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 하나님 만족인가? 내 만족인가?                 

 

우리 자신을 가만히 돌아보면, 예배를 통해서 은혜를 받고 말씀을 통해서 은혜를 받고 기도와 찬양을 통해서 은혜를 받고….

그렇게 많은 은혜를 받는데도 불구하고 참 변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은혜 받고 그렇게 눈물을 흘리는데도 그렇게 안 변하는 것도 참 기적이다 싶은 생각이 듭니다.

왜 그럴까요? 무엇보다도 사람의 본성이라는 것이 그렇게 쉽게 변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우리 안에 있는 옛사람의 본성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아담과 하와로부터 내려오는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본성이 옛 본성입니다. 하루아침에 변하기를 기대하는 것 자체가 무리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로 구원을 받는 것은 한순간입니다. 하지만 구원받은 사람을 변화하는 것은 일생의 작업입니다. 이런 점을 충분히 감안하더라도 그렇게 자주 많은 은혜를 받고도 그렇게 변하지 않는 것은 불가사의한 일입니다.

왜 그럴까요? 많은 경우에 문제가 되는 것은 예배를 드리고 은혜를 받기는 하지만 자기만족적인 예배, 자기만족적인 은혜에 머물기 때문이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우리의 예배 생활이나 우리의 은혜 생활을 가만히 살펴보면 하나님 만족이 아니라 자기만족에 빠져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배를 드려도 하나님 만족을 위해 드리는 예배가 아니라 내 만족, 자기만족을 위해 예배를 드립니다. 예배를 드리기는 드리는데 나를 위해 드리는 것입니다. 설교를 들어도 내가 듣고 싶은 설교를 듣고, 은혜를 받아도 내가 받고 싶은 은혜를 받습니다.

하지만 예배는 나를 위해 드리는 것이 아닙니다. 예배는 전적으로 하나님께 하나님을 향하여 하나님을 위하여 드립니다. 예배의 주인은 전적으로 하나님이십니다. 예배를 받으시는 분은 전적으로 홀로 하나님이십니다. 어느 누구도 하나님의 예배를 가로챌 수 없습니다. 어느 누구도 하나님의 예배를 대신 받을 수 없습니다. 어느 누구도 하나님 외에 예배의 주인이 될 수 없습니다.

우리는 예배를 통하여 은혜를 경험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예배는 내가 은혜 받기 위해 드리는 것은 아니다. 내가 은혜 받는 것이 예배드리는 목적이 될 수는 없습니다. 예배의 목적은 하나님의 영광을 선포하고 찬양하며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하고 그 은혜를 경축하는 것입니다. "예배란 예수 그리스도 안에 있는 하나님의 구속 행위를 경축하는 것"(로버트 웨버)이라 했습니다. 그럼에도 많은 성도들이 예배는 내가 은혜 받기 위해 드린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잘못된 접근입니다. 예배는 은혜 받으려고 드리는 것이 아니라 은혜 받은 사람이 드리는 것입니다. 예배는 은혜로 구원받은 사람들이 드리는 거룩한 행위이기 때문입니다.

내가 은혜 받으려고 드리는 예배는 예배의 초점이 하나님이 아니라 사람이 됩니다. 사람에게 초점을 맞추어 예배를 준비하고 사람에게 초점을 맞추어 설교를 준비하고 사람에게 초점을 맞추어 찬양을 준비합니다. 이는 주객이 되어 버린 것입니다. 영적 이기심이란 참 무서운 것입니다. 겉으로는 은혜를 사모하고 겉으로는 내 영이 살아야겠다고 말하고 겉으로는 말씀이 사모하고 받아들이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내 만족, 내 감동, 내 기쁨을 추구하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예배가 이렇게 가다 보니까, 나를 위한 예배, 사람을 위한 예배가 됩니다. 어떻게 하면 교인들이 은혜를 받을까? 어떻게 하면 교인들이 감동을 받을까? 여기에 자꾸 초점을 두게 됩니다. 결국 사람의 비위를 맞추는 예배, 교인들의 욕구를 채워 주는 예배가 됩니다. 이런 예배는 하나님의 역사를 기대할 수는 없습니다. 은혜 받으려고 드리는 예배는 자기만족적인 예배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은혜 받으려고 드리는 예배에서 받는 은혜는 자기만족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결과적으로 인본적인 예배가 되고 내가 예배의 주인이 됩니다. 이는 하나님과 나의 자리가 뒤바뀐 아주 두려운 현상입니다. 우리가 철저하게 걸러 내고 분별해야 할 예배입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예배를 통해 은혜를 경험합니다. 어떻게 예배드리면 하나님이 기뻐하실까? 어떻게 하면 하나님이 받으시는 예배가 될까? 우리가 여기에 초점을 맞추고 하나님을 온전히 예배할 때, 하나님은 우리가 드리는 신령과 진정의 예배를 받으십니다. 하나님은 신령과 진정으로 예배하는 자를 찾으시는 분이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우리가 하나님을 온전히 높이고 찬양하고 하나님의 영광을 선포하고 임재를 찬양할 때, 하나님은 우리 가운데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십니다. 하나님의 임재를 드러내십니다. 이때 우리는 세상 그 어디에서도 무엇을 통해서도 경험할 수 없는 예배의 신비를 경험하게 됩니다. 내가 제물이 되었더니 성령의 불이 임하고, 내가 제물이 되었더니 임재의 영광이 나타나고, 내가 제물이 되었더니 은혜의 빛이 임하더라는 것입니다. 이때 우리는 예배를 통해 은혜를 경험합니다. 주님의 만져 주심을 맛봅니다.

내가 제물이 돼야 합니다. 내 욕심이 제물이 되고 내 만족이 제물이 되고 내 야망이 제물이 되고 내 기쁨조차 제물이 되어야 합니다. 바로 그때, 하나님께서 만족해 하시는 미소를 지으실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영광을 드러내시며 현현하실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임재의 구름으로 우리를 만지실 것입니다. 바로 그때 하나님이 기뻐 받으시는 내가 되고, 바로 그때 주님의 만족이 나의 만족이 될 것입니다.

홍정근 / 강남연동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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