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의 존재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단어 가운데 '갈등'이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갈등은 '갈'(칡 갈, 葛)과 '등'(등나무 등, 藤)이 결합된 단어입니다.

 

이 두 나무는 스스로 서지 못하고 반드시 옆에 지지대를 이용하여 위를 향하여 자랍니다.

그렇지 않으면 평생 땅바닥을 기면서 자랄 수 밖에 없는 덩쿨성 식물입니다.

 

그런데 갈등에 왜 이 두 나무의 한자가 들어갈까요?

그 까닭은 두 나무가 넝쿨을 휘감을 때 각각 다른 방향으로 휘감아 오르기 때문입니다.

 

칡은 오른쪽으로 휘감아도는 반면에, 등나무는 왼쪽으로 휘감아 돕니다.

그러나보니 같은 곳에서 만나면 서로 꼬일 수밖에 없게 됩니다.

 

갈등의 사전적 의미는 "개인이나 집단 사이에 목표나 이해관계가 달라 서로 적대시하거나 충돌함. 또는 그런 상태"라고 적고 있습니다.

갈등은 '나'와 '너'의 다름을 의미합니다.

 

사실 이 세상의 모든 사람들의 관계, 집단, 단체 사이에는 갈등이 존재할 수밖에 없습니다.

무갈등은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 상태입니다.

 

갈등의 상대를 종종 "틀림"과 "원수" 등의 의미로 생각하고 행동하지만 그것과는 다른 의미입니다.

다만 나와 너의 다름을 어떻게 해소하는지가 관건이지 그를 적대시하는 태도는 잘못된 태도입니다.

 

가정에서도, 학교에서도, 직장에서도 그 어떤 단체이든지 갈등은 존재합니다.

그러나 그나 틀렸거나 원수는 아닙니다.

 

내가 오른쪽이면 상대는 왼쪽, 내가 왼쪽이면 상대는 오른쪽... 그래서 갈등입니다.

상대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그래서 부부 사이에서도 '화성인', '금성인'이라는 말이 나오게 되었나 봅니다.

 

 

 

권영민 인문성장학연구소대표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