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안서 1억년전 공룡 발바닥 피부 화석 발견

입력 2017.12.05. 03:01



지름 50cm.. 보고된 발자국중 최대

[동아일보]

1억 년 전 백악기 당시 한반도 남부에 살았던 용각류 공룡의 발바닥을 재현한 모습.

사이언티픽 리포츠 제공



경남 함안군에서 발바닥 자국이 선명하게 남아 있는 대형 용각류 공룡의 화석이 발견됐다.
용각류 공룡은 목이 길고 몸집이 커다란 초식 공룡을 뜻한다.
        

이 화석은 백인성 부경대 지구환경학과 교수팀이 함안군에서 전기 백악기 퇴적층(함안층)을 조사하던 중 공사 현장에서 수습된 암석에서 발견했다.

백 교수는 4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한반도를 포함해 세계 곳곳에서 공룡 발자국은 수없이 발견됐지만 발바닥 피부 흔적까지 남아 있는 것은 거의 없다”며

“1억 년 전 백악기 당시 한반도의 환경과 공룡 생태계를 살펴볼 수 있는 귀한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번에 발견된 화석은 지금까지 세계 과학계에서 보고된 공룡 발자국 가운데 가장 크고 형태가 선명한 것으로 밝혀졌다.

화석은 지름이 50cm 이상 크기로 발자국 안에는 폭 6∼19mm의 육각형 피부조직이 벌집 같은 무늬를 만들었다.


연구팀은 이 같은 무늬가 생겨난 이유로 공룡들이 지표면과의 마찰력을 높여 펄이나 진흙에서 미끄러지지 않고 걸을 수 있게 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백 교수는 “백악기를 포함한 중생대 후반에 공룡들의 발바닥에 다각상 요철(벌집 모양) 피부조직이 발달한 것은 서식지가 숲에서 호수 등이 있는 평원으로 확장된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백 교수는 이 지역에서 화석이 발견된 것에 대해 “과거 경남지역의 특수한 보존 조건과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약 1억 년 전 경남 일대는 우기와 건기가 교대하는 반건조 지대였다.

그 덕분에 호수와 연못 가장자리에 공룡이 자주 드나드는 환경이 조성됐다는 설명이다.

한국연구재단 이공학 개인기초연구의 지원으로 진행된 백 교수팀의 이번 연구 논문은,

 ‘네이처’ 자매지인 과학저널 ‘사이언티픽 리포츠’에 실렸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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