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신도를 키운 주석성경, 어떻게 바뀌어왔나?


[미션라이프] 주석(해설) 성경은 성경 각 권의 맨 앞이나 본문 밑, 옆에 서론과 내용, 도표, 지도, 일러스트 등을 배치해 독자의 이해를 돕는 성경을 말한다.

그렇다면 주석성경은 언제부터 어떤 흐름에 따라 출시되고 있는 것일까.

1980년대 이후 한국교회에 보편화된 주석성경의 세계를 알아본다.

◇주석성경의 역사


주석성경의 시초는 1965년 출시된 ‘백과 신약전서’로 알려져 있다.

이 책은 관주는 물론 삽화, 연대, 서언 등이 수록돼 있으며, 부록에 사전, 지도, 도표 등을 싣고 있다.

주석성경을 한국교회에 본격적으로 정착시킨 것은 84년 출시 이후 목회자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톰슨관주성경’(기독지혜사)이다.

이 책은 성경 각 권의 서론과 내용개요, 도표, 지도 등을 제시하고 있으며, 다양한 성경주석서를 참조해 한국적 상황에 맞게 재편집됐다.

톰슨관주성경이 불티나게 팔려나가자 성경본문보다 주석이 2배 이상 많은 ‘톰슨Ⅱ 주석성경’이 86년 출시된다.

기독지혜사 전봉준 편집국장은 “당시 톰슨성경은 목회자뿐만 아니라 평신도 지도자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며 1, 2권 모두 50만권 이상 팔려나갔다”면서

“이런 성원에 힘입어 평신도들을 위한 ‘라이프성경’을 내놓았는데 이것도 큰 인기를 누렸다”고 회고했다.

전 국장은 “인기의 비결은 읽기 쉬운 가로쓰기 2단 편집에 단순 번역을 넘어 한국 성도의 정서에 맞게 스터디 바이블로 집필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주석성경의 춘추전국시대


80년대 주석성경의 가능성이 검증되자 90년대부터 ‘오픈성경’ ‘그랜드성경’

‘키성경’ ‘리빙성경’ ‘지저스 문답성경’ ‘디사이플 주석성경’ ‘목자성경’ ‘에이스성경’ 등 다양한 주석성경이 쏟아져 나왔다.

특히 성서원(구 성서교재간행사)이나 아가페출판사 등이 발빠르게 다양한 성경을 내놓을 수 있었던 비결은 주석전집을 출간한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즉 풍부한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었다는 말이다.

출판사들은 주석전집에서 내용을 추출하고 신학자들에게 감수를 받는 방법으로 출판했다.

성서원 김일중 실장은 “97년부터 성경출간 사업에 뛰어들었는데 그것이 가능했던 것은 72년부터

그랜드종합주석이나 옥스퍼드 전집, 성서대백과 같은 30~40권짜리 주석전집을 출간하면서 굉장히 많은

성경자료를 축적하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수진 아가페출판사 편집차장도 “성경전문 출판사로서

다양한 책을 내놓다보니 자료가 자연스럽게 쌓이게 되고 그것이 성경을 만드는 자산이 되고 있다”면서

“다양한 주석과 성경신학사전 등에 근거해 집필하고 성경해석상의 오류를 없애기 위해 신학자들의 감수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인의 눈으로 성경을 해석하다


2000년대 들어 나타난 현상은 순수하게 한국 목회자의 시각으로 주석을 단 성경이 나오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은혜로운 주해성경’(서울말씀사)이나 ‘일년일독 성경통독’(통독원), ‘아바드성경’(초대출판사) 등이 좋은 예다.

은혜로운 주해성경은 조용기 여의도순복음교회 원로목사의 설교와 강의를 중심으로 각 구절에 맞는 설명을

담고 있으며, 통독성경은 기존의 구절 주석 수준을 뛰어넘어 몇 개의 장을 하나로 묶어 그 속에 흐르는 하나님의 세계경영을 제시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아바드성경은 신구약 성경을 넘나들며 유사·비교·반대 말씀을 통해 ‘성경이 성경을 해석하게’ 한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국제신학연구원 원장 임형근 목사는

“다른 성경처럼 외국 주석서를 참조한 게 아니라 대부분 조용기 목사님이 오중복음, 삼중축복, 4차원 영성으로 어떻게 본문을 설교했는지 자료를 모아 주해를 달았다”면서 “신학보다는 신앙에 치중해 있기 때문에 실제 신앙생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병호 성경통독원 원장은 “

성경이 하나의 책이라는 생각 아래 말씀 한 구절을 해석하는 데 치중하지 않고 각 장이나 책별로 신·구약사와 세계사 속에서 하나님의 세계경영과 통치를 파악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고 말했다.

◇독자의 요구에 맞는 미국성경 번역 대


최근 들어선 독자의 요구에 맞는 특화된 주석성경이 출시되고 있다.

이것은 독자를 세분화해 주석성경을 내놓고 있는 미국 출판사의 성경을 가져와 번역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일례로 성서원은 신혼부부를 위한 ‘커플성경’과 일러스트로 각 장의 개요를 담은 ‘좋은성경’을 출시했으며,

두란노는 영성계발이란 관점에서 2006년 ‘레노바레성경’을 내놓았다. 성서원은 릭 워런 목사의 회복사역을

담은 ‘회복성경’을 준비하고 있으며, 아가페출판사는 쉬운성경에 주석을 단 ‘쉬운주석성경’ 출시를 앞두고 있다.

예장출판사도 미국 틴데일 출판사의 ‘적용주석’을 조만간 번역해 출간할 예정이다.

예장출판사 정건수 차장은 “국내 저자가 집필한 주석성경은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단점이 있기에 내용이

충실하고 신학검증도 끝난 미국 성경을 출판사들이 선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민영진 대한성서공회 전 총무는 “다양한 주석성경의 출현은 평신도들에게 성경을 연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줬으며, 목회자들에게도 심도 깊은 성서연구라는

긍정적 효과를 가져왔다”면서 “반면 수준 낮은 번역이나 출처가 불분명한 주석 등은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라고 조언했다.

민 전 총무는 “이제는 성경 독자를 위해 현장의 목회자들이 해설성경을 많이 내놔야 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미션라이프 백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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