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갱신은 목회자의 윤리 회복부터"

"한국교회 갱신은 목회자의 윤리 회복부터"

한목협 열린대화 마당 "물질, 성 권력,욕심"에서 벗어나자 

 

 

'개독교', '먹사'. 기독교와 목사를 비난하는 말이다. 반박하고 싶지만, 쉽지 않다. 교회 재정을 횡령한 혐의로 감옥에 갇힌 정삼지 목사, 성 문제로 불명예스럽게 은퇴한 전병욱 목사, 대표회장 금권 선거로 사회적 파문을 일으킨 한기총 등에서 볼 수 있는 한국교회의 현재 모습 때문이다.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한목협·대표회장 전병금)는 한국교회의 갱신을 위해 목회자들의 윤리 회복을 촉구했다.

이를 위해 한목협은 지난 1월 9일 제21차 열린대화마당에서 물질·성·권력에 대한 목회자들의 윤리적 문제점을 분석하고 대안을 모색했다. 대화마당은 서울 강서구 화곡동 강남교회(목사 전병금)에서 열렸고, 목회자 40여 명이 참석했다.

목회자라면 물질·성·권력에 대한 유혹을 거뜬히 이겨내야 하지 않을까?

이상원 교수(총신대 기독교윤리학)는 주제 발제에서 목회자이기 때문에 오히려 물질·성·권력에 대한 유혹을 많이 받고 이를 가지려는 욕구도 강해진다고 했다. 이 교수는 "목사의 자리가 물질·성·권력 등의 유혹을 막아 주는 방패막이 된다고 생각하지만, 현실은 전혀 그렇지 못하다"고 했다.

물질 문제의 해결책, 투명한 재정 사용·물질주의 극복

이상원 교수는 목회자가 교회로부터 적절한 지원만 받고, 재정을 투명하게 사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 교수는 "목회자들은 교인들에게 상실감과 질투를 유발하지 않는 수준의 사례비를 받고, 수억 원에서 수십 억원에 달하는 퇴직금을 챙기는 일 등은 하지 말아야 한다. 또 영수증 처리 등으로 재정 사용 출처를 확실히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유경동 교수(감신대 기독교윤리학)는 '진정한 회개'가 목회자가 물질 윤리를 회복하기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했다.

유 교수에 따르면, 진정한 회개는 물질을 믿는 것에서 하나님을 믿는 것으로 돌이켜서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사는 것이다.

성 문제, 피하는 것이 최우선

이상원 교수는 목회자들은 특히 성 문제를 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목회자가 성 문제에 발을 들여 놓으면 하나님의 계명을 줄줄이 어기게 된다. 이는 목회자의 영성을 상실하게 한다"며, "목회자는 성 문제를 단호하게 끊어야 한다"고 했다.

홍인종 교수(장신대 목회상담학)는 목회자의 성적 타락은 △영적 둔감 △심리적 취약성 △불행한 결혼 생활 △목회자의 자애로운 이미지 때문이라고 했다. 홍 교수는 목회자가 성적 타락을 하지 않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자신은 유혹을 받지 않을 만큼 강하다라는 생각을 버리라"고 충고했다.

목회자의 권력, "타자를 위한 것"

목회자가 권력 욕심을 갖게 되는 원인은 한국교회의 위계질서 때문이라는 의견이 있다.

이상원 교수는 "한국교회는 담임목사들은 제왕적인 존재로 군림하고, 부목사들은 그 밑에서 복종하는 구도가 있다.

여기서 담임목사는 권력을 누리고 싶은 마음이 생기고, 부교역자들은 권력을 가지고 싶은 마음이 생기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목회자의 권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목회자는 △교인을 섬기는 태도 △목사직은 은사라는 인식 △민주적인 교회 운영 등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강병오 교수(서울신대 기독교윤리학)는 목회자가 어떤 존재인지에 대한 성찰과 반성이 목회자의 권력 문제를 해결하는 근본적인 해결 방안이라고 했다.

강 교수는 본회퍼가 예수 그리스도는 '타자를 위한 존재'라고 정의한 것에 빗대어 목회자는 '타자를 위한 존재'라고 했다. 강 교수는 "목회자는 교회만이 아니라 세상을 섬기며 사회적 약자를 위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존재"라고 했다.

패널들의 발제 후 참석자들은 한국교회 갱신과 목회자의 윤리 회복을 위해 기도했다. 참가자들은 목회자가 저지르고 있는 윤리적 문제를 자신의 모습으로 여기며 회개했다. 또 한기총과 예장 합동 교단 소속의 몇몇 교회의 치유와 변화를 위해 기도했다.

한편, 한목협은 이날 계획했던 '한국교회 목회자 윤리 강령'을 공표하지 못했다. 한목협 관계자는 "여러 교단의 의견을 정리하지 못해 목회자 윤리 강령 제정이 늦어지고 있다.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출처: 뉴스앤조이 김태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