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없는 설교가 교회 위기 낳았다


 

한국 교회의 위기는 하나님 말씀이 바르게 선포되지 않는 설교의 위기에서 비롯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또 예배의 위기를 우려하는 학자들의 목소리도 나왔다.

총신대 유응렬 교수는 31일 고려신학대학원 설교실습실 개관기념 세미나에서 “복음의 자리에 사람의 경험이, 하나님의 의도 대신에 설교자 개인의 생각이 중심이 되는 설교가 유행하고 있다”며 “진리의 말씀이 바르게 전달되지 않을 때 기독교는 기형적인 현상을 낳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유 교수는 한국 교회 설교가 특히 세 가지 측면에서 위기라고 분석했다. 우선 성경 본문 대신 사람의 경험과 이야기가 중심이 되면서 교회 강단에서 성경의 복음이 점점 약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일부 영향력 있는 목회자들까지도 감동적인 예화에 집착해 정작 중요한 성경의 메시지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한다. 그는 설교 방식과 관련, 청중이 이해하기 쉽게 이야기식으로 설명하는 것은 효과적인 전달 방법이지만 성경 본문을 벗어나 경험이나 이야기로 설교 대부분을 채우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심지어 예수님 믿는 것을 인간의 문제를 해결하고 행복을 누리는 하나의 방편으로 여기게 하는 설교도 있다”며 “이는 고난없는 행복, 십자가 없는 부활, 희생 없는 은혜를 조장해 자신의 몸의 안녕과 행복을 위해 선택하는 종교 정도로 기독교를 전락시킨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하나님의 의도를 좇지 않고 성경을 설교자 자신의 생각대로 해석하고 전달하는 것을 경계했다. 유 교수는 “많은 설교자들이 성경의 진정한 저자인 하나님의 음성을 듣기보다 자신의 설교 방향을 위해 성경을 잠깐 인용하는데 그친다”며 “설교자는 예수님이 회중 가운데 앉아계신다고 생각하고 설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구성서아카데미 정용섭 원장은 청중의 눈높이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적인 설교가 예배의 거룩함을 훼손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 문화영성위원회 주최로 ‘기독교 문화와 에큐메니컬 영성 토론회’가 31일 서울 연지동 기독교회관에서 열렸다.

이날 김경재 한신대 명예교수는 “현재 일부 교회 예배 분위기가 한국인의 탈선된 풍류적 감성기질과 야합해 집단흥분의 분위기를 조성하는 지경”이라며 “1980년대 이후 전자 음향기기의 무분별한 남용은 예배의 거룩함을 크게 손상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실제 다수 교회는 예배당 전면에 대형 음반기기, 뒤편에는 확성기를 설치해 예배 시간에 활용하고 있다. 화려한 조명과 영상 화면을 사용하는 교회도 많다. 그는 “예배시간은 기독교 신앙의 심장 박동으로 생명이 정화되고 생명으로 재충전되는 거룩한 시간”이라며 “예배의 경건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영상매체를 활용하는 방안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바르게 예배드리기 운동을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신앙적 영성과 현대 문화를 연결하고자 하는 시도는 진지하게 연구·실천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문환 서울대 미학과 교수는 “현대 영성회복 운동이 문명에 대한 전환기적 의식이 없는 데다 물질주의와 상업주의 경향 때문에 도피적이고 몰역사적으로 반복되고 있다”며 “인간의 영성이 총체적이고 전인적 인격체로서 인간의 자기초월적 현상임을 이해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요즘 보수교회에서 성행하는 대중적 복음성가(CCM)의 유용성을 무시할 수 없지만 신앙고백을 단순한 감상주의로 흘러가게 해서는 안된다”며 한국인의 영성에 대한 진지한 탐구를 역설했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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