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하루 3잔 이상, 오후 4시 이후는 금물

카페인 섭취 많으면 짜증ㆍ두통 유발
4개월 이내 임산부는 유산 위험
불면일 땐 오후 4시 이후 금물

‘카페인’ 하면 커피부터 떠올리는 이가 많다. 일반적으로 매일 섭취하는 카페인의 약 4분의 3을 커피를 통해 얻기 때문이다. 그래서 주말에 유독 힘이 떨어지고 가슴이 두근거리며 이유 없이 심경이 날카로워지는 카페인 의존증을 커피 중독과 동일시하게 된다.

그러나 커피의 카페인 함량은 천차만별이다. 디카페인 커피 한 잔(226㎖)의 카페인 함량은 2㎎인 반면 스타벅스 그란데 커피(453㎖)에는 330㎎이 들어 있다. 커피 대신 다른 음료를 택한다고 해서 카페인과 완전 결별하는 것은 아니다. 홍차(226㎖)엔 47㎎이 들어 있다. 웰빙 음료인 녹차(226㎖)의 카페인 함량도 상당하다(30∼50㎎). 청량음료에도 들었다. 같은 양(340㎖)의 코카콜라(35㎎)보다 다이어트 코크(47㎎)에 카페인이 더 많다는 사실이 흥미를 끈다. 카페인은 또 스포츠음료ㆍ초콜릿ㆍ감기약ㆍ각성제에도 숨어 있다.

전문가들은 건강한 사람이 카페인을 하루 200∼300㎎ 섭취하는 것은 문제가 없다고 말한다. 일반적인 커피믹스나 원두커피로 2∼3잔 정도는 괜찮다는 얘기다. 그러나 하루 500∼600㎎ 이상 섭취하면 불안, 짜증, 수면 장애, 두통, 근육 떨림, 비정상적인 심장 박동 등 이상 증세를 유발한다. 카페인에 남들보다 민감한 사람도 있다. 커피나 차 한 잔만 마셔도 불안ㆍ짜증 증세를 나타내는 사람이다. 이들은 자신이 카페인 민감자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커피와의 절연을 선언할 필요가 있다.

임산부도 카페인 섭취를 줄이는 데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지난달 미국 산부인과학회지에 실린 연구논문에 따르면 임산부가 임신 4개월 이전에 카페인을 하루 200㎎(커피 280㎖, 차 700㎖에 든 카페인 양) 이상 섭취하면 유산 위험이 두 배 높아진다. 연구팀은 “임신 중에 굳이 커피를 마셔야겠다면 하루 한 잔이나 디카페인 커피를 선택하라”고 충고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청도 최근 임산부의 하루 카페인 섭취 기준을 300㎎(커피 3잔)으로 제한했다. 이보다 더 많이 섭취하면 자궁으로 가는 혈류량이 줄어들어 저체중아 출산이나 유산 위험성이 커진다는 이유에서다.

불면으로 고민인 사람도 카페인 대책이 필요하다. 카페인이 각성 효과를 지니기 때문이다. 이런 사람에겐 카페인 섭취량보다 섭취 시간이 더 중요하다. 우리 몸은 카페인을 저장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소변을 통해 체외로 내보내는 데 3∼7시간이 걸린다. 따라서 카페인에 민감한 사람은 오후 4시 이후엔 커피 등 카페인 음료의 섭취를 삼가는 게 바람직하다.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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