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브리어란 무엇인가? 히브리어의 족보와 역사

 

1. 히브리어와 히브리 성서

현재 우리가 보는 구약성서의 언어를 가리켜 ‘성서 히브리어’라고 부른다. 물론 ‘히브리어’(תירבע) 라는 말은 성서엔 없다. 이 말이 처음으로 등장하는 곳은 외경 집회서인 예수 시락서 서문(22)으로, 그리스어화 된 ‘헤브라이스티’ ὲβραιστἰ 라는 말로 나온다. 랍비문헌들 거의 대부분에서는 성전의 언어라는 의미로 “거룩한 언어”(레숀 하꼬데쉬) שׁדקה ןושׁל 라는 말을 쓰고 있다. 히브리어는 가나안의 언어라고 사 19:18에 쓰고 있으며(세파트 케나안 ןענצ תפשׂ), 이를 유대인의 방언(예후디트 תידוהי)이라고 불렀다(왕하 18:26,28; 사 36:11,13; 참고 대하 32:18; 느 13:24).

히브리어를 배우는 목적은 구약성서 원문을 읽고 이해하는데 있다. 히브리어를 배우는 것은 구약성서를 이해하기 위해 학문적으로 주석하는데 있어서 가장 기초적이며 필수적인 것이라 하겠다. 구약성서는 거의 모두가 히브리어로 쓰여 있지만 몇몇 군데 아람어로 되어 있는 곳들이 있다(렘 10,11; 단 2,4b-7,28; 에스라 4,8-6,18; 7,12-26). 현재 구약성서에 보이는 장, 절의 구분은 원래 성서저자들의 것이 아닌 기원후 13세기 칸테베리 대주교였던 스테판 랭톤이 장들을 구분하였고, 절들을 구분한 이는 인쇄공이었던 로버트 에스티네가 1551-53에 만들어 진 것이다. 이를 유대교에서도 받아들였다. 그러나 쿰란의 문서들을 보면 이미 고대 유대교에선 그런 장, 절 구분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모두 제의예식을 위한 것이었지만, 이를 위한 표준이 예전엔 확정되어 있질 않았고, 랍비시대에 와서야 비로소 의미에 따른 단원 구분(Paraschen), 예배때 낭송을 위한 Sedarim이 확정되었다.

 

구약성서라는 말은?

구약(舊約)이라는 말은 고후 3,14에서 바울이 히브리성서에 대해 언급한 '옛 언약' (팔라이아 디아테케)에서 온 것으로, 기독교에선 이를 신약성서와 구분하여 이해한다. 언약, 또는 계약이라는 Testament 는 라틴어 '테스타멘툼'에서 온 것으로 히브리어 '베리트' 와 헬라어 '디아테케'를 가리키는 것으로 하나님과 인간사이의 계약, 또는 언약의 의미를 담고 있다. 그런데 이 구약이라는 말은 기독교와 유대교간의 대화에 있어서 논쟁을 불러 일으켜 왔는데, 이는 그 말이 오래되었다는 어감이 있고, 이는 신약을 통해서 구약의 가치를 논하는 것으로 비추어지기 때문에 최근 구약이라는 말 대신에 히브리성서 또는 첫 번째 계약(Erstes/First Testament)이라는 말이 자주 쓰이고 있다.

 

유대교에선 구약성서를 가리켜 타나크(TaNaK)(ך“נת)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이는 세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는 즉, 제1부 토라(율법) הרות, 제2부 느비임(예언서), םיאיבנ 그리고 제3부 케투빔(성문서) םיבותכ의 히브리어 앞자들을 따서 부르는 것이다. 또는 '미크라' ארקמ 라고도 하는데, 이는 히브리어 '까라' (읽다)에서 온 '쓰여진 토라' 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이는 후대 주석인 구전으로 전승된 '미쉬나' הנשׁמ (히브리어 '솨나'/반복)와의 구별을 위한 것이다. 이렇게 구약의 세 부분이 모두 언급되는 가장 첫 보도는 기원전 125년경의 예수 시락서이다. 히브리성서는 22권 또는 24권으로 되어 있는데(참고 요세푸스, Contra Apionem I,8; 4. Esra 14,22이하), 이는 사무엘 상하, 열왕기상하와 역대기상하 그리고 에스라 느헤미야, 12 소예언서가 모두 각각 한권씩으로 되어 있다는 것이다. 22권일 경우는 사사기와 룻기, 그리고 예레미야서와 애가서가 또한 한 권으로 합쳐진 모양이다. 현재 개신교에선 이를 모두 나누어서 39권으로 갖고 있다.

 

70인역인 '셉투아진타'는 히브리성서에 15권이 더 추가 되었다 (제3에스라, 유딧, 토빗, 1-4마카비서, 오덴, 솔로몬의 지혜, 예수시락, 솔로몬의 시편, 바룩, 예레미야 서신, 수산나, 벨과 용). 이들을 개신교에선 외경으로 부르고 카톨릭에선 제2경전으로 부른다. 또한 위경이라고 하는 에녹, 제4에스라와 시리아 바룩등을 카톨릭에선 외경으로 한다.

히브리성서와 70인역, 불가타 그리고 현재 개신교가 쓰고 있는 구약성서 각 책들의 순서엔 차이가 있다.

토라의 순서가 같고, 예언서 부분에서는 룻기와 역대기서 그리고 다니엘서가 성문서안에 들어가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리고 성문서에서는 그 순서가 지금 개신교가 쓰고 있는 것과 많이 다른 것을 알 수 있다.

현재 개신교가 쓰고 있는 성서와 타나크의 가장 큰 차이라면 예언서가 개신교성서에서는 구약 마지막에 있다는 것이다. 즉 말라기가 마지막이다. 그러나 타나크에서는 성문서 마지막인 역대기서가 마지막이다.

참고로 예언서를 전기와 후기로 나누는 것은 흔히 문서 이전과 문서 이후 예언서라고 부르는 것이며, 이 말은 예언서 각 책이 예언자의 이름으로 되어 있는지 없는지의 차이에서 나온 것이다.

 

토라

느비임

케투빔

창세기

출애굽기

레위기

민수기

신명기

전기

여호수아

사사기

사무엘서(상.하 한 권)

열왕기서(상.하 한 권)

시편

욥기

잠언

메길로트 תוליגמ

(두루마리들/각 절기때 마다 읽음)

1. 룻기(칠칠절/오순절)

2. 아가서(유월절)

후기

이사야

예레미야

에스겔

12소예언서

(순서 동일)

3. 전도서(장막절)

4. 애가(587년 예루살렘멸망기념/아브월 9일)

5. 에스더(부림절)

다니엘

에스라-느헤미야(한 권)

역대기서(상.하 한 권)


 

히브리성서가 현재 모습을 완전히 갖춘 것은 기원후 70년 성전파괴 이후이고 당시 다니엘서, 아가서와 전도서가 정경에 들어오는데 계속 논란이 있었다. 70인역의 순서를 개신교는 받아들였지만, 종교개혁자들은 그 동안 카톨릭이 받아들였던 제2경전들을 빼고 그 이전 히브리성서의 책들만으로 환원하였다. 불가타는 70인역을 그대로 받아들였고, 이는 오늘날까지 카톨릭의 경전으로 유효하다. 현재 우리에게 전해지는 가장 오래된 히브리성서는 1008년 레닌그라드 사본(B19A)로 이를 바탕으로 한 것이 현재 우리가 보고 있는 BHS이다. 특히 4판에선 그 사이에 발견된 이 보다 훨씬 오래된 쿰란자료들에 대한 비평란을 첨가 하였다. 그 외 구약성서연구에서 중요하게 다루는 번역본으론 헬라어 역본인 70인역(LXX)과, 아람어역인 탈굼 그리고 시리아역인 페쉬타, 라틴역 불가타와 사마리아 오경등이 있다.

 

2. 히브리어의 족보

히브리어는 가나안 언어권 안에 들어 있는 셈어에 속한다(참고 창 10:21ff). 셈어라는 이름을 붙이는 것은 1781년 이래 A.L.Schlözer가 창세기 10,21이하에 따라 붙인 것으로 언어에 관련되는 것이지 어떤 민족이나 인종에 따른 것은 아니다.

셈어는 지역적으로 크게 셋으로 나누어진다.

1) 동방계

아카드어: 기원전 2500년전부터 있었던 설형문자로 페르시아시기에는 아람어로 완전히 대체되었다. 이는 두 방언에 따라 바빌론어와 앗시리아어 둘로 구분된다.

2) 북서계

아모릿어: 기원전 2천년전의 것으로 단지 고유 이름들만 나타난다.

우가릿어: 기원전 14-13세기 것으로 시리아 북쪽인 우가릿(현 라스샴라)에서 나온 문서들로 알파벹 설형문자이다. 신화들(바알...), 편지들과 각종 명단들이 포함되어있다.

가나안어: 여기에 속하는 언어권은 페니키아어(기원전 천년경 비블로스, 시돈과 두로 등지에서 나온 비문들), 모압어(기원전 850년경의 메사의 왕의 비문-왕하3,4이하 참고), 암몬어 그리고 히브리어이다.

아람어: 기원전 8세기 이래 점차 팔레스틴으로 밀려들어오기 시작하여 (참고 왕하 18,26) 기원전 5세기 이전엔 이미 고대 근동지역의 상용어가 되었다. 기원전 6세기 페르시아 제국에서는 공용어로 자리 잡았다. 기원전 3세기 경에는 이미 히브리어가 점차 밀려나고 아람어가 쓰여졌다. 고대아람어는 기원전 9세기 이래의 비문들에서 나타난다. 제국아람어로는 기원전 5세기때의 유대인 군사용병지였던 엘레판틴에서 나온 파피루스와 에스라, 다니엘서의 성서아람어가 여기에 속한다. 기원전 1세기부터 두 방언으로 나누어지는데, 하나는 서방아람어로 여기에 속하는 것들은 나바티안어(현 요르단에 있는 페트라를 중심으로 기원전 1세기에서 기원후 3세기 까지), 시리아 사막에 있었던 팔미리안어(기원전 1세기에서 기원후 3세기 까지), 유대 아람어(쿰란, 탈굼, 예루살렘 탈무드등에 나오는 것으로 기원후 5세기까지), 사마리아어(기원후 4세기) 기독 팔레스틴어(기원후 5-8세기) 그리고 신 서방아람어이다. 다른 하나는 동방아람어로 시리아어(기원후 3-13세기), 유대 바벨론어(바벨론 탈무드 기원후 4-6세기)와 신 동방 아람어이다.

3) 남방계

북아랍어, 고대남방아랍어 그리고 고대 에디오피아어가 여기에 속한다.

 

3. 히브리어의 역사

히브리어가 현 이스라엘어(Ibrit)에 이르기까지의 역사를 보면 크게 셋으로 나누어진다.

1) 고대 히브리어

구약성서의 언어로 대략 천년 정도의 수명을 가졌고 오래된 것으로는 기원전 11세기 것인 ‘드보라의 노래’(판관 5장)에서부터 왕조시대(기원전 10-6세기)의 고전 히브리어를 거쳐 포로기와 포로기 이후까지의 언어이다. 이는 점차 아람어의 영향으로 밀려나게 되었다.

2) 후대 히브리어

구약성서의 후기 문서들로 기원전 4-2세기경의 아가, 전도서, 에스더, 다니엘, 에스라, 느헤미야와 역대기서가 이에 속하고, 외경의 책들로 시락서(기원전 2세기)와 쿰란에서 나온 성서외 자료들(기원전 2세기에서 1세기까지), 미쉬나 언어들과 그외 랍비문헌들이다. 여기엔 많은 아람어와 함께 헬라어가 외래어로 포함되어 있다.

3) 현대 히브리어

19세기말 일어난 시온주의의 유대 계몽운동은 성서 히브리어의 문법을 보다 간편하고 사전화 시켰다. 여기서 나온 것이 이스라엘어이고 1948년 이는 이스라엘 국가 공식어가 되어 오늘날까지 사용하고 있다.

 

<자료출처:박경철 히브리어 강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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