자신을 지지하는 사람들을 만들고, 백성이 왕을 존경하는 동시에 두려워하게 하며 자신에게 해가 될 가능성이 있는 사람을 없애야 한다. 또 새로운 군대를 만들고 주위의 국가들과 동맹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특히 왕의 권위에 도전할 능력이 있는 교황과의 관계를 잘 이끌어가야 한다.

마지막 경우로는 약하고 잔인한 짓을 하여 왕이 된 사람이다. 이런 경우에 백성들은 새 왕에 대해 두려움을 갖게 되는데, 그 두려움이 일시적인 것으로 머물게 하고 은혜를 느낄 수 있게 해주면, 충분히 효과적으로 다스려갈 수 있다. 그렇지만 이렇게 해서 왕이 될 수 는 있겠지만, 그것은 결코 영광스러운 일은 될 수 없음을 명심해야 한다.

첫째 부분의 마지막인 9장, 10장, 11장은 시민들이 세운 왕의 문제와 종교적 국가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시민들의 뜻에 의해 왕이 된 사람은 언제나 시민들과 좋은 관계를 갖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어떤 좋지 않은 시기에 어려움을 극복할 수 없게 된다. 시민들이 아닌, 귀족들의 뜻에 의해 왕이 된 사람은 당연히 귀족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할 것이다.

가장 바람직한 왕은 충분한 군대를 가지고 있어서 공격해 오는 적에 대해 훌륭히 막아낼 수 있는 능력을 가진 군주라고 할 수 있다. 그렇게 할 수 없는 왕은 최소한 포위된 성안에서 자기 신하들의 용기를 고취시켜서 나라를 방어할 수 있는 능력과 용기를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현실적인 국가 중에서 조금 특이한 국가로는 종교적 관습과 권위에 의해 유지되는 종교적 국가이다. 종교적 국가를 다스리는 왕은 교회의 위대한 권위를 계속 지키고, 자신을 위협하는 세력들 중에서 추기경이 나오지 못하도록 막기만 하면 된다고 마키아벨리는 주장하고 있다.

 

2) 군대의 조직과 유지에 대한 마키아벨리의 주장

둘째 부분에서는 군주가 나라를 다스리는데 꼭 유념해야만 하는 군대의 문제를 자세하게 다루고 있다. 첫 부분에서 마키아벨리는 모든 국가의 가장 중요한 기초는 군대임을 다시 강조한다. 이 군대는 왕의 입장에서 볼 때, 네 종류로 나눌 수 있는데, 자기 자신의 군대와 고용한 군대, 원조를 받은 군대, 그리고 혼합군대이다. 그 중에서 고용한 군대(용병)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용병은 단결심이 없고 충성심도 없기 때문이다. 이탈리아의 멸망 원인도 바로 이 용병에 의존한 데서 비롯된다. 보다 바람직한 왕은 자신의 군대를 가져야만 한다. 다른 나라로부터 온 원병도 마찬가지이다. 원병은 아주 힘들게 싸우고 있을 때는 어느 정도 쓸모가 있지만 믿을 수 없기 때문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

일부는 용병, 일부는 자기나라 군대인 혼합병제를 채택했다. 이런 혼합병제는 완전한 용병제보다는 났지만 자기 군대에 의존하는 것보다는 많은 위험을 감수해야만 한다. 일단 위험이 다가오는 유사시에 믿을 수 있는 방어수단을 갖고 있지 못하면 그 왕은 항상 불안 속에서 살 수 밖에 없다. 그런 불안을 떨칠 수 있는 길은 신하나 시민 또는 식민지 인들로만 구성된 자국 군대를 갖는 길이다.

왕이 절대적으로 의존 할 수 있는 자국 군대는 항상 전쟁에 대비하는 태세를 갖추고 있어야만 한다. 또한 이들이 열심히 훈련 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하고 왕 자신도 사냥을 하면서 몸과 정신을 갈고 닦아야한다. 자기보다 앞에 있었던 위대한 왕들의 업적을 생각하며 좋은 것은 따라해야 한다. 특히 그 위대한 왕들이 평화로운 때 어떻게 군대를 훈련시켰는가를 잘 연구하여 자신도 그렇게 하면 국가가 어려움에 처할 때 쉽게 이겨 낼 수 있게 된다고 마키아벨리는 역설하고 있다.

 

3) 군주의 자질과 능력에 대한 마키아벨리의 주장

셋째 부분에서는 왕이 자기의 신하나 백성들을 어떻게 다스려야 할 것인가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왕이 밑에 있는 사람들을 다스리기 위해서는 우선 관대해야 한다는 막연한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모든 사람에게 관대 하려고 하다보면 무능한 왕이 될 가능성이 높고, 오히려 인색하다는 평판을 듣는 왕이 더 위대한 업적을 남길 수 있음을 역사는 증명 해주고 있다. 그러나 자신의 군대에게 재산이나 약탈한 것들을 나눠줄 때는 왕이 관대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그를 배신할 가능성이 생기기 때문이다. 즉 사적 개인이 가졌을 때 바람직하다고 평가되는 관후함․인자함․신의 등은 군주에게 커다란 해악을 미칠 수 있다고 본다.

둘째, 왕은 백성으로부터 두려움과 사랑을 함께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만약 사랑을 받을 수 없다면 최소한 미움을 받지는 말아야 하는데, 그렇게 되려면 자기의 백성이나 신하의 재산 또는 여자를 탐하지 말아야 한다. 또 어떤 사람을 죽여야만 할 경우에는 반드시 분명한 이유와 적당한 변명이 있어야 한다. 동시에 백성들이 왕에 대해 어느 정도 두려움을 느낄 수 있게 해주어야만 한다.

셋째, 군주가 갖추어야 하는 미덕은 신의를 지키는 일이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나 신의를 지키려 노력했다가는 왕이 큰 곤란에 빠질 수 도 있으므로 상황을 보아가면서 신의를 지켜야 한다. 특히 새 왕은 운명의 흐름과 변화에 따라 적응해야 하는데 이렇게 되기 위해서는 여우의 지혜와 사자의 위엄을 함께 갖추어야 한다.

넷째, 왕은 신하나 백성으로부터 존경받지 못하더라도 경멸 당하지는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왕에 대해 군대는 강한 인상과 능력을 요구하고 백성들은 온화함과 관대로움을 기대한다. 이 양쪽의 요구에 적절하게 대응하여 최소한 경멸받지 않도록 노력해야 하고 특히, 백성들로부터 미움을 받지 않도록 해야한다. 또 역사에 나타났던 많은 왕들이 이 양쪽을 잘 다스려서 성공했다는 사실도 명심해 두어야 할 것이다.

다섯째, 왕은 백성들에게 무기를 줄 때 잘 생각해서 무장시켜야 한다. 특히 새로운 영토를 차지했을 때 그곳 원주민들에게는 무기를 주어서는 안 된다. 완전히 자기편이라고 믿어지는 원주민들에게 무기를 줄 수는 있겠지만, 이때도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 왕은 명성을 얻기 위해서 위대한 사업과 싸움에서의 용맹스러움을 보여주어야 한다. 위대한 사업은 영토를 늘리는 것을 말하고, 전쟁에서 승리하는 것도 그것에 포함된다. 다시 말하면, 영토를 늘리고 지키는 과정에서 용맹을 떨치면 명성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또 왕은 위엄을 유지하기 위해 자신의 왕국 안에 있는 단체들을 잘 장악해야 하고, 외국과도 적절한 동맹을 맺어서 국가를 지켜나가야 한다.

여섯째, 왕이 유의해야 할 부분은 자기 밑의 대신들을 잘 뽑아 쓰는 일이다. 왕은 다른 사람이 행동하거나 말하는 것이 옳은지 그른지를 판단할 능력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일단 왕이 그 판단력을 가지고 선택한 대신에 대해서는 존중해주고 명예와 부를 주어 자신을 계속 따르게 해야 하고, 다른 것들을 욕심 내지 않도록 여건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선택할 때는 그 사람이 자기 중심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사람인지 아닌지에 대해 깊이 고려해야만 한다. 또 주위에 몇몇 지혜 있는 사람들을 두어 바른말을 할 수 있게 하되, 모든 백성과 대신들이 바른 말을 하게 해서는 왕의 위엄이 떨어지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셋째 부분의 마지막 부분인 24장과 25장, 그리고 26장에서는 마키아벨리의 조국인 이탈리아의 왕들에 대해 다루고 있다. 24장에서는 이탈리아의 여러 왕들이 왜 나라를 잃었는지에 대해 살피고 있는데, 나라 잃은 이유로는 운명적인 것도 있지만, 대부분 왕이 무능했기 때문임을 강조한다.

그러면 앞에서 말한 운명적인 것에는 어떻게 대항해야 하는가는 운명은 저항력이 없을 때만 큰 힘을 발휘하며, 제방이나 축대를 잘 쌓아놓으면 넘치는 강물을 막을 수 있는 것처럼 운명도 저항력을 쌓으면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고 마키아벨리는 말한다.

마지막 장인 26장의 제목은 “이탈리아를 야만인들로부터 해방시키기 위한 권고” 인데, 결론은 강한 지도자가 나와서 이탈리아인만으로 구성된 강한 군대를 조직하여 야만인들에게 공격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행방의 길이라는 것이다.

 

5. 군주에 대한 조언

그렇다면, 이러한 군주의 인간됨이 좀더 이상화된 군주의 모습이라면 실제 군주에게 어떠한 현실적인 조언을 할 수 있을 것인가? 마키아벨리는 군주에게 할 수 있는 실질적인 조언들을 제시하기 시작한다. 이는 '경멸과 증오를 피하려면 어떻게 할 것인가.' '군주가 구축하는 요새 및 그 비슷한 것들은 과연 유익한가.', '명성을 얻으려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가.'등의 내용이다.

마키아벨리는 '군주가 자신의 영토를 요새로 방비해야 하는가.'라는 문제를 제기한다. 이에 대해, 미키아벨리는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린다. 만약 군주가 신민들의 증오를 두려워한다면, 군주는 확실히 자신의 요새를 구축해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마저도 궁극적으로 통치자를 인민의 불만으로부터 보호해 줄 수 없다. 군주가 가질 수 있는 최선의 요새는 신민에게 미움을 받지 않는 것이다. 즉, 마키아벨리는 군사력뿐만 아니라, 신민의 신임도 역시 중요시했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신민의 미움과 경멸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마키아벨리는 군주가 미움을 받지 않기 위해서는 반드시 신민의 재산을 강탈하거나 부녀자의 명예를 깍지 말아야 한다고 제안한다. 또한 군주가 변덕이 심하고 경박하며 여성적이고 무기력한데다가 결단력이 없다고 보이면 경멸을 받게 된다고 본다. 이러한 일들을 피해야만 군주는 자신의 지위를 견고하게 유지할 수 있다. 군주가 경멸을 받지 않은 또 다른 방법은 간신을 피하는 방법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마키아벨리는 모든 사람이 군주와 그들이 원하는 모든 것을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다면, 군주는 매우 쉽게 존경을 잃고 경멸의 대상이 된다고 본다. 즉, 군주는 완전한 논쟁의 자유를 허용해서는 안 된다. 군주는 단지 소수의 조언자에게만 귀를 기울이고 자신의 논의하기를 원하는 주제에 관해서만 상의해야 한다. 마키아벨리는 군주의 변덕스럽고, 우유부단한 행동이 군주를 경멸스럽게 만들고 있으므로 소심함의 징표인 중립을 피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6. 마키아벨리의 국가 질서

목적을 위해서는 그것이 아무리 폭력적이고 비인간적이라고 할지라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는 뜻으로 이해되고 있는 마키아벨리의 정치이론에서 목적이 개인의 단순한 사적인 이익을 말한다면 이는 권세와 모략과 중상 등 비도덕적인 방법이 허용된다는 권모술수론을 핵심적으로 보여준다.

그러나 마키아벨리가 말하는 목적은 국가질서이다. 15세기 이탈리아는 다섯의 도시국가로 나뉘어져 동맹과 전쟁, 반목과 갈등을 거듭하는 극도의 혼란상태에 처해 있었다. 이러한 정치적 무질서에 종지부를 찍기 위해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강력한 국가였다.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은 정치의 영역에서 정치적 공동체의 확고부동한 토대, 즉 국가를 구축할 수 있는 정치기술을 서술하고 있는 근대의 고전이다. 우리가 오늘날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국가는 사실 근대의 산물이다. 국가는 사회의 악이라고 할 수 있는 전쟁과 갈등을 극복하고 평화를 정착시킬 수 있는 질서로서 발전된 것이다. 이런 점에서 보면 <군주론>은 사실 최초의 국가론이다.

마키아벨리는 국가를 세울 수 있기 위해서는 우선 시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것은 하늘로부터 땅, 이상으로부터 현실, 이성으로부터 권력으로의 방향 전환을 의미한다. 삶과 현실을 바라보는 개념의 체계를 패러다임이라고 한다면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은 고대와 중세의 이성 중심적 또는 신 중심적 패러다임으로부터 권력 중심적 또는 인간 중심적 패러다임으로 바뀌는 전환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마키아벨리는 국가를 신에 의해 주어진 것으로 보지 않고 인간에 의해 만들어져야 할 것으로 파악한다.

마키아벨리는 이렇게 말한다. “있는 그대로의 삶과 있어야 할 삶 사이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 그러므로 당위적으로 있어야 할 것만을 바라보고 현실에서 일어나는 일을 주시하지 않는 사람은 자신의 실존을 보존하기보다는 오히려 파괴할 것이다.” 우리의 현실을 지배하는 원리가 권력이라는 사실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군주론>은 권력을 획득하고 보존하고 확대하는 방법과 기술을 다룬다는 점에서 권력론이다.


7. 마키아벨리 군주론의 오늘날 의미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은 오늘날 우리에게도 여전히 의미 있는 세 가지 문제를 함축하고 있다. 첫째, 국가와 정치는 ‘인간은 근본적으로 약하다’ 는 전제조건에 기초하고 있다. 항상 선만을 바라는 인간은 선하지 않은 많은 사람들 가운데서 필연적으로 멸망할 수밖에 없는 까닭에 자기보존을 위해서는 도덕법칙에 따라 행위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현실 논리를 받아들여 공동생활을 위해 지켜야할 규칙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둘째, 권력과 국가의 문제는 도덕의 문제를 넘어선다. 정치적 수단은 본래 도덕적 가치와는 상관이 없기 때문에 국가질서를 확립하고자 하는 군주는 가능한 모든 수단을 사용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오늘날 중상모략․살인․전쟁과 같은 비도덕적 수단을 요청하는 목적이 과연 신성하다고 할 수 있는지도 역시 고민해 봐야 한다.

셋째, 군주는 질서를 확립하기 위한 절대적 권력을 가진 지배자이다. 만약 어떤 상태가 질서이며 또 무엇이 정당한가를 결정할 수 있는 사람이 군주라고 한다면, 일반 국민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어떻게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가 우리는 생각해 봐야한다.

정치와 인간의 본성, 정치와 도덕, 정치인과 절대권력에 관한 세 가지 물음을 가지고 읽으면 <군주론>은 인간 자신에 관한 문제를 항상 새롭게 제기하는 고전으로 다가온다.


8. '군주론'의 해석

이렇듯 마키아벨리는 그의 '군주론'에서 이상적인 군주의 상을 제시했다. '군주론'의 가장 근본적인 주장은, 군주는 만약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면 악행을 저지를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마키아벨리는 사회 불안의 해결책을 강력한 카리스마를 가진 통치자에서 찾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을 단지 자기의 권력과 세력을 팽창, 유지하기 위해서 아무것에도 구속받지 말고 도의 정신, 종교심, 논리성을 저버리며, 오로지 목적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정치사상이라고 해석할 수는 없다. 이러한 해석 방식은 흔히 마키아벨리즘이라 불리는 해석방식으로서 마키아벨리의 사상에 대한 단편적인 해석이라 할 수 있다. 왜냐 하면, '군주론'은 15세기 이탈리아의 시대적 상황을 함축하고 있으며 분명 통치자의 정치 행위에 대한 깊은 통찰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Ⅲ. 결론

그는 인간의 본성은 변하지 않는다는 원칙으로부터 역사 순환론을 이끌어 낸 최초의 인물이었으며 인간에 대한 인식을 정치학의 토대로 정립한 최초의 인물이기도 했다. 마키아벨리는 위대한 사상가였고 따라서 위대한 작가 일 수 있었다.

또한, 마키아벨리는 이탈리아의 참상을 이탈리아 자체의 내부분열과 거기에 따른 무력화가 자동적으로 외세 침입을 초래한 데에 있다고 하여, <군주론>에서 피력한 그의 이탈리아 통일에 대한 강한 열망이 그대로 표현되었다.

마키아벨리는 <군주론>에서 이상적인 군주상을 제시했다. 마키아벨리는 사회불안의 해결책을 강력한 카리스마를 가진 통치자에서 찾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을 단지 자기의 권력과 세력을 팽창, 유지하기 위해서 아무 것에도 구속받지 말고 도의 정신, 종교심, 논리성을 져버리며, 오로지 목적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정치사상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왜냐하면 <군주론>은 15세기 이탈리아의 시대적 상황을 함축하고 있으며 분명 통치자의 정치 행위에 대한 깊은 통찰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의 <군주론>이 지니고 있는 솔직하고 가식 없는 정열은 여러 사람의 마음을 움직여 오늘날에 이르렀고, 그의 조국통일의 꿈은 한낱 유토피아가 아니라 실제로 19세기 말에 이르러 그대로 실현되었다.

 

(웹사이트에서 옮겨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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