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정과·모과차·유자차 있으면… 우리 아이 감기 뚝!
  • '엄마표' 감기 처방 음식들
         기침엔 배즙 콧물엔 생강차 코 막힘엔 박하 잎
  • 김윤덕 기자 sion@chosun.com
  • 입력 : 2008.02.12 22:43 / 수정 : 2008.02.13 02:41
    • 환절기만 되면 감기를 달고 사는 자녀를 둔 부모들에겐 걱정거리가 하나 더 생겼다. 얼마 전 식품의약품안전청이 2세 미만 영유아에 대한 기침약·콧물약 사용을 엄격히 제한하고, 11세 이하 어린이들의 감기약 복용 주의를 당부했기 때문이다. 곧 있으면 봄 감기가 극성을 부릴 텐데 기침하는 아이에게 뭘 먹여야 할지 선뜻 떠오르는 해법이 없으니 근심이 두 배. 그런데 조금만 정성을 기울이면 '엄마표' 감기 처방 음식을 마련할 수 있다. 한의사들은 "아주 심한 경우가 아니라면 차나 음식을 이용한 민간요법을 활용하라"고 귀띔한다.
    • “아~ 새콤달콤한 약이네.”기침에 효험이 있는 오미자차를 마시며 입맛을 다시는 어린이. 촬영협조 목동 규림한의원./정경열 기자 krchung@chosun.com
    • ◆기침엔 배즙…두부된장국이 입맛 돋워

      권선근 일산 청담아이누리한의원 원장은 어린이 감기에 좋은 음식으로 두부와 무, 호박을 권한다. 필수아미노산이 풍부한 단백질 보급원인 두부는 장의 움직임을 활성화하고 소화 흡수를 도와줘 감기로 인해 식욕이 떨어졌거나, 위와 장이 약해진 아이들에게 좋다는 것. 으깬 뒤 간하여 먹이거나 연하게 두부 된장국을 끓여서 먹이면 효과적이다.

      무는 가래와 기침을 삭히는 데 효과가 있는 식품. 무즙만 먹기 힘들어하면 사과주스 1컵에 무즙 2~3큰술을 넣어주자. 호박은 소화 흡수가 잘 되는 당분과 비타민 A와 C가 많으며, 맛이 달고 성질이 따뜻해 중초(中焦:위장을 중심으로 한 몸의 중간 부분)와 기를 보해주는 음식. 가래를 삭히고 기침을 멈추는 효능도 있다. 반찬으로 애호박을 간단히 볶아서 먹여도 좋고, 늙은 호박은 씨를 제거한 뒤 꿀·대추를 넣고 삶아서 먹이면 효험 있다. 배에 꿀을 넣고 쪄서 즙을 낸 배즙이나 잣죽도 기침을 멈추는 데 도움을 준다. 도라지를 끓인 물이나 연근 조림, 시금치 나물, 당근을 살짝 볶은 반찬도 가래를 삭히는 데 좋은 음식이다.

    • 감기에 좋은 한약재들. 왼쪽 아래부터 시계 방향으로 생강, 귤피, 박하, 당귀, 대추, 계피. 가운데는 염증에 좋은 율무다.
    • ◆콧물엔 생강차, 편도선 부으면 현삼차

      간단히 차로 끓여 마시는 방법도 있다. 기침이 잦은 아이에겐 도라지차, 오미자차, 귤피차, 살구씨차를 수시로 마시게 하자. 콧물을 흘리면 몸을 데워주고 땀을 내주는 대추차와 생강차, 계피차, 유자차, 모과차가 좋다. 콧물 양이 많으면 파 3뿌리와 차조기잎 3g에 물 1ℓ를 넣고 달인 차를 하루 3번 먹이면 효과적이다. 두통에는 깨끗한 귤 껍질을 달인 찻물이나 당귀를 가볍게 달인 찻물이 효험. 목이 아플 땐 도라지차, 모과차, 유자차, 박하차나 배즙, 무즙을 갈아 마시면 도움이 된다. 편도선이 심하게 붓는 아이에겐 맛이 좀 써도 현삼차나 금은화차를 하루 100㎖씩 달여 먹이면 효과적. 또, 오한을 해소하고 근육통을 완화시키는 차로는 생강차, 계피차, 감초차가 좋다. 열이 오르면 생강차나 국화(황국)차, 보리차, 결명차를 마시거나 인동덩굴 한 주먹을 달여서 마시면 좋다. 임경숙 목동 규림한의원 원장은 "생강차는 매워서 아이들이 싫어할 수 있으니 연한 농도로 꿀이나 흑설탕을 타서 마시게 하라"고 조언한다. 단, 만 1세 미만의 아이들에게 꿀은 삼가자. 꿀에는 식중독을 일으키는 보툴리누스 균이 서식할 수 있으므로 위장 기능이 아직 성숙되지 않은 갓난아기들에게는 좋지 않다.

    • 코가 자주 막히는 아이는 헝겊 주머니에 박하잎을 넣어 방에 매달아주면 좋다.
    • ◆코 막힌 아이, 박하 잎 비벼 침대에 놓아주세요

      임경숙 원장은 "기침·몸살감기가 낫지 않고 계속될 때는 집에 3가지 음료를 기본적으로 장만해두라"고 당부한다. 첫째가 수정과. 주원료인 계피가 폐를 따뜻하게 하고 기 순환을 촉진시키므로 기침을 잦아들게 한다. 감기 초기로 밥맛 없어 할 때 유자차와 모과차는 필수품. 레몬보다 비타민C가 3배 많은 유자는 소화불량에 구역질이 나고 밥맛이 없을 때 효과적이다. 단, 설사를 동반한 감기나 기관지염에는 유자보다 모과가 좋다. 모과의 신맛은 사과산을 비롯한 유기산인데, 이것이 신진대사를 돕고 근육을 풀어준다.
      박하도 감기에 요긴하게 쓰인다. 임 원장은 "잦은 감기로 코가 막힐 때 박하 잎을 비벼서 아이가 자는 침대 방에 두면 한결 좋아진다"고 말한다. 박하의 멘톨 성분이 코를 확 뚫리게 할 뿐 아니라 해열과 두통을 멎게 도와준다. 아이가 기침을 할 때에도 박하유를 한두 방울 가슴 부근에 발라주면 시원해한다. 자녀가 감기를 자주 앓는다면 베란다 정원이나 화분에 박하를 심어 놓으면 필요할 때마다 요긴하게 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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