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하서 쫓겨나는 ‘초거대 블랙홀’ 발견

 

'자신의 집인 은하로부터 쫓겨나 홀로 떠도는 초거대 블랙홀이 발견돼 눈길을 끌고 있다'

 
미국 하버드 스미스소니언 우주물리학센터(CfA) 과학자들은 최근 망원경 관측을 통해 지구로부터 약 40억 광년 거리에 있는 천체 CID-42가 자신의 은하로부터 쫓겨나 외톨이가 된 블랙홀이란 심증을 굳혔다고 밝혔다.
 
CfA의 연구진
은 매우 밝은 천체인 이 블랙홀은 다른 블랙홀과 충돌해 합쳐진 뒤 충돌에 따른 중력파에 의해 시속 500만㎞의 속도로 은하 중심부에서 쫓겨난 것으로 추정한다.

연구진은 “우리 태양의 수백만배나 되는 질량을 가진 초거대 블랙홀이 위치
를 이동하는 것도 모자라 이처럼 빠른 속도로 쫓겨날 수도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며 이번 발견이 획기적인 사건임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연구진은 “모든 자료를 종합해 보면 이 블랙홀을 쫓아내는 힘은 아인슈타인이 처음으로 예측
했지만 직접 관측되지 ‘중력파’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중력파란 시공간의 일그러짐이 광속으로 파도처럼 전달되는 현상이다.
 


밝은 X-선을 내는 CID-42는 이미 앞서 미항공우주국(NASA)의 챈드라 우주망원경을 통해 발견된 바 있다. 그러나 당시에는 이 블랙홀이 뭔가 특별하다는 것은 짐작됐지만 그 정황은 파악할 수 없었다.
 
이에 연구진은 정확한 상황 판단을 위해 광원
을 분리하고자 챈드라 망원경의 새로운 X-선 관측자료를 확보했고, 이를 통해 X-선이 하나로부터만 온다는 것을 확인했다.
 
X-선이 하나라는 것은 곧 두 개의 은하가 충돌해 각각의 중심부에 있던 블랙홀들이 한 개의 초거대 블랙홀이 됐으며 충돌 당시 생긴 중력파에 의해 우주 바깥 공간으로 밀려나고 있다고 해석
할 수 있다.
 
연구진은 이러한 설명이 맞다면 광활한 우주공간에 홀로 떠도는 초거대 블랙홀이 훨씬 많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측했다. 연구진은 다만 이런 블랙홀들이 쫓겨난 뒤 주변의
가스를 모두 소비했기 때문에 눈에 보이지 않아 찾아내기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 천문학회 전문지
‘아스트로피지컬 저널’(The Astrophysical Journal) 6월 호에 실릴 예정이다.

mne1989@heraldm.com

2012-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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