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성 극지방에서 최대 1조t 얼음 발견

NASA탐사선 메신저호 확인 "물 가진 혜성과 충돌한 증거"

미 항공우주국(NASA)이 제공한 수성 극지방의 표면 사진. 과학자들은 가운데 분화구를 중심으로 얼음이 최대 1조t가량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AP 뉴시스
수성(水星)에 다량의 물이 얼음 형태로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수성 탐사선 '메신저'호 프로젝트의 션 솔로몬 수석 연구원은 29일 "메신저호가 수성의 극 지방에서 1000억~1조t에 이르는 얼음을 발견했다. 이를 워싱턴 DC 정도 면적에 넓게 퍼뜨리면 그 두께가 4km 정도 된다"고 말했다.

메신저호는 2004년 8월 지구를 출발한 뒤 지난해 3월 수성 궤도에 진입했으며, 현재 수성 상공의 중성자 분석을 통해 세밀한 수성 지형도를 만들고 있다.

태양에서 가장 가까운 행성인 수성은 낮시간 적도 부근 온도가 최대 섭씨 427도까지 올라가는 '뜨거운 별'이다. 그러나 극 지방의 분화구에는 태양빛이 연중 단 한 차례도 닿지 않는 지점들이 존재하며 이 지역 온도는 영하 233도에 달한다. 얼음이 발견된 지점도 바로 이곳이다.

과학자들은 1991년 망원경을 통해 이 지역이 환하게 빛난다는 점을 발견하고 얼음이 있을 것으로 추정해왔지만, 실제로 얼음의 존재가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분석 결과 수성 표면의 얼음은 거의 순수한 물로만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수천만 년 전 물을 가진 혜성이나 소행성이 수성과 충돌하면서 그 물이 수성에 옮겨졌고, 그대로 얼어붙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메신저호 프로젝트에서 분화구의 온도를 계산한 데이비드 페이지 캘리포니아대 로스앤젤레스 캠퍼스(UCLA) 지질학과 박사는 "수성의 뜨거운 적도와 얼어붙은 극점 사이 어딘가에 적당한 온도를 유지하는 지역이 있을 수 있으며, 그곳이 바로 우주 식민지 건설에 적합한 장소일 수도 있다. 농담처럼 들리겠지만 절대 터무니없는 이야기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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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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